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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의 노제가 열린 서울광장 "노인에게 욕설"

오소정 |2009.06.01 08:16
조회 78 |추천 1

29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노제가 열린 서울광장.. 한 노인이 아들손주뻘 되는 젊은이들에 둘러싸여 봉변을 당하는 장면이 프리존TV에 의해 촬영되었다.. “나이 먹었으면 나이 값을 해! 선거하지 말라고! 당신들 선거하지 마! 박정희 ㅆㅣ발놈 ㄱㅐㅅㅐ끼! 박근혜를 존중하냐? 인간아!” 머리를 노랗게 물들인 젊은이가 온순하게 생긴 노인에게 고함을 지른다..


노인이 이야기를 한 모양이다.. 그러자 노인을 밀쳐대고 머리를 툭툭 치며 노랑머리의 욕설은 이어진다.. “너 ㅅㅐ끼야! 너 머리에 뭐가 들은 거야! 머리에 뭐가 들었냐고! 한심한 인간아!” 노인은 뭔가 해명을 하려고 안간힘을 쓰지만 노랑머리와 주변 사람들의 고함에 말문이 막힌다.. “나이를 따질 것 없어! 이 나라를 망가뜨린 게 바로 당신네들이야!”


주변을 에워싼 사람들은 노인을 밀치고 머리를 때리며 소란이 일어난다.. 그 와중에 다른 편에 있던 젊은이가 노인에게 고함을 지른다.. “나이 덕 본 줄 알아 ㄱㅐㅅㅐ끼야! 나이만 젊었으면 ㅆㅣ발놈 죽었어! ㄱㅐㅅㅐ끼야!” 뒤이어 주변 사람들이 고함을 지르고 밀치며 노인을 쫓아낸다.. 동영상을 보는 내내 내 머리는 둔기로 얻어 맞은 듯한 충격에 휩싸였다..


모시고 사는 아버지께서 방에서 나오시며 마침 내게 노제 이야기를 하신다.. 나는 아버지께 그 동영상을 보여드렸다.. 아버지도 말문이 막히시는지 한참 동안 말이 없으셨다.. “저 노인네가 왜 저기 혼자 들어가서 저 봉변을 당하나..” 중얼거리듯 한 말씀 하시고 혀를 차시며 담배를 한 개피 챙겨 베란다로 나가신다.. 그 마음이 어떠신지 짐작이 갔다..


일제시대 조국도 없는 국민으로 태어나 남의 나라 교육을 받으며 자라셨다.. 해방이 되고 인공 치하에서 고생도 하시고, 6.25의 비극을 겪으셨다.. 전쟁의 폐허 속에서 피죽도 못 먹으며 살려고 발버둥을 치셨고, 자식들 교육을 위해 허리띠 졸ㄹㅏ매며 짐승처럼 일하셨다.. 이제 살만한 세상이 되었나 싶더니 자식같은 애들에게 나라 망쳤단 욕을 듣는다..


나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자살소식을 듣고 안타까워했다.. 정치적 호불호를 떠나 인간적 연민을 느꼈고 마음 깊이 애도를 했다.. 이미 죽은 사람을 비난하는 일부 보수의 목소리에는 “왜 저렇게까지 심한 증오에 휩싸여 있을까” 하는 반감도 들었다.. 도대체 정치가 뭐길래 인간 밑바닥의 가장 기본적인 부분마저도 부정이 되는가 안타까워도 했다..


그런데 이 동영상을 보니 일부 보수의 모습은 약과였다.. 민주주의를 부정하고 인륜을 저버리면서까지 그들이 추종하는 신념은 도대체 무엇인가.. 민주주의는 다양성을 인정하는 것이다.. 자신과 의견이 다르다고 해서 선거를 하지 말라고 윽박지르는 것은 반민주적이고 전체주의적인 폭거일 뿐이다.. 민주주의를 내세운 그들의 그런 행위는 넌센스다..


민주주의와 전체주의의 차이는 무엇일까? 다수의 의견에 의해 사회담론이 결정된다는 점엔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그 둘을 대척 점에 서게 하는 차이는 존재한다.. 소수의 의견에 대한 입장이다.. 민주주의는 소수의 의견을 존중하고 경청한다.. 그러나 전체주의는 소수의 의견을 압살하고 탄압한다.. 노인에 대한 그들의 행위는 전체주의적 폭거였다..


결국 그들이 아버지뻘 되는 노인에게 쌍욕을 하고 손찌검을 하면서까지 추종하는 민주주의는 결코 민주주의가 아니었다.. 오히려 마우쩌뚱의 홍위병, 히틀러의 유겐트에 가까운 작태였다.. 그건 그냥 증오일 뿐이다.. 민주주의가 뭔지도 모르는 무식한 자들이 잘못된 민주주의를 열성적으로 추종하며 벌어지는 코메디가 그 동영상 속에 녹아있다..


“자유에 대한 진정한 적은 선량하지만 무식한 열성분자들이다” 미국의 대법관 루이스 브랜다이스가 그의 판결문을 빌어 한 말이다.. 어설픈 정의감에 취한 노랑머리와 그 일당들.. 그들의 그런 폭거야말로 이 사회를 반민주의 덫에 빠뜨리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에 의미를 훼손하고 변색시키는 몰염치한 작태일 뿐이다.. 정신 차리기 바란다..


있을 때 잘 하라는 말이 있다.. 예전에 나는 한 언론사에서 주최한 토론회에서 오마이 뉴스의 유창선 논설위원과 토론을 한 적이 있었다.. 그 자리에서 그는 노무현 정권의 실패는 노무현의 개인의 실패이지 진보진영의 실패가 아니라고 했다.. 비리가 밝혀졌을 때도 민주당이나 진보언론이나 노무현을 비난하며 도마뱀 꼬리 자르기에 열중했다..


적에게 맞는 것보다 동지에게 맞는 것이 더 아프다.. 앞으로 꼽히는 칼보다 등 뒤에서 꼽히는 칼이 더 슬프다.. 노무현의 자살엔 그들의 책임도 분명 존재할 것이다.. 그랬던 그들이 이제 와서 노무현 추종자로 변모하며 시위를 독려하는 모습은 역겹기 그지없다.. 그렇게 좋아했다면 살아생전 잘 하지 그랬는가! 진정 추모를 위해 그러는 것인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정략적으로 이용하려는 자들이 준동하고 있다.. 불법집회를 준비하고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그들은 그런 행위로 일정부분 이득을 취할 수 있을 지는 모르겠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진심으로 안타까워하고 가슴 아파했던 수많은 사람들을 등 돌리게 만들 것이다.. 그것은 노무현을 또 한번 모멸하는 행위다..


동상이몽 속에서 추모를 명분으로 불법집회를 준비하고 독려하는 자들은 정신 차려야 할 것이다.. 당신들의 모습은 아래 동영상의 노랑머리와 그 일당들보다도 더 패륜적이니까..


시대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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