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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은 자선사업이 아니다.

슬픕니다 |2006.11.30 16:48
조회 334 |추천 0

결혼한지 곧있으면 3년차가 되어갑니다.

아직 아이는 없어요.

 

남편과 연애할때 남편은 백수였습니다. 1남 1녀중 차남이구요.

집에 인사드리려면 직업정돈 있어야겠다 싶어서 제가 다니던 회사 거래처에 취직을 시켰어요

그냥 작은 보잘것 없는 영업배송직이였지만 성실하게 꾸준히 다니는거같아 결혼을 결심했습니다.

집안이 부유하지도 않았고 학벌도 저와 많이 차이났지만 전혀 그런거 신경안쓰이게 연애했고

남편의 인성과 성품을 너무 존경하고 믿었기 때문에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결혼할때도 그쪽 집안 신경쓰이지않게 돈드는거라면 모두 생략했지요. 웨딩촬영도 안했어요.

반지도.. 사실 우리엄마한텐 다이아반지 받았다고 하고 다이아같이 생긴-_-큐빅반지 맞췄어요

엄마 속상할까봐 다 귀찮은척하면서 다 생략하자고 시간없어서 한복 맞출 시간없다고 회사 바쁘다고

나중에 결혼해서 다 사면된다고 하고 집도 제가 모은돈으로 전세 얻고 살림은 오빠랑 언니가 한두개씩 사줘서 그럴싸한 결혼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우리엄마도 남편의 성품이 맘에 든다며 뭐하는 사람인지 물어보지도 않고 덜컥 날을 잡자고 하셨고 절 믿어주시는 부모님이 고마웠습니다.

 

결혼하고나서 남편이 다니던 회사가 어려워져 폐업을 하게되고 바로 백수생활을 시작하였습니다.

취직을 하려고 나름대로 노력은 하지만 ..워낙 경력도 없고 학벌도 안되고 해서. 노가다같은거 말곤 할게 없더군요. 그런데 시부모님들이 노가다 같이 몸을 쓰는일은 절대 반대하십니다.

전 사실 부모님들이 성적표 보잔 소리 한번 안하시고 모든걸 알아서 하게끔 해주셨고 덕분에 자주적이고 독립적인 사고방식과 생활능력을 갖게 되었습니다. 시부모님들은.. 제가 자라온것과 너무 다르셨어요. 사소한것 하나하나 잔소리를 하시는데. 물론 걱정되어서 하시는 말씀인거 다 압니다만. 정도가 심하다고 느꼈습니다. 양말은 수건하고 같이 빨면 안된다. 남은 음식은 매일 데워서 다시 냉장고에 넣어라.등등. ..전 초등학교때부터 밥해서 오빠 식사 챙겨준지라. 살림은 자신있었는데 슬슬 잔소리로 들리기 시작하더군요.  뭐 어쨌든. 사는게 당장 급한데 노가다라서 안된다 하시고 쉬는날이 없어서 안된다 하시고 몸에 해로운 일이라고 안된다 하시고.. 매번 그런식으로 일주일씩 다니다 그만둬서 임금도 받지못하고 매번 직장만 옮깁니다. 제대로 월급 받아온게 두번정도네요. 남편이 몸이 허약하고 비실하긴 해요.

 

계속 가게부는 적자이고 제 월급만으로는 생활이 힘들어요.

저도 나름대로 억척스럽게 돈을 모으는 스타일인데.. 저축은커녕 큰 빚이라도 안지고 사는게 용합니다. 시댁에 행사도 너무 많고. 제사도 많고. 생신때마다 행사때마다 돈봉투 해드려야하고..

친정집엔 오히려 처녀때도 안그랬던 손을 벌리는 일을 요새 하고있습니다.

 

남편이 눈치볼까봐 행여 싫은소리나 사는것에 힘듦에 대해 하소연도 하지않고

늘 웃어주고는 있는데 2년이 넘어가려니..힘이 듦니다.

아들 아끼시려는 시부모님 마음은 이해가 가지만

이것이 바로.. 현실이군요.

사랑과 현실은 전혀 상관없는 문제인줄 알았는데 당장 저녁에 김치찌게 한가지 내놓아야할 저녁상이

안쓰럽습니다.

 

꼭 고기가 있어야 밥을 먹었던 남편도. 요즘은 반찬투정도 안하고 뭐든 잘 먹네요.

그모습이 더 안쓰러워요.

 

말이 너무 길어졌네요.

저. 힘들어서. 이혼하고싶어요.

이혼하면 남편이 힘들어질게 뻔하고 삶에 적응 못할게 뻔하지만

저 이기적으로 저 혼자만이라도 잘먹고 잘살고싶어요.

 

점점 삶에 의욕이 없어지고 시들어가고 말라가는것 같은 남편을

더이상 보고싶지 않습니다.

힘을 주고 용기를 주고 했던 지난 2년.

저는 충분했다고 생각하는데

 

여러분은 어떠세요. 제가 어떻게 하는게 옳은것이며

제가 어떻게 하면 다함께 행복해질수 있을까요.

 

아니면. 저 하나만이라도 행복해지고 싶어하는건 제 욕심일까요.

 

아니, 다 관두고

이혼해서 혼자 잘먹고 잘살면 행복해지긴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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