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계를 위한 디자인
2009년 5월 14일 ~ 2010년 2월 4일
쿠퍼 휴잇 국립디자인박물관
www.cooperhewitt.org
www.nature.org/design
올 봄, 국제자연보호협회(The Nature Conservancy)와 쿠퍼 휴잇 국립디자인박물관이 ‘생태계를 위한 디자인(Design for a Living World)’이라는 전시회를 개최한다. 지역 순회 형식으로 이어질 이번 전시회에서는 세계 정상급 디자이너들이 친환경적인 천연 소재를 이용해 만든 오브제들을 선보이게 된다. 전시는 지난 5월 14일, 쿠퍼 휴잇 국립디자인박물관에서 개막하였으며, 내년 2월 4일까지 계속될 예정이다.
국제자연보호협회는 패션, 산업 및 가구 등 여러 분야의 저명한 디자이너들과 함께, 전시를 준비했다. “혁신적인 디자인을 통해 생생한 현지의 스토리를 탐구함으로써, 관람객들을 자연의 세계로 인도하는 것이 이번 전시를 마련한 취지입니다.” 국제자연보호협회의 대표인 마크 터섹(Mark Tercek)의 설명이다. “우리가 사용하는 물건들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길 촉구하는 것이죠. 그 물건들이 어디에서 어떻게 만들어지며, 지구라는 행성과 지역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말입니다.”
이러한 취지 속에서, 디자이너들은 국제자연보호협회의 보호 활동이 전개되고 있는, 여러 지역 현지의 천연 소재에 주목하였다. 해당 지역은 미국을 대표하는 풍경인 아이다호의 광활한 초원부터, 호주 남서부 해안이나 중국 윈난(雲南)성의 삼림 같은 이국적인 곳까지 매우 다양하다. 디자이너들은 (나무, 풀, 양모 같은) 각 지역의 유기농 재료를 아름답고 실용적인 오브제로 변신시키는 작업을 진행하였다. 위기에 처한 지역의 자원을 고갈시키는 것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친환경 소재를 선택함으로써, 자원 경제를 새롭게 재구축하고 자연 보존의 윤리를 증진시키고자 한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마련된 이번 전시는 인간과 지구의 관계, 자연의 재건에 대한 매혹적인 이야기들을 펼쳐 보인다.
이번 전시에는 이브 베하(Yves Behar), 스티븐 버크스(Stephen Burks), 헬라 용에리위스(Hella Jongerius), 마야 린(Maya Lin), 크리스티엔 메인데르츠마(Christien Meindertsma), 아이작 미즈라히(Isaac Mizrahi), 애보트 밀러(Abbott Miller), 테드 뮐링(Ted Muehling), 케이트 스페이드(Kate Spade), 에즈리 타라치(Ezri Tarazi) 등의 디자이너가 참여하였다.
‘생태계를 위한 디자인’ 전시회의 큐레이팅은, 펜타그램의 애보트 밀러와 쿠퍼 휴잇박물관 디자인 부문 큐레이터 엘렌 럽튼(Ellen Lupton)이 공동으로 맡았다. 애보트 밀러는 “이번 전시회는 천연 소재의 가능성 및 유산에 대해 환경보호론자와 디자이너들이 나누는 대화의 장”이라 소개하며, “디자이너들은 친환경 소재를 통해 전지구적인 자연 보존의 증진에 기여함으로써, 소비자들의 윤리 의식을 고양시킬 수 있을 것”이라 설명했다.
특별히 이번 전시 및 전시 카탈로그에서는 유명 사진작가 애미 비탈레(Ami Vitale)의 사진도 함께 선보인다. 다양한 수상 경력에 빛나는 그녀의 사진은 <뉴욕 타임즈>, <뉴스위크>, <내셔널 지오그래픽> 등의 지면을 통해 소개된 바 있다. 또한 전시를 위해 설치된 구조물은 FSC가 인증한 볼리비아산 합판을 이용한 것이다. 쿠퍼 휴잇 박물관이 펴낸 카탈로그는 전시 개막과 함께 발간되었다.
국립자연보호협회
국립자연보호협회는 세계 곳곳을 무대로 활동하는 선도적인 환경운동 조직으로, 자연 및 인간을 위해 생태적으로 중요한 땅과 물을 보호하는 데 힘쓰고 있다. 지금까지 국립자연보호협회와 1백만 이상의 회원들은 7백3십만 헥타아르에 달하는 미국 내 지역을 보호, 관할해 왔으며, 남미와 카리브 해, 아시아, 태평양 등지에서는 도합 약 4천7백만 헥타아르 지역의 보존에 힘을 보태왔다.
ⓒ designflux.co.kr

