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젠가부터 아침에 눈을 뜨면 배게에 묻고 잠들었던
얼굴에 밤새 선명한 줄들이 나있다.
한참을 손끝으로 두드려도 복구되지 않는다.
예전에는 침대에서 일어나 냉장고 문을 열고
물을 한잔마시는 시간이면 다 회복되있었는데
지금은 집을 나서기 전 현관에서 신발을 신으며
거울로 확인해야 안심할 정도로 시간이 늘어났다.
얼굴에 생긴 자국을 되돌리는 것만큼이나
마음에 생긴 상처자국도 아무는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걸
나이를 먹으면서 알게 되었다.
나도 모르는 사이, 듣기만 해도 눈물이 날 것 같은 이름들이 하니씩
새겨지고 있었다. 보고 싶어도 만날 수 없는 사람들,
잊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아서 만나지 않는 사람들,
그들과 나 사이에 슬픈 사연들이 물길처럼 흐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얼굴에 하나씩 주름이 생겨나는건
금방 복구되지 않는 마음의 흔적이라는 걸 어느 덧 알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