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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 에피소드

술먹자 |2006.10.18 17:20
조회 102 |추천 0

제 이야기를 듯고 지인이 저에 대해 써준 글이네요..

여자친구가 맨날 톡톡 보는게 생활의 낙이라 링크 주길래 함 왔다가 옛생각이 나서 함 올려봅니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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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쫌 아는 사람 이야기다..
엽기적인 그 녀석.....

때는 바야흐로 봄으로 접어들던 무렵... 오늘도 그 녀석은 어김없이 술을 한잔 너끈하게 마셨드랬다... 그리고는 마지막 지하철에 올랐다...
속도 안좋고, 머 대략... 피곤함도 몰려오고... 편안하고 따뜻한 의자에 기대어 꿈나라로 여행을 떠난거지... 어찌나 편안하게 잠들었던지...
눈을 떠보니 왠지 모른 낯설음... 생전 처음 와보는 곳이었다. 서울 지하철도 외각지로 들어가는 게 있다더군...
조용하고 한산한 역에 내려서니.... 일단 갑갑함이 밀려오고 집에 갈 걱정이 먼저 들어야 정상일텐데... 역시 이 녀석은... 배가 고파오는 것이 우선이었다. 막차를 타고 여기까지 흘러왔으니 돌아갈 방법도 없었겠지만... 밥 생각이 먼저 나다니... 역시 특이하다..
일단 밖으로 나가 주변을 둘러보니... 시골이다.. 야밤에 불 꺼진 거리만 눈에 들어왔다.

그 한켠에 막 문을 닫으려는 통닭집이 하나 발각되었다.

재빠르게 주머니를 뒤져보니, 꼬깃꼬깃한 지폐 몇 장이 나오는지라.. 세어보니 만 오천원 정도... 였단다...
집으로 갈 택시비로는 모자르고......우선을 배를 채워보기로 마음을 먹고 통닭집으로 들어섰다.

주인 아주머니 문을 닫으려다가 불쌍해 보이는 이 녀석 때문에(사실 멀쩡하게 생기긴 했는데... 술먹고 자다 일어났으니.. 머 그다지 좋은 상태는 아니었을 듯 하다.)

주문을 받았다. 당당한 목소리로 “치킨 반마리...주세요.” 주인 아주머니 그냥 문닫지 그거 반마리 팔겠다고.... ㅋ
속도 별로 안 좋을텐데.. 머 얼마나 먹을 수 있었겠나...그래도 세조각 정도 남기고 다 먹었네..많이도 먹었다..
세 조각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잠시 고민을 하던 그 녀석... 아주머니께 공손하게 “아주머니...남은 거는 포장해 주세요!!”주인 아줌마 기가 막힐 듯 하다..(머 얼마나 남았다고... ㅡ.ㅡ^) 거기다가 한마디 더... "무~도 같이요~~!!"
역시....... 내 친구다...ㅋ
그 녀석은 통닭 봉투를 들고 다시 그 지하철 역으로 들어갔다. 담을 넘어서... 아무리 밤이라도 아무 생각이 없나보다.
그리고는 만만하게 생긴 길고 편편한 의자에 자리를 잡았다. 배도 부르고 피곤하니 한숨 자는 것을 택한 듯 하다.

신문을 좀 챙겨오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어디서 본건 많아가지고.......
4월이면 밤엔 제법 쌀쌀했으리라. 의자 밑에 신발 벗고 통닭 봉지도 잘 정리해놓고, 가지런히 누워 신문지 덥고 잠이 들었다. 잘 잤다... 그 녀석은... 잘 잔다.. 어디서나..
주변이 시끌시끌하여 눈을 뜨니... 교복입은 학생들을 비롯하여... 출근하는 아자씨 아가씨들... 안봐도 비디오다.. 얼마나 웃겼으랴.. 멀쩡한 녀석이 그 시간에 거기서 그러고 있으니...
그래도 그 녀석은 그랬다. 아무렇지도 않게 일어나서 신발 신고.. 신문지 잘 정리해서 접어놓고.. 통닭 봉지 들고...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머 대단한 일이라고.... ㅡ.ㅡ^ 그놈은 술을 먹으면 종종 이얘기를 자랑하듯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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