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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총장 사퇴, 검찰 바로서기 출발점 돼야

배규상 |2009.06.04 08:48
조회 36 |추천 0

 

임 총장 사퇴, 검찰 바로서기 출발점 돼야

 

 

임채진 검찰총장이 어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와 관련해 책임을 지고 사직서를 제출했다. 그는 국민에게 사죄한다면서 인간적인 고뇌를 들어 “검찰을 계속 지휘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사퇴의 변에서 밝혔다. 검찰 수사 과정에서 전직 대통령의 서거라는 미증유의 사건이 일어난 데 대해 뒤늦게나마 검찰 총수로서 결과에 책임지겠다는 모습을 보인 것은 평가할 만하다.

검찰은 공익의 대변자이며 인권의 보루여야 한다. 국민들이 불·탈법적인 행위로 피해를 보았을 때 피해자를 보호하고 사회 정의를 확립하는 것이 검찰의 책무다. 검찰 수사가 편파성을 띠는 순간 검찰은 사익의 대변자가 되고 인권은 내팽개쳐진다. 새정부 들어 검찰 수사는 점차 정도에서 벗어나 정치권력에 편향되고 있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미네르바 사건, 수사가 그 단적인 예다. 검찰은 정치적 편파 논란이 없는 공정한 수사를 통해 신뢰를 높여야 하지만 오히려 정치권력의 입맛 맞추기에 나서면서 불신의 벽을 높였다. 이번 박연차 수사 과정에서도 노 전 대통령 측근은 줄줄이 구속되는 데 반해 실세 측근인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은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봐주기 수사, 부실수사 논란이 일고 있다. 정치권에서 중앙수사부 폐지와 특검 실시 주장이 나오고 있는 것도 검찰 불신의 산물이다.

임 총장의 사퇴는 국민의 검찰 불신에 대해 수장으로서 책임을 지는 모습으로 비쳐진다. 그러나 이는 단지 검찰 바로세우기의 시발점일 뿐이다. 검찰이 국민으로부터 신뢰받기 위해선 무엇보다 정치적 독립성과 중립성을 확보해야 한다. 정권의 이해관계와 무관하게 엄정한 법 집행을 하고 권력의 감시자 역할을 해야 한다. 그래야 정권이 바뀔 때마다 되풀이되는 정치보복, 표적수사 논란에서 벗어날 수 있다. 임 총장 사퇴를 계기로 검찰은 검찰의 독립이 외부의 도움이 아니라 스스로 각고의 노력을 통해 얻어야 하는 것임을 깨달아야 한다.

 

 

2009년 6월 4일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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