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정윤수
주연 : 엄정화, 박용우, 이동건, 한채영
줄거리
네 커플 - 네 남녀의 크로스 스캔들 우연한 하룻밤...
엇갈려서 빠져든다! 네 사랑이 탐난다!
활기차고 귀엽지만 일할 땐 누구보다 열정적인 패션 컨설턴트 유나(엄정화)와 유머러스하고 다정다감한 호텔리어 민재(박용우)는 알콩달콩 친구 같은 커플! 그러나 연애 4년, 결혼 3년에 뜨겁기보단 편안한 생활형 부부.
여자에게 무심하고 차가운 워커홀릭 영준(이동건)과 지적인 외모와 차분한 성격의 조명 디자이너 소여(한채영)는 젊고 잘난, 남 부러울 것 없는 커플!
그러나 그저 남편과 아내로서만 살아가는 설레임은 없는 부부다.
패션 컨설팅를 하기 위해 찾아온 유나와 도발적인 실랑이를 벌이게 된 영준! 낯선 홍콩에서 운명처럼 민재와 마주치는 소여!
소여는 남편 영준이나 그녀조차 몰랐던 자신의 내면을 보아주는 남자 민재에 흔들리고, 영준은 늘 웃지만 삶이 고달픈 여자, 유나가 눈에 밟힌다.
그 밤, 뜨겁게 엇갈린 두 커플- 네 남녀는 위험하면서도 은밀한 하룻밤을 보내게 되는데…
그들은 가해자이면서, 동시에 피해자의 상황에 놓였다.
아직 그들은 서로 엇갈렸다는 걸 꿈에도 모른다.
그들의 크로스 연애...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
그들은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두쌍의 젊은 부부가 지인(최재원)이 개업한 바에서 인사를 나눈다.
패션 컨설턴트 유나(엄정화)와 호텔에서 일하는 민재(박용우) 커플은 화목해 보인다.
반면 건설업자 영준(이동건)과 조명 디자이너 소여(한채영) 부부는 노골적으로 냉담하다.
즉석에서 영준은 유나의 고객이 되고, 민재는 소여의 홍콩 출장 숙소를 잡아주기로 한다.
보름달이 기분을 들뜨게 하는 밤, 서울과 홍콩에서 파트너를 바꾼 연애가 동시에 시작된다.
두 로맨스의 진도와 온도는 차이가 난다.
그녀의 이름처럼 주어진 대로 살아가는 여자로 보였던 소여와 온건한 인상의 민재가 다짜고짜 격정에 휘말리는 반면, 불 같은 유나와 냉랭한 영준은 싸우면서 정이 든다.
이야기의 결말은 뻔하다..
하지만 그 뻔함 속에서도 특별한 무언가가 있다..
당연한 결말이고, 또 그리 될 것이라고 예견하고 있었지만 석연찮고 불편한 것이 아니라 피식- 웃음이 난다..
화면이 참 예쁘다..
(너무 식상한 표현이지만) CF의 한 장면처럼
소위 말하는 감각적이고 세련되고 예쁘다..
가끔 이렇게 등장하는 네컷..
처음엔 차례차례 등장하는 네 사람의 주인공이지만
영화가 진행될수록 이들이 자리를 찾아가기까지
오랜 시간과 뒤바뀜을 보여준다..
마치, 그들의 마음이 흔들리는 것 처럼...
우연한 기회에 한 자리에서 만나게 된 네사람..
각자 서로의 파트너에게 서로 없어선 안될 존재지만
어느 순간 상대방의 파트너에게 슬쩍슬쩍 눈길이 간다..
나쁜 맘(?)을 먹어서 라기 보다는,
나와 다른 사람에 대한,
나와 함께 사는 사람과는 다른 사람에 대한
일종의 호기심이라고 할까..
서로 경계하지만 호기심은 생기는
그런 묘한 기류가 흐른다..
홍콩 하늘에 둥근 보름달이 떠오른 그날..
홍콩에서는 너무나 얌전한 소여와
너무나 자상하고 소심한 민재의
아슬아슬한 로맨스가 펼쳐진다..
'보름달'을 핑계 삼아서...
같은 날 보름달이 보이기는 커녕
비만 추적추적 내리는 서울에서는
암사자 같은 유나와 냉혈한 영준의 줄다리기가 시작된다..
정말 의외였던 것은...
