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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보고 마음이 변한 제가 속물인가요?

ㅠㅜ |2006.11.28 17:05
조회 738 |추천 0

저는 32살의 제약회사 연구원입니다. 말이 제약회사 연구원이라고 하면 조금 있어보이는 것 같지만

사실 중노동이 따로없지요. 하루종일 연구실에 틀어박혀서 맨날 보던 사람들만 보고, 또 일은 어찌나많은지... 그래서 취직한 이후로 소개팅이나 선자리가 들어와도 시간이 안맞아 펑크내거나 막상나가도 피곤에 찌들려있는 남자의 모습을 누가 좋아하겠습니까? 그렇게 번번히 퇴짜..  마지막으로 있던 여자친구도 제가 바빠지자 제 곁을 떠나고, 그렇게 솔로생활이 5년이었네요...

 

항상 차를타고 출근하지만 얼마전 어머니께서 제 차를 빌려가셨다가 큰 사고를 내셔서 차가 수리들어가버리는 바람에(다행히 어머니는 무사하시구요..) 근 일주일간 지하철로 출퇴근을 하고 있었습니다.

지하철에 사람들은 참 바쁘게도 움직이고 각양각색... 차가 값자기 없어져서 불편하기도했지만 이 사람 저사람 지나가는걸 보니 꽤 재미도 있더라구요.

 

그러다가 며칠전! 정말 느낌이 좋은 여성 분을 보았습니다. 한 삼일을 지켜봤는데 아주 미인인 얼굴은 아니지만 청초하고 키도 한.. 170정도? 가녀리면서 지적인 모습이 딱 제 스타일이더군요. 약간 송윤아스타일이라고해야하나? 항상 지하철에서 책을 읽고 있어서 다른데는 쳐다보지도 않은터라 더 지켜보기가 쉬웠어요. 그렇게 지켜보는게 며칠이 되다보니 보면볼 수록 끌리더라구요.. 그리고 그 여성분을 본지 한 일주일이 다 되어가던 차에 용기를 내어 그 여자분의 전화번호를 물어보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제가 내리기 한 코스 전에 내리셔서 그 날하루는 출근시간 좀 늦은겸치고 그냥 따라내렸죠. 그리고 드디어 그 여성분을 불러세웠습니다.

"저기요.."

여자 분이 눈을 똥그랗게 뜨시더니 저를 이리저리 보시더라구요..

그때 아.. 날 이상한 사람으로 생각하나보다.. 얼른 용건을 말해야겠다! 란 생각이 들어서

"저 정말 이상한 사람 아닌데요.. 저기.. 며칠동안 지하철에서..." 라고 말하는데

그때 여성분이 갑자기 제 말을 딱 가로 막더니 이러더군요

"선배~!^^ 지환(가명)선배맞지요? "

엥? 이게 무슨일? 전 너무 놀라서 그 여자분을 자세히 쳐다봤죠. 도무지 제가 아는 사람은 아니었습니다.

"누...누구세요?"

"선배~ 저 윤정(가명)이에요~^^"

 

아.. 윤정.. 순간 머릿속이 혼란스럽더라구요... 윤정이라하면 제가 학교다닐때 같은 동아리 후배였었습니다. 저는 그때 25이었고 그녀는 22살.. 당시 저는 생화학과였고 그녀는 저희학교 약대생이었죠. 생화학과랑 약대 수업이 몇개 겹치는게 있어서 똑똑한 윤정이란 후배에게 이것저것 많이 물어보고 고마워서 제가 밥도 많이 사줬었거든요.그러다보니 다른 동아리후배들 보다 더 친해졌구요. 참 성격도 좋고 똑똑한 친구라고 생각했지만 여자로서는 별로 끌리지 않더라구요. 전 가녀린 스타일을 좋아하는데, 이 친구는 키도 크고 뚱뚱한건 아니지만 덩치가 꽤 있었어요.. 그리고 항상 검은 뿔테안경 쓰고 단발머리에 남학생처럼 옷을 입고 다녔었구요.

 

그러던 어느날, 이 친구가 저에게 할말이 있다고 하더라구요. 절 좋아한다구요... 그 순간 참 난감하더군요.. 내가 처신을 잘 못했나? 내가 이 후배에게 오해할 만한 짓을 한건가? 라는 생각이요.. 그러면서 정말 미안하다고 널 후배로 밖에 생각이 안든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그리고 나서 그 후배와 저는 서서히 사이가 멀어지고 얼마후 그 친구는 휴학하고 유학을 갔단 소문이 들리더군요.

 

그렇게 시간이 7년이 흘렀던 겁니다. 그 지하철역에 사람들이 참 많이도 지나다니는데 순간 저는 챙피해서 윤정이의 얼굴도 보지 못하고 멍~하니 서있었네요. 그랬더니 윤정이가 잠깐 차 마실 시간이 되냐고 묻더라구요. 카페에 들어가서 잠깐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29살의 그녀, 지금은 약국차리고있고, 약사중에서도 꽤 잘나가더군요. 그리고 무엇보다 미혼이더라구요. 남자친구도 없구요. 조근조근 말하는 것 하며 보면볼 수록 제 스타일이었습니다. 7년 사이 사람이 이렇게 스타일이 변할 줄은... 그렇게 한 20분 얘기하다가 저도 가봐야하고 그녀도 가봐야해서  연락처 주고받고 헤어졌네요.

 

헤어지고나서도 계속 그녀 얼굴만 생각나요.. 그런데 순간적으로 제가 부끄럽더군요, 그때는 얼굴이 마음에 들지않는다고 정성스럽게 편지며 선물을 준비해서 고백한 그녀에게 미안하다고 퇴짜를 놓아놓고선 이제서야 내 스타일이란 이유만으로 전화번호 딸려고 허겁지겁 뒤를 쫒는 제 모습말입니다...

 

일단 연락처는 받아두긴했는데... 연락을 해서 자연스럽게 친해져야할까요? 저는 좋아하는 사람이있으면  티가 많이나는데, 혹시 그녀가 절 보며 자기 스타일이 바뀌니 이렇게 적극적으로 나온다고 속물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을까요? 참 고민돼서 여기에 몇 자 적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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