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간주-Choice >

선안남 |2009.05.31 11:11
조회 25 |추천 0

출처 | a maze

 

집으로 향하는 두 대의 버스가 왔다.

텅텅 비어있었다.

나는 늑장 부리다가 두 대를 모두 놓쳤다.

그래도 괜찮다 생각했다. 버스는 또 올꺼니까.

그런데 그건 오산이었다.

한번 놓치고 나니 버스는 잘 오지 않았고 나는 오래 기다려야 했다.

오래 기다린 만큼 후에 도착한 버스 안에는 사람들이 많았다.

불편할 것 같았다. 나는 아직 버스를 탈 준비가 안됬다 싶었다.

버스들을 그냥 또 보냈다.

나는 더 안락한 버스를 원했으므로.

집에까지 북적거리는 버스 안에서 내내 서서가고 싶지가 않았으므로.

너무 불편해서, 이건 아니다 싶어서, 중간에 내려서 다른 버스로 갈아타고 싶지 않았으므로.

버스 안에서 누군가가 일어나는 그 순간을 포착하여 그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촉각을 곤두세워하는 그런 마음 속 신경전은 피곤하므로.

 

그런데 한번 텅빈 안락한 버스들을 보내고, 또 한번 불편한 버스들을 보내고 나니

그렇게 편안하고, 여유롭고, 안락해보이는 버스는 또다시 오지 않았다.

 

더 나은 버스가 오길 기다리며 나는

머뭇거리다 놓쳐버린 사랑과,

고백하지 못한 마음과, 

스쳐버린 기회와 잘못된 선택을 생각했다.

 

혹시 나 지금, 조금은 불편해보여도

지금 오는 이 버스를 타야하는 건 아닌지,

이러다 영영 어떤 버스에도 오르지 못하고,

집에도 못가는 건 아닌지 불안해 하며.

추천수0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