불같이 확- 타오를 것같았던 유나-영준 커플보다
오히려 조용하고 소심한 소여-민재 커플이
훨씬 더 뜨거운 연애를 한다는 점이다.. ^^
이 영화에서 가장 맘에 들었던 장면들..
워낙에 화면들이 멋지고 예뻤지만
홍콩의 모습들을 보자
정말 훌쩍- 여행을 가고 싶었다는..
그리고...
이 장면에서의 대화..
- 예쁘죠?
- 그래봤자 새들한테는 감옥이잖아요.
- 하지만 그 마음이 좋지 않아요?
새를 너무 사랑하는데,
그래서 가둬놔야 하는데,
기왕이면 조금 더 이쁜 집에 가둬두고 싶은 마음.
결혼은 구속이고 속박이라고 생각하기도 하지만
무척이나 신성하고 성스러운 것이라 생각하기도 한다..
우리 모두는,
그렇게 신성하고 성스러운 결혼을 깨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보편적인 사람들 모두가 그렇게 생각하며
깨지 않기 위해 조심하고 마음 쓰며 살아간다..
그것이 배우자에 대한 예의이고 의리이며
대외적 약속에 대한 신의를 지키는 것과 동시에
나 스스로의 책임감을 보여주는 일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결혼'을 하는 것이다..
너무나 열정적으로 보이는 유나..
오히려 유나와 영준의 진한 러브신은 이 키스신이다..
너무나 안타깝게, 망설이며, 닿을듯 말듯
그렇게 조심스레 다가가는 유나..
그녀의 망설이는 마음이 보여져서 맘 한켠이 안쓰러웠기도 했고,
어찌되었든 '불륜'이고, 시작할때부터 '불륜'이라고
선언하고 시작한 영화임에도
마치 애틋한 연애를 하는 듯한 느낌이 들어
조금은 불편하기도 했다..
(뭐래는 거니... ㅡ..ㅡㆀ)
영준과 유나의 애틋함이 보여지는 건,
이 키스신 말고도 하나 더 있는데...
바로..
- 잘 지내?
- 그럼.
- 혼자야?
- 내가 왜 혼자야? 남편이 늘 옆에 있는데.
박영준 옆에 늘 아내가 있는 것처럼.
- 고맙네.
내가 깜빡 할때마다 일깨워줘서.
목소리 들었으니까 됐다, 끊어.
-잠깐만! 혼자 밥 먹지마.
- 같이 먹어줄거 아니면 참갼도 하지마. 끊어.
망설임 끝에 전화를 하고,
조심스레 서로의 일상을 챙겨주고,
슬쩍 안부를 물으며 궁금해하고,
하지만 끝내 모른척 하고,
(비록 불륜이지만) 아픈 사랑이다..
아슬아슬하게 이어져오던 그들의 감정들이
드디어 만천하에 보여지게 되던 날..
엇갈림..
그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어떤 생각을 했을까...
더불어 그들은 그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였을까...
이 장면을 아주 깔끔하게 정리 해 놓은 블로거가 있었는데,
정말 단 세줄로 말끔하게 정리가 되었다..
결국 드러나는 네명의 엇갈린 사이..
네명 모두 가해자인 동시에 피해자..
그리고 사랑의 약속에 대한 배신자..
영화의 마지막..
그들은 다시 조우한다..
공교롭게도 장례식장이다..
누군가의 죽음을 애도하는 장례식장..
어쩌면,
그들 각자의 결혼생활이,
그들 각자 파트너에 대한 사랑이
이제 모두 죽어 버렸음을 보여주기 위해
마지막 장면을 장례식장으로 잡은 것은 아니었을까...
그렇게 그들의 사랑은, 결혼은 끝이 났으니까...
영화를 보며 멋진 영상과 너무나 멋진 주인공들의
애틋한 연애사들이 펼쳐짐에도
조금 불편했던 것은,
사랑하는 사람이, 책임져야 할 사람이 곁에 있음에도
다른 사람에게 눈길을 돌리는 '현실' 때문이었고,
엄연히 '불륜'이라고 이름표 달고 시작한 영화임에도
그들의 '불륜'은 '사랑'으로 보였기 때문이었으며,
무엇보다..
'결혼'이라는 이름아래
그리하여 '책임감' 혹은 '의리'라는 이름 아래
상대에게 너무나 큰 상처를 줄 수도 있음을 발견했기 때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