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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신기숙 |2009.06.28 12:51
조회 69 |추천 0


저기,

내가 태어난 어두운 집 마루에 엄마가 앉아 있네.

엄마가 얼굴을 들고 나를 보네.

엄마가 파란 슬리퍼에 움풀 파인 내 발등을 들여다보네.

내 발등은 푹 파인 상처 속으로 뼈가 드러나 보이네.

엄마의 얼굴이 슬픔으로 일그러지네.

저 얼굴은 내가 죽은 아이를 낳았을 때 장롱 거울에 비친 내 얼굴이네.

내 새끼.

엄마가 양팔을 벌리네.

엄마가 방금 죽은 아이를 품에 안듯이 나의 겨드랑이에 팔을 집어넣네.

내 발에서 파란 슬리퍼를 벗기고 나의 두발을 엄마의 무릎으로 끌어올리네.

엄마는 웃지 않네.

울지도 않네.

엄마는 알고 있었을까.

나에게도 일평생 엄마가 필요했다는 것을.

 

 

엄마를 부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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