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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에서 새는 바가지 밖에서도 샌다..

그림쟁이 |2006.08.26 09:16
조회 908 |추천 0

어제 오후.. 카메라를 챙겨들고 사무실을 나와..

랑이 회사로 갔습니다..

성수기때 새로운 직원을 몇명 채택했는데..

그분들 명찰도 만들어야하고 해서.. 인물 사진이 필요했던거죠~

 

새로운 직원분들을 사진 찍기 적합한 장소에 세우고..

하나..둘.. 셋.. 찰칵~

하나..둘.. 셋.. 찰칵~ 을 반복하며 계속 사진을 찍고 있는데..

갑자기 뒤쪽에서 울 랑이가 아는 체를 하는 겁니다..

 

" 거기 보다 사진 찍기엔 이쪽이 낫지 않아??"

 

ㅋㅋㅋ 새로운 직원들에게 이미 남푠이란게 알려져 있는데..

다시한번 확실히 '나 이사람 남푠이요~'하고 눈도장을 찍히고 싶은가 봅니다~ㅋㅋ

 

" 삼각대 이용해서 찍지 그래... 회사에 삼각대가 쌧는데(엄청 많은데).."

 

ㅋㅋ 자기 업무를 볼것이지.. 괜시리 옆에 와서 이렇게 하는게 어때? 저렇게 하는게 어때?

계속해서 과도한 관심을 보이기 시작합니다..ㅋㅋ

 

 

집에선 장난도 많이 치고.. 자상한 남푠이지만..

회사에서 일을 볼땐 찬바람 쌩쌩불 정도로.. 칼같은 사람인지라..

자꾸 옆에 와서 감놔라~대추놔라~ 관심을 보이니..

금쟁인 사진을 찍으면서도 우껴서 큭큭거립니다..

 

그렇게 옆에서 사진찍는걸 지켜보고 있더니..

랑인 말없이 사라집니다..

 

잠시후 손에 무언가를 들고 다시 나타난 랑이..

 

" 자~ 이거 놓고 찍어~~"

 

손에 들고 와서 다리를 펴고 있는건 다름아닌 이젤!!!!!!!!!!!

ㅋㅋㅋㅋㅋㅋㅋㅋ

삼각대라고 들고 온 것이...

그림그릴때 합판이나 캔버스를 받혀놓는 이젤을 들고 온것입니다!!ㅋㅋ

(회사에선 결혼식이나 돌잔치 같은 행사가 있을때.. 흔히 액자를 세워놓는 용도로 사용하죠~)

 

" 뭐야... ㅋㅋㅋㅋㅋㅋㅋ 지금 이거.. 삼각대라고 가져온거야???

 우하하하으하하하~~~ 이거 이젤이자너~~!! ㅋㅋㅋㅋ"

 

이젤 다리를 펴서 금쟁이 앞에 설치하고 있는 랑일 보며..

맘껏 비웃어 버렸습니다.........

신입사원들이 3명이나 지켜보고 있는데 말이죠..........

 

하긴.. 이젤이 검은색 철재로 된 거라... 접혀져 있는 모양새는 삼각대랑 비슷합니다..

그렇다고 그걸 삼각대라고 가지고 온 랑이가 너무 웃겨서..

금쟁이 자신도 모르게 그만.. 큰소리내서 웃어버렸네요..

 

랑인... 어줍짢은 미소를 지으며...

" 어?? 그래?? 하하하~~ 그러네... 이젤이네...ㅎㅎㅎ"

빠른 속도로.. 반쯤 펼쳐놓은 이젤 다리를 접어넣기 시작합니다..

 

사진 찍다말고... 랑이 덕분에? 한바탕 웃음바다가 만들어지고... 

금쟁인 사진을 다 찍고 다시 사무실로 돌아왔다죠...

 

조금 있으니까.. 랑이에게 문자가 옵니다..

 

[ 자기 아까 비웃었지 □□□]

(□표시는 아마도.. 삐진 아바타 모양일거 같은데.. 제 폰에는 그냥 박스로만 들어왔네요)

 

[엉???]

앞전 일을 까마득하게 잊고 있던 단무지 금쟁인 영문을 몰라 이런 답을 보냈네요...^^;;

 

[이젤!!!]

ㅋㅋㅋ 소심하긴... 그새 삐진 모양이네요..ㅋㅋㅋ

 

[ㅋㅋㅋㅋ 이젤을 우찌 삼각대로 착각허냐~~ㅋㅋㅋ자기 넘 우꼈어~!!]

사태파악을 못하고 있는 금쟁인 여전히 ㅂ ㅣ웃고 있습니다...

 

[이젤도 삼각대자너! 다리가 3갠디...]

 

그러고보니 그러하네요.... 다리가 3개니까 삼각대 맞습니다..ㅋㅋ

암튼.... 한참 문자를 주고 받으며 서로 장난치고 웃다가..

마지막으로

 

[자기... 그래도 신경써줘서 고마워... 자기뿐이 없어~~!!쪽~!!]

닭살문자 날려주고.. 마무리를 지었네요...

 

 

랑이가 이젤을 삼각대라며 가지고 나왔을때...

금쟁이가 일을 편하게 할수 있도록 생각해 준건데도..

금쟁인 새로운 신입사원들 앞에서..

랑이의 실수를 맘껏 비웃어 버렸네요...

그래도 과장이라는 직책을 맡고 부서장님을.....

 

 

랑이가 농담으로 삐진척했지만...

많이 챙피하고 부끄러웠을꺼란 생각이.. 뒤.늦.게.. 드는 겁니다...

랑이가 이젤을 잘못 가지고 왔을때..

 

'어머.. 과장님... 직원들을 이렇게 세세하게 신경쓰고 챙겨주시다니...감사해요~~

 근데.. 이건 삼각대랑 비슷하게 생긴 이젤이네요..

 호호호.. 저같아도 착각할만해요.. 워낙 비슷하게 생겨서..호호..'

 

하고... 교양있고.. 우아하게 얘길 했더라면..(웃더라도 좀 작은소리로 웃고 말이죠..ㅠㅠ)

울 랑이 체면도 살았을텐데.....

마눌이라는 자가.. 그자리에서 우하하하~~!!! 배를 잡고.. 박장대소를 해버렸으니...

랑이의 세심한 배려를... 직원들 앞에서 아그작아그작 씹어버렸네요...

에휴....

완죤 빵점짜리 내조를 하고 있다죠....

 

 

평소에 울 부부는..

서로 농담하며 괴롭히고 갈구면서? 그속에서 사랑을 키워나간답니다....

그러던 평상시 행동들이.. 그만...

어제처럼.. 준비가 안된 갑작스런 상황에선..

잘못된 습관들이 그대로 나와버리더군요...

 

참 부끄럽네요..

말로만 남푠을 존중해야된다.. 내조 잘해야 된다.. 얘기하면서..

순식간에 드러나버린 금쟁이의 실체가 말이죠..

 

안에서 새는 쪽박.. 밖에서도 새더이다..

신방님들은..

평상시에도 늘.. 부군을 존중하는 마음을 가지시고.. 언행을 조심하시어..

저와 같은 실수를 안 하셨음 해서...

챙피하지만.. 이렇게 몇자 끄적거렸습니다...

 

 

 

주말 잘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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