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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학년 아이의 글

어린잎 ... |2003.03.04 12:02
조회 3,109 |추천 0
  안녕하세요?

저는, 부평에서 공부방을 하는 어린잎 선생님입니다.

 

이 글은, <아이 함께 키우기> 게시판에도 올리고, 못내 아쉬워 <유머게시판>에도 올립니다.

금요일마다 초등생들에게 독서지도를 하는데...수업을 하면서 참 재미있는 일들이 많이 생깁니다.

2월에는, 발렌타인 데이만 챙기는 아이들이 야속해서 과감히(!)  24절기를 조사하고 몽땅 외우라는 강요(?)를 했더니..우리 아이들 저보다 더 흥미를 가지고 재미있어 하더라구요.
절기를 알고 있으면 달력 보는 재미도 있고, 계절에 맞는 날씨를 예상할 수도 있죠. 무엇보다도, 자연을 더불어 생각하게 되니 마음도 풍요롭지 않겠습니까? 그런 의도로, 열심히 절기에 관한 책을 읽게 했지요.

역시, 아이들...어른들이 가르쳐 주지 않아 하나도 모르는 거였습니다.
아이들 탓 하나도 없습니다. 정말요.

아이들 모두, 새로운 날들에 흥미를 가지고 저보다 더 재미있게 글을 쓰더군요.

예상했던 대로, 고학년 아이들은 ~~데이보다 우리의 것을 소중하게 여기자는 내용을 담아 차분히 글을 썼고, 저학년 아이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계절에 있는 절기들로 노는 이야기만 썼더라구요.

그 중에서 아주 기발하고 재미있게 쓴 글 한편이 있어서,..."유머 게시판" 에 올립니다.

한 번 읽어보시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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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장글

낮이 긴 하지

개흥초. 2학년 김나현

- (음력) 5월 23일은 하지.
하지는 낮이 길다.
내가 하지에 대해 쓰는 이유는 낮이 길어서이다.
하지가 있어서 나는 좋다.
밖에서 축구도 하고 오래 뛰어놀 수 있다.
하지는 여름 절기다. 그래서 아이스크림도 많이 먹을 수 있다.
여름 절기에서 하지는 망종과 소서 사이에 있다.
하지는 말도 된다. "하지마."라고도 쓰인다.
하지라고 조상들은 왜 지었나? 난 정말 궁굼하다.
내가 옛날 우리 조상이면 알아냈는데 내가 2003년에 태어나서 잘 모른다.
우리집에는 인터넷도 없다. 그리고 양력 5월 23일일까?
하지가 낮이 긴지도 모르고 왔다. 하지만 이제는 알았다.
하지는 여름 절기니까 하지와 같은 여름 절기를 알고 있다.
하지까지 끼면 입하, 소만, 망종, 하지, 소서, 대서 다 알고 있다.
하지는 밤이어도 많이 어둡지는 않다. 만약 매일 하지면 햇볕이 쨍쨍해서 매일 더워 땀이나 쓰러질 것이다.
그래서 매일 하지는 싫다.
1개월 마다 하지가 있으면 좋겠다.
특히 여름에는 2번이 하지면 좋다.
오늘은 2월 28일.
빨리 빨리 양력 5월 23일이 왔으면...
그 날이 오면, 오래 놀고 그 날이 하지인 것을 잘 알고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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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얼마나 웃었는지..신랑한테도 막 읽어주고, 여기저기 막 퍼 나르고 있답니다.
정말 아이다운 발상이 도드라지는 글이지요?
저는 이 아이 글에 채점(맞춤법, 띄어쓰기, 문단바꾸기, 보충설명)을 못하겠습니다. 제가 빨간 색연필을 갖다 대는 순간, 이 아이의 순수함에 때가 묻어버리는 것 같아서요.
그래서, 그대로 두기로 했습니다.
이 아이의 글은 100점이니까요. 아닌가요?
100점 아니라고 생각하시는 분...답글 환영합니다^^


어머! 3월 6일은 벌써 경칩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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