이브 베하는 코스타리카의 초콜릿 협동농장의 여성들과 함께, 코코아용 패키징과 초콜릿 패티(patty)를 깎는 도구를 개발하였다. 현지의 전통 방식을 응용한 이 디자인은 초콜릿의 감각적인 풍미를 십분 살려, 맛과 모양과 이야기가 어우러진 강렬한 경험을 제공해준다.
Photo: Mackenzie Stroh

유기농 초콜릿 협동농장을 운영하는 코스타리카 현지 원주민 여성들과 디자이너 이브 베하의 만남.
Photo: Serge Beaulieu

코스타리카 현지에서 친환경적 방식으로 거둔 활엽수 목재와 스테인리스를 이용한 이브 베하의 디자인. 초콜릿 패티를 깎는 이 도구는 머그컵 가장자리에 걸쳐 놓을 수 있도록 작은 나뭇가지의 모양을 차용하였다.
Photo: Dan Whipps

유기농 초콜릿 패티를 담는 마대와 초콜릿을 깎는 도구. 패티의 초콜릿을 깎아 뜨거운 우유나 물에 타면, 코스타리카 전통 방식의 초콜릿 음료가 만들어진다.
Photo: Dan Whipps

스티븐 버크스는 호주의 곤드와나 링크(Gondwana Link)를 방문한 후, 일종의 ‘토템’을 디자인하였다. 이 지역의 유명 토착종인 라즈베리 나무로 만든 이 도구는 현지의 니웅가(Noongar) 부족이 사용할 수 있게 만든 것이다. 수출용으로 개발 중인, 유기농 허브와 백단을 이용한 화장품의 제작 및 포장에 쓰이게 된다.
Photo: Mackenzie Stroh

스티븐 버크스가 라즈베리 나무를 깎아 만든 이 오브제는 피부 미용 제품에 사용되는 식물 원료의 간편한 수집 및 가공을 위한 것이다. 화장품을 담는 용기 세트 역시 라즈베리 나무로 제작하였다.
Photo: Dan Whipps

스티븐 버크스가 라즈베리 나무를 깎아 만든 오브제. 피부 미용 제품에 사용되는 식물 원료의 간편한 수집 및 가공을 위한 것이다.
Photo: Dan Whipps

이전에 농장이었던 호주 남서부 한 지역의 경계선을 나타내는 오래된 울타리 기둥. 국제자연보호협회와 그 파트너들은 허허벌판이 돼 버린 620마일의 토종 수림을 다시 되살리기 위해 노력 중이다.
Photo: Ami Vitale

현지의 유칼리 나무로 만든 전통 악기 ‘디저리두(didgeridoo)’를 들고 있는 나웅가 원주민 남성
Photo: Ami Vitale

네덜란드 디자이너 헬라 용에리위스는 멕시코 남동부의 유카탄(Yucatan) 반도를 방문, 치클(chicle) 유액을 채취하는 현지의 전통 방식을 지켜 보았다. 그녀는 껌의 원료로 쓰이는 치클의 또 다른 가능성을 탐구한 끝에, 20점 이상의 아름다운 자기 그릇을 탄생시켰다.
Photo: Ami Vitale

