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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올라갈 나무 쳐다본 죄

단장 |2003.03.09 00:48
조회 5,265 |추천 0

어제 처음 글을 올렸는데, 많은 분들에게 위로를 받았습니다.

그 사람하고 헤어지고 며칠동안 회사에 못 갔습니다. 마음이 아프면 몸도 아플수 있다는걸 처음 알았습니다. 그리고 그사람 같은 회사사람이라 볼 자신이 없었습니다.

제가 우니까 엄마가 말했습니다. "이 미친x아 그러게 왜 오르지도 못할 나무를 쳐다봐"그리고 계속 욕을 하시네요.

그래서 제가 "왜 중학교때 입문계 보내달랄때 보내주지 상고가게 해서 날 이렇게 비참하게 만들어, 남들은 셋방 월세 살면서 자식 대학 보내려고 안간힘을 쓰는데, 엄마는 이깐 20평짜리 연립하나 사려고 자식들 대학을 안보내"  그리고 더 심한 말도 한것 같습니다. 엄마가 우셨습니다. 한번도 한번도 운적이 없으셨는데....

저희엄마 제가 겨우 젖땔때 부터 다라이 이고 다니면서 다리품 팔아 생선장사 하셨습니다. 어린저를 때어놓고 새벽부터 저녁까지 생선을 팔러다니셨습니다.

그러면서도 학교다니는 내내 등록금 날짜 한번 어기시지 않으셨습니다. 그런 엄마한테 ...........

죄송하다고 말하고 싶지만 , 하지 못하겠습니다. 그 사람과 헤어진 이유가 엄마때문이라는 핑계라도 대야 좀 나을것 같습니다.

 

그사람 정말 오르지 못할 나무였습니다. 서울에서도 가장 좋은 대학을 나온 수재에다, 우리부서에서 사장님 비서로 스카웃된 사람이거든요. (다른 대기업들은 모르겠지만 저희회사는 사장 비서가 된다는 것은 승진이 보장된다는 얘기였죠) 그의 집은 지방도시 유지에 전 구청장 집이였고, 그의 형들이나 누나 며느리까지 좋은집안에 학벌을 갖춘 사람들 이였습니다.

 

전에 그사람 학교 카니발을 갔었습니다. 같은 과를 졸업한 선배와 재학중인 학생들이 1년에 한번씩 모인다더군요. 사회자가 결혼하실 커플만 나오라고 했는데, 그 사람 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저를 번쩍안고 무대에 나갔었습니다. 게임을 하고 내려오는데, 한 선배가 제 면전에서 그러더군요. 남자가 아깝다고, 아까워도 너무 아깝다고...

그 자리에 앉아있기가 민망해서 화장실을 갔다왔는데, 그 사람이 선배랑 이야기 하고 있더라구요. 그 선배 제가 있는걸 모르는지, 모르는척 하는건지 "남자가 크게 되려면 여자를 잘 만나야 한다. 누가 왕년에 사랑 안해봤냐, 사랑은 사랑이고 결혼은 너 팍팍 밀어줄 수 있는 여자 만나야 한다"

그랬습니다. 우리는 누가 봐도 한쪽이 많이 기우는 커플이였습니다.

 

그사람과 헤어지기 얼마전에 그사람 어머니가 만나자고 했습니다. 그사람 어머니 저에게 그러더군요. 예쁘고 참해 뵈서, 아들이 좋아한다고 해서, 저희 궁합을 8군데에서 보셨답니다. 우리는 결혼하면 안된다고 했다고 하더랍니다. 자식이 없거나, 그 사람 제 명에 못산다고, 아가씨 사주보니 우리 아들하고만 아니면 문제없이 잘산다고 했다고, 우리아들 놔주고 딴데가서 잘살라고 ......

 

그 사람하고 헤어진다고 죽지는 않을 겁니다.  그렇게 그렇게 살아가겠지만 .......

언젠가 잊혀지기도 하겠지만....

지금 창자를 칼로 긋는것 같이 아픔니다. 뜨거운 불덩어리가 나오지도 들어가지도 못하고 목구멍을 따갑게 합니다.

시간이 자꾸자꾸 빨리 흐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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