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21세의 여자이고, 남자친구는 저보다 한 살이 많습니다.
저는 원래 남자친구에게 쌓인게 많았습니다.
그 쌓인걸 여기서 얘기하자면 끝이 없으므로 그냥 넘어가도록 하구요.
그래도 뭐 재밌게 잘 사귀는 사이였습니다.
어느날 남자친구와 맥주를 한잔 하게 되었습니다.
여기서 제 주사를 밝힐 필요가 있겠는데요,
전 술을 매우 못하고(소주2잔이 주량입니다. 간에서 알콜을 분해하기보다 생성하는 듯...)
그렇게 술이 취하면 우는 버릇이 있습니다. 매우 짜증나는 습관이죠.
그날은 맥주 500cc를 두잔 시켜서 남자친구는 다 먹고, 저는 조금 먹다가 남자친구에게 줘버렸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옛날일도 생각나고 해서 술이 취하고 싶어졌습니다.
그래서 얼마 먹지도 않고 바로 취해버렸지요. 순전히 의지로요.
술이 취한 다음부터는 남자친구 옛날얘기끄집어내고, 때리고, 전화기 던지고 지랄을 좀 떨었습니다. 그러다가 남자친구가 화가 났죠. 집에 못데려다주겠다고(저희 집은 술집과 걸어서 10분거리였습니다.) 어머니께 전화를 드린다고 제 전화기를 뺐었고, 전 왠지 기분이 팍 상해서 그 정신에 전화기를 빼앗고 냅다 뛰었습니다.
저희집을 가려면 1,2,3길이 있는데 그 중 1길은 지름길이고 매우 빠르나, 엄청 위험해보이는 길입니다. 여자 혼자 걸어가면 뒤에서 누가 따라올법한 길. 저는 그 길로 뛰었습니다.
그때 하이힐을 신고 있었죠. 굽이 다 달아 딱딱소리가 잘 나던 하이힐.
엉엉 울면서 "힘들어, 더는 못하겠어...제발 그만해..." 이렇게 소리치며 뛰었습니다.
그런데 뛰는 도중, 골목에 나와서 아이를 보고있는 아주머니 한분을 보았습니다.
그 정신에도 그 아주머닐 보며 '저 아줌마가 지금 이 상황을 보면 꽤나 이상하게 생각하겠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집에 도착하자 남자친구가 전활했는지 엄마가 나와계셨고, 전 집에 잘 들어갔습니다.
술을 얼마 안먹고 의지로 취했다고했잖아요? 자리에 눕자마자 정신이 말짱해진겁니다!!
그래서 전 미안한 마음에 훌쩍대며 남자친구에서 전활했죠. 그런데 3번정도를 안받다가 겨우 받는겁니다! 그리고"**야 오빠가 이따 전화할게"한마디만 하고 바로 끊는겁니다!!
전 아...이 사람이 정말 화가 났구나 생각하고 또 울다가 다시 전화를 했습니다.
거기서부터 전 매우 반성을 해야했습니다.
남자친구의 이야기는 이렇습니다.
'내가 너 뒤를 따라서 쫓아가면서 어머님께 전화를 드렸다. 그런데 그 골목길에 서계시던 아주머니께서 여자는 울면서 뛰어가고, 그 뒤를 남자가 헉헉대며 쫓아오자 이상한 생각이 드셔서 투철한 신고정신으로 112에 전화를 하셨다. 그래서 경찰차가 와서 나는 강간미수로 붙잡혔다. 아무리 내 여자친구라고 해도 안믿더라... 그래서 학생증을 디카로 찍고, 며칠뒤까지 강간신고가 안들어오면 사진을 지워주기로 했다.'
음.......................
저 반성해야겠지요?
그 다음날 전 반성문과 각서를 써서 남친에게 주었습니다.
이건 1년도 더 된 일이고, 지금까지 사이좋게 잘지내고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