치클은 걸쭉한 메이플 시럽처럼 될 때까지 약 섭씨 115도의 고온에서 녹인 다음, 큰 통에 담아 껌 판매상에게 팔려 나간다.
Photo: Ami Vitale

70센티미터가 넘는 이 자기는 용에리위스의 역대 작품 중 가장 키가 큰 작품이다. 폴리우레탄 고무와 세라믹, 포르셀린으로 만든 작품으로, 세 부분을 한데 연결하고 장식하는 데 치클 유액을 이용하였다.
Photo: Roel Van Tour

나무에 홈을 내 치클 유액을 채취하는 모습
Photo: Ami Vitale

건축가이자 아티스트이며 가구 디자이너로도 활동 중인 마야 린. 그녀는 산림관리협의회 FSC가 인증한 목재를 이용해, 나무 본연의 아름다움이 살아 있는 매력적인 가구를 제작하였다. 테이블 위에 놓인 다양한 유형의 목재는 FSC 인증을 획득한 것으로, 메인 주 북부에 위치한 국제자연보호협회 소유의 경작지에서 거둔 것이다.
Photo: Mackenzie Stroh

마야 린이 디자인한 벤치. FSC가 인증한 국제자연보호협회 소유의 경작지에 나온 목재로 제작하였다.
Photo: Dan Whipps

메인 주 북부 국제자연보호협회 소유의 경작지에서 동절기 동안 친환경 방식으로 수확되는 붉은 가문비나무.
Photo: Ami Vitale

크리스티엔 메인데르츠마는 아이다호의 유기농 목축장에서 생산된 양모를 이용해 커다란 니트형 깔개를 탄생시켰다. 이 바닥 깔개를 구성하고 있는 작은 편물 하나하나는 각각 양 한 마리에서 나온 1.5킬로그램의 양모로 짠 것이다.
Photo: Roel Van Tour

크리스티엔 메인데르츠마의 이 바닥 깔개는 각각 30 X 27½ 인치 크기의 편물 11개로 이루어져 있다.
Photo: Roel Van Tour

라바 레이크 목축장(Lava Lake Ranch)의 양떼. 여름 동안 방목하게 될 산 위의 목초지를 향해, 아이다호의 헤일리(Hailey)라는 마을을 통과하는 중이다.
Photo: Ami Vitale

애보트 밀러는 FSC가 인증한 볼리비아산 합판을 이용, 멋진 의자를 디자인하였다. 납작하게 분리된 상태로 배송되어, 나무 망치를 이용해 조립할 수 있는 의자이다. 볼리비아산 목재의 아름다움이 돋보이는 디자인일 뿐 아니라, 합판 한 장으로 의자 세 점을 제작해 쓰레기의 양을 최소화하였다.
Photo: Mackenzie Stroh

FSC가 인증한 볼리비아산 합판을 이용해 애보트 밀러가 디자인한 의자. 납작하게 분리된 상태로 배송되어, 나무 망치를 이용해 조립할 수 있다.
Photo: Jay Zukerkorn

볼리비아산 목재의 아름다움이 돋보이는 의자 디자인. 합판 한 장으로 의자 세 점을 제작해 쓰레기의 양을 최소화하였다.
Photo: Jay Zukerkorn

FSC가 인증한 볼리비아산 통나무 목재를 도르래로 옮기고 있다.
Photo: Ami Vitale

패션 디자이너 아이작 미즈라히는 연어 가공 공정에서 버려지곤 하는 알래스카산 연어 껍질을 멋진 옷으로 탈바꿈시켰다. 재료의 특색을 살려, 물고기 비늘 모양을 디자인에 적극 응용하였다.
Photo: Mackenzie Stroh

아이작 미즈라히가 연어 껍질을 이용해 만든 드레스와 재킷과 구두.
Photo: Mackenzie Stroh

알래스카 남서부에서 연어를 잡고 있는 어부의 모습.
Photo: Ami Vitale

알래스카 남서부의 일리암나호(Iliamna Lake)는 자갈 바닥층의 꼬불꼬불한 강줄기와 이어져 있어, 북미 연어의 최적의 산란지로 꼽힌다.
Photo: Ami Vitale

