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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6월 3일자 조선일보와 경향신문 사설칼럼. 노전대통령의 수사에 관한 두가지 견해.

김한솔 |2009.06.03 13:46
조회 72 |추천 0


조선일보 6월 3일자

[태평로] 누가 '정치적 타살'을 주장하는가

박정훈 사회정책부장

 

장례식이 끝나자 '출정식(出征式)'이 시작됐다. 온 국민의 비통한 추도 행렬이 퇴장하자, 정치·이념 진영이 나와 투쟁의 깃발을 올렸다. 정치권·노동계·시민운동권·언론 등에 포진한 이들 그룹은 국민적 추모 에너지에 올라타 반(反)정부 투쟁과 개혁입법 무력화를 시도하려 한다.

 

흥미로운 것은 이들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극적 죽음을 '정치적 타살'로 규정하는 데서 투쟁의 실마리를 찾고 있다는 점이다. 검찰이 표적 수사하고, 메이저 신문들이 과장 보도해 전직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았다는 것이다.

 

이들의 주장이 옳은지 그른지는 물론 각자가 판단할 몫이다. 다만 우리가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것이 하나 있다. 기세등등하게 '정치적 타살론(論)'을 펴는 그룹 중 그럴 자격조차 없는 사람이 많다는 사실이다. 이들이 과거 어떤 입장을 취했고 어떤 말을 했는지를 우리는 알고 있기 때문이다.

 

"성역 없는 수사를 통해 노 전 대통령이 받은 돈이 채권·채무 관계인지 (중략) 객관적으로 밝혀져야 한다."

 

이것은 민주당의 최고위원이 두달 전쯤 공식회의에서 한 발언이다. 지금 민주당은 '노무현 정신의 계승자'임을 자처하지만, 노 전 대통령이 서거하기 전까진 사정이 달랐다. 혹시라도 파편이 튀어 올까 봐 조심하며 노 전 대통령과의 선 긋기에 여념이 없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박연차 게이트'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는 것은 여·야나 보수·진보를 가리지 않았다. 민주노동당은 "노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는 불가피해졌다"(대변인 논평)고 했고, "이명박 정부가 전직 대통령을 서거에 이르게 했다"고 주장하며 장외로 뛰쳐나온 민주노총은 "노 전 대통령의 수뢰 사실은 참으로 수치스러운 일"(4월 7일 성명)이라고 개탄했었다.

 

이른바 '진보 매체'들은 어땠을까. 이들 역시 노 전 대통령이 "국민 가슴에 못을 박았다"(한겨레신문·4월 8일)고 통탄하고, "날개 꺾인 도덕성"(MBC·4월 7일)을 분노했으며, "박연차 50억, 한 점 의혹 없게 파헤쳐라"(경향신문·4월 1일)고 촉구했다. 그랬던 사람들이 이제 와서 '정치적 타살' 운운하니 어색하기만 하다.

 

이들이 '타살론'을 주장하는 또 하나의 논거가 피의(被疑) 사실 공표다. 검찰과 메이저 신문이 입증되지 않은 노 전 대통령의 혐의 사실을 알렸다는 것인데, 사실 원칙적으론 옳은 말이다. 법원에서 확정되기 전까지 피의 사실은 공표되지 않는 게 맞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회적 파장이 큰 사건이라면 당연히 예외다. 클린턴의 '지퍼 게이트', 오자와(일본 민주당 전 대표)의 정치자금 스캔들 때 미국·일본의 어느 언론이 침묵하고 있었던가. 정도 차가 있을진 몰라도, '박연차 게이트'의 각종 의혹을 보도한 것은 '진보 매체' 역시 마찬가지다.

 

피의 사실 공표 문제라면 도리어 이들이 할 말 없을 법하다. 멀게는 2002년 병풍(兵風), 가깝게는 2007년 BBK 파동 때 아니면 말고 식의 의혹을 유포한 사람이 누구인가. 또한 지난해 미국 쇠고기 파동 때 얼토당토않은 주장으로 여중생에서 주부까지 온 국민의 불안감을 부추긴 이가 누구인가.

 

그때 근거 없는 폭로전에 나섰던 정당·노동단체·시민운동가·언론은 지금 노 전 대통령의 '정치적 타살'을 주장하는 그룹과 정확하게 일치한다. 똑같은 사람, 똑같은 단체가 이슈만 바꿔가며 검증되지 않은 허위사실을 유포해왔던 셈이다.

 

이들은 지금 검찰이 박연차의 '입'에만 의존해 노 전 대통령의 혐의를 퍼뜨렸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들이야말로 2년 전엔 김경준, 7년 전엔 김대업의 입에만 의존했고, 희대의 사기꾼들에 놀아난 셈이 됐다. 그렇지만 이들 중 어느 누구도 병풍이나 BBK나 쇠고기 문제에서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했다는 얘기는 들어보지 못했다.

 

자기 잘못은 시치미 떼고 "누가 노 전 대통령을 죽였나"라고 외치는 이들에겐 '표변(豹變)'이란 말이 딱 어울린다. 물론 국민은 안다. 국민들이 애통해하는 것은 전직 대통령의 비극적 죽음이지, 표변하는 사람들의 투쟁 논리가 아니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9/06/01/2009060102087.html

 

 

 

 

경향신문 6월 3일자 사설

[사설]검찰은 변명 말고 자기 반성부터 해야

 

검찰이 어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와 관련해 첫 공식 반응을 내놓았다. 검찰의 수사는 당위성과 정당성을 가지고 있으며, 수사 배경과 경과 등에 대한 사실관계의 오인이 있다고 해명했다. 요컨대 수사는 정당했고 검찰 안팎에서 사실관계를 잘못 이해해 비난 여론이 일었던 만큼 근본적 책임은 없다는 뜻이다. 안타깝게도 불거진 사태의 본질에 대한 자성은 없고 변명만이 넘치는 형국이다.

 

검찰은 편파수사 논란과 관련해 노 전 대통령 수사는 태광실업 박연차 전 회장의 뇌물사건 가운데 일부라고 주장했다. 박 전 회장 사건에 많은 전·현직 정치인들이 연루됐으며 노 전 대통령은 그 가운데 한 명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검찰의 주장과 달리 그동안 행보를 보면 이 수사가 누구를 타깃으로 했는지 눈치챌 수 있다. 검찰은 노 전 대통령과 관련된 인물은 먼지 털 듯 샅샅이 파헤쳤다. 이들에 대한 저인망식 수사와 달리 현 정권 실세 측근에 대한 수사는 지지부진하다. 대놓고 이들이 관련된 대선자금 의혹 부분은 아예 수사 대상이 아니라고 선을 그어놓은 상태다. 검찰 수사가 성역 없는 부패의 척결보다 이전 정권에 대한 흠집내기에 주력했다는 비난이 일고 있는 이유다. 수사가 애초 정치적 형평성 논란 속에 진행됐음에도 검찰은 “사실관계 오인”이라며 남의 탓으로 돌리는 것이다.

 

새정부 들어 검찰 수사가 편파적이라는 말들이 많았다. 미네르바 수사나 수사에 대해 정치적 의도가 있다는 지적이 있었고, 지난 4월 한 언론사에서 법조인과 학자를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60% 이상이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이 훼손되고 있다는 답변을 했다. 검찰은 쏟아지는 비난이 거슬린다고 눈과 귀를 닫아버려서는 안 된다. 검찰이 스스로의 잘못부터 되돌아보지 않고 조직의 방어에만 급급해한다면 검찰 조직의 발전은 요원하다.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0906030028035&code=99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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