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남녀사이에 친구란 없다.

이영곤 |2006.09.29 18:38
조회 9,755 |추천 0

9월 25일 월요일... 오후

한통의 문자가 옵니다. 확인하였더니,

   '오빠 우리 그만 만나자. 나 이제 오빠 못 만날 것 같아'

라는 2년 반이 넘게 사귀어 오던 그녀의 문자였습니다.

 

한동안 아무 일도 손에 잡히지 않았습니다.

'왜 그러느냐' 고 물었더니, 다른 사람이 생겼다고 합니다.

그녀는 오래전부터 친하게 지내오던 남자인 친구 (애인이 아님)가 있었습니다.

물론, 저도 얼굴은 보지 못했지만, 이야기는 들어 알고 있었습니다.

그녀와 저는 사는 지역이 달라 많이 만나면 한달에 두세번 정도 만났는데,

그녀 옆에 그 친구란 녀석이 힘들 때, 챙겨주고 그래서 고마워했습니다.

 

그런데, 그 친구란 녀석이 그녀에게 몇 주전 사귀자고 한 것입니다.

제가 뻔히 존재하는 걸 알면서도 말이죠.

그 친구란 녀석도 자신의 애인과 헤어진지 2달쯤 되었는데,

이별의 아픔을 경험한지 2달만에, 그것도 애인이 있는 사람한테

사귀자고 한 것입니다. 남녀사이에 친구란 없나 봅니다.

전화했더니, 받지 않습니다. 잠시후에 미안해서 못받는다고, 잘 지내라는 문자.

그로 인해서 저와 그녀의  2년 반이 넘는 길고 긴 만남은

단 한통의 문자로 그렇게 끝나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녀에게는 2년 반의 저와의 만남보다, 그 친구란 녀석의 고백이더 끌렸나 봅니다.

 

지금 저는 그 녀석한테 마음을 줘버린 그녀가 밉기도 하고, 서운하기도 하지만,

그것보다 멀리 떨어져 힘들게 사랑을 해온 그녀에게 좀 더 잘해주지 못한 것이 너무 아쉽습니다.

가슴 속에서 밀려올라오는 서글픈 마음이 이내 눈물로 떨어집니다.

제가 왜 이렇게 바보같은지, 모르겠습니다.

제 친구는 세상에 여자는 많다고, 잊어버리라 하지만,

이별의 아픔을 겪어본 사람은 누구나 제 마음을 알 것입니다.

 

전에 많은 여자를 만나봤지만, 헤어질때 한번도 아쉽거나, 슬프지 않았습니다.

근데 지금은 너무나 슬프고, 마음이 아파서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이게 제가 진정한 사랑을 했다는 증거일까요?

 

누구나 많은 만남과 이별을 경험하지만,

지금 제 마음은 세상에 나 혼자만 이별의 아픔 겪고 있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그녀와 사귀는 동안 작년 겨울, 단 한번의 여행인 정동진 여행때가 너무 생각납니다.

추운 겨울 바다를 바라보며, 사랑을 확인하며, 영원을 약속했던 그때~

그때 찍은 사진을 보며, 한없이 눈물만 흘리고 있습니다.

 

지금 제 차에는 그녀가 십자수를 해준  전화번호 쿠션이 아직 있습니다.

그걸 볼때마다 생각이 나서, 치워버리려고 했지만,

치워버리면, 그녀를 영원히 잊어버릴 것 같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제 통장에는 그녀가 내년에 대학을 다시 가고 싶다해서,

내년에 학비에 보태라고 월급 쪼개고, 술 한잔 덜 마시고, 모아놓은 80 여 만원이 있습니다. 

이것을 볼때도 주인 없는 돈 처럼 느껴집니다.

지난 8월 말에 그녀를 만나, 선물 사준 운동화가 너무나 미워집니다.

신발을 사주면, 도망가서 헤어진다는 말을 그냥 미신일 뿐이라 생각했는데,

한달만에 그 효과가 여지없이 나타났네요.

 

출근할 때 마다 '즐거운 하루 보내'라는 문자가 습관이 되어

며칠동안 저도 모르게 문자를 눌렀다가, 지우기를 반복했습니다.

제 생활에 일부가 되어버린 그녀의 흔적들을 어떻게 지워야 할까요.

너무나 마음이 아프고, 힘들고~  지금 그녀가 너무 보고싶습니다.

.....................................................

.............................................................

 

추천수0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