뉴욕에서 활동하는 보석 디자이너, 테드 뮐링이 테드 뮐링이 미크로네시아 폰페이(Pohnpei) 섬의 한 오두막에서, 상아 야자 열매를 살펴보고 있다. 그는 미크로네시아의 식물 상아(vegetable ivory)와 바다에서 채취한 흑진주를 이용해, 천연 소재의 아름다움이 그대로 살아 있는 팔찌와 목걸이 등의 장신구를 탄생시켰다.
Photo: Ami Vitale

테드 뮐링이 만든 하와이식 목걸이 ‘레이(lei)’. 검정색 명주 끈에 상아 야자 열매로 만든 꽃 장식을 꿰어 제작하였다.
Photo: Dan Whipps

폰페이 바다 속의 잠수부. 미크로네시아의 이 섬 주위에는 산호초와 화산암, 맹그로브 습지가 감싸고 있다.
Photo: Ami Vitale

케이트 스페이드는 뉴욕의 디자이너 폴리나 레이에스(Paulina Reyes)는 볼리비아 현지의 수공업자들과 함께, 친환경 목재와 면직물, 지피자파(jipijapa) 등을 이용한 핸드백 시리즈를 선보였다. 지피자파는 야자수 잎으로 만든 섬유이다. 사진은 FSC가 인증한 볼리비아산 목재를 손으로 깎아 만든 장식으로, 면직물로 만든 핸드백의 장식물로 사용되었다.

FSC가 인증한 볼리비아산 목재

케이트 스페이드 뉴욕이 별도의 염색 공정 없이, 지피자파 섬유로 만든 핸드백. 손잡이는 FSC가 인증한 볼리비아산 자단 목재 ‘모라도(morado)’로 만들었다.
Photo: Dan Whipps

헐겁게 짠 면직물로 만든 케이트 스페이드 뉴욕의 핸드백. 손잡이 부분은 FSC가 인증한 볼리비아산 자단 목재 ‘모라도’로 제작하였다.
Photo: Dan Whipps

볼리비아의 원주민 지역 구아라요(Guarayo)의 강둑에 정박해 있는 배의 모습.
Photo: Ami Vitale

이스라엘의 산업 및 가구 디자이너인 에즈리 타라치가 중국산 대나무를 이용한 디자인을 구상하고 있다. 그는 중국 윈난성의 잘 자란 대나무를 이용해, 다양한 기능의 컴포넌트를 탄생시켰다. 실내의 대나무숲을 연상시키는 이 오브제들은 TV부터 조명기구까지 다양한 물건을 고정시켜 놓는 버팀목이라 할 수 있다.
Photo: Mackenzie Stroh

대나무 링을 금속제 뼈대에 입혀 만든 의자. 막대에 걸어 놓은 방식이라, 대나무 링이 자유롭게 돌아가기도 한다.

토템을 연상시키는 에즈리 타라치의 이 대나무 오브제들은 중국의 조밀한 대나무숲 풍경을 실내로 옮겨온 느낌이다. TV부터 조명기구까지 다양한 물건을 고정시켜 놓을 수 있는 집 속의 숲이다.
Photo: Udi Dagan

중국 윈난성의 양쯔강, 이라와디 강, 살윈 강, 메콩 강은 전 세계 인구 약 10명 중 한 명에게 식량과 물, 교통 및 교역 수단을 제공하고 있는 귀중한 자원이다.
Photo: Ami Vitale

한때 사냥을 업으로 삼았던 현지 주민 장찌밍은 현재 국제자연보호협회와 함께 손을 잡고, 멸종 위기에 처한 중국 라오준 산 황금원숭이의 추적 및 조사 작업에 힘을 보태고 있다.
Photo: Ami Vita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