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말 많이 사랑했어요, 과도하게.
당신을 만나는 동안은 친구도 없었죠.
친구가 다 뭐예요, 가족도 없었는걸.
누가 "잠깐 얼굴이나 볼까"라고 말하면
나는 선뜻 대답을 못했어요.
그사람을 꼭 만나야 하는 상황이라도.
나는 "글쎄"라고만 대답하면서 이런 생각을 했어요.
'어제 당신이 나한테 시간 되면 얼굴 보자고 했는데..'
'전화 올지도 모르는데..'
나는 항상 대기상태였어요.
당신과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때문에
언제든 "조금만 기다려"라고 말하고 뛰어나갈 준비를 했죠.
"너무 머니까 다음에 보자"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말이예요.
길이 막히면 지하철을, 막히지 않으면 택시를 타야하니까
지갑엔 택시비가 항상 넉넉히 들어있어야 하고
전날 당신의 연락을 기다리느라 잠 한숨 못잤어도
피곤한 티를 내면 못보게될까 멀쩡한 척만했어요.
머릿속이 늘 그런생각으로 가득 차있으니
다른 사람에게 쓸 신경이 남아있질 않았죠.
그래서 당신은 내게 자주 원망을 들어야 했어요.
당신은 한번도 내게
"언제나 나를 기다리고 있어줘"라고 말하지도 않았고
"내가 전화하면 바로 달려와줘"하고 부탁한 적도 없었고
"내가 내일 꼭 전화할께"라고 확실히 약속한 적도 없는데
나는 늘 당신을 원망했죠.
나는 이렇게 준비하고 있는데 당신은 왜 나를 부르지 않는지
나는 당신이 항상 우선순위인데 왜 당신은 그렇지 않은지
내 생활은 당신 위주로 돌아가는데 왜 당신은 나없는 생활이 더 편해보이는지
물론 대놓고 말한적은 없지만 알아주길 바란건 욕심일까요.
이런걸 알 리가없는 당신은 내가 얼마나 부담스러웠을까요.
근데 그거 알아요??
당신은 날 기다린 적이 한번도 없다는걸.
물론 당신이 택해서 그런걸 수도 있지만
난 이렇게 아픈감정을 당신이 느끼게 하고 싶지 않아서
당신과 한 약속은 사소한거라도 다 지키려했고
서운함을 느끼지 않게 하기위해 엄청난 노력을 했어요.
당신은 신경쓰도 안 쓸 조그만것도 생각하며 배려했어요.
이런 나를 질려하고 짜증내는 당신을위해
겉으론 웃고 속으론 울고를 매일 반복하며 난 피투성이가 되었어요.
그래도 그게 행복이라 생각했죠.
헤어지는 아픔보다 함께하면서 겪는 아픔이 낫다고 생각했거든요.
아니, 함께라는 이유만으로도 참 행복했어요.
그런데, 너무 신기한거있죠.
나는 항상 아파하고 우는게 내 몫인줄 알았는데
나를 위해 울어주고 아파하는 사람도 있더라구요.
항상 내가 기다리고 참고 이해하는게 너무 당연했는데
나를 기다려주고 이해해주고 배려해주는 사람이 있더라구요.
내 가족과 내 꿈을 위해주고 지켜주는 사람이 있더라구요.
주저앉아버린 내게 손을 내밀어주는 사람이 있더라구요.
내가 이런감정 느끼는것조차 몰랐을
아니 알려고 하지도 않았을 당신은,
이런 대화조차 짜증부터 내고 피했던 당신은
피투성이가 된 나를 보려하지도 않았던 당신은
이 글을 보더라도 남의 이야기라 생각하겠죠.
그래서 이제 그만 놔드리려구요.
그동안 많이 짜증나고 귀찮았을텐데 수고 많으셨어요
예전엔 이별 생각만해도 눈물이 났었는데
이제 더 아플곳도 없나봐요 나란 사람은.
고마워요.
바보같이 미련하게 사랑만 바라보던 나를
이렇게 독하게 마음먹을 수 있도록 도와줘서.
잘가세요。
-웃으며 안녕-
-마음에서 안녕-
-------2009. 07. 09. by K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