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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버린 눈썹...먹물로 그린 눈썹

대기발령-... |2006.11.22 11:06
조회 3,258 |추천 0

 지금 생각해보면 어떻게 그 생황에서 그런 생각들을 할 수 있을까 라는

의구심이 절로 나면서 입가에 미소는 떠나지 않는군요.

저는 시골에서 자랐는지라 소가 먹을 풀들을 말린 고구마 줄기와 마른볏짚을

섞어서 가마솥에 끓이는데 이상하게 그 냄새가 너무 좋더라구요.

그래서 할아버지가 소죽(지방방언)을 퍼낼때 냄새맡는다고 머리를 들이밀다가

뜨거운 소죽에 큰 일이 일어날뻔도 숱하게 많았지요.....

그날도 할아버지가 소죽을 끓이라고 하셨어 아궁이에 불을 지피면서 다 끓이면

고구마 구워먹어야지 하는 부푼 기대로 본연의 임무(소죽끓이기)에 충실했습니다.

따뜻한 아궁이 때문에 서서히 잠이 오더라구요..

꾸뻑~꾸뻑~

순간 잠결에 들리는 소리 "지~지~직~~"

화들짝 놀래서 깨어보니 비린내 비슷한게 나더라구요......

알고보니 꾸뻑~꾸뻑~ 졸다가 앞으로 몸이 쏠렸는데 아궁이 불이 저의 머리카락과

눈썹을 레게머리와 탈색으로 바꿨더라구요....

어떻게 해야하나~~? 어떻게 해야하나~~?

순간적 필사적으로 떠오른게 머리카락은 손으로 비벼버리고 눈썹은......

"참~! 눈썹을 싹 밀어버리면 나중에 더 찐하게 많이 난다고 했었지...."

재고해볼 겨를도 없이 바로 아버지 면도칼을 꺼내들어 싹==33 싹==33 밀어버렸죠.

솔직히 자고나면 바로 나는줄 알았답니다.....

담날 학교를 갈려고하니 걱정이 앞서는 겁니다.

도시같은곳에야 아이라인이라도 있지만 시골엔 아무것도 없었죠..

그래서 급한 마음에 생각한게 어머니가 시락국 끓여줄때 처마에 걸어놨던

문어먹물.....

스쿨버스는 올 시간이 되었고 급한 마음에 새끼손가락에 문어먹물을 묻혀서 원래

붙어있던 눈썹자리에다 사뿐이 얹었지요.....(사실,내가보기에는 별로 표안났음)

다행히 스쿨버스를 타니까 아무도 몰라보더라구요....ㅋㅋㅋ

학교랑 거리가 있어서 그렇게 고개를 숙이고 도착할 무렵,

애들이 갑자기 부산거리더라구요..."비온다........"

그때는 나도 내 눈썹에 먹물 바른걸 몰랐거던요...가방을 우산삼아 교실로 뛰어

갔더랬죠....첫 수업시간이 "국어" 2교시가 "미술" 이었는데 담임선생님(국어샘~)

이 일이있어 2교시랑 바꾼다더라구요....

그래서 미술수업에 열중하고 그림을 그리고 있는데......

**여시샘이 내 곁에 오더만 대성통곡을 하는겁니다...제길...왜 지랄이지....

순간 애들의 시선은 모두다 나를 향했고 나를 본 친구들은 자지러지는 겁니다...

그래도 학습부장인 나의 위신에 버럭성질을 냈지요....

친구들이 거울을 보라고 거울을 들고왔는데.........

세상에 우산 대용으로 썻던 가방 사이로 빗방울이 떨어져서 먹물이 흘러내려서

삐에로 눈도 아니고....암튼 제가봐도 제 자신이 다른 행성에서 온 괴물인줄 알았

답니다. 삽시간에 소문이 퍼져서 쉬는 시간마다 다른반 애들이

"남자 모나리자"보러 가자면서..

일순간에 스타덤에 올랐답니다..가히 상상이나 가십니까?

그때는 부끄럽고 학교도 가기싫었지만 이제는 아련한 추억으로 남았답니다.

"겨울비"---괘씸한 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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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이글을 보고 나를 아는 친구들도 있을건데 나 결혼한다.

      이제 눈썹 찐하게 많이 났단다...이제 술먹을때마다 그만 이야기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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