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많은 분들이 읽어주시리라고는...
그냥 저의 푸념섞인 이야기인데...
저는 2남매의 아빠이고요...
직업이... 광고관련일을 합니다...
보통 광고일들은 클라이언트와의 미팅 이후가 되니
늦은 오후(4~6시)에 일이 시작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그리고는 다음 날 아침에 광고안을 보자고 하죠...
광고관련 일을 하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일주일에 평균 3일은 밤샘을 하네요
특히 금요일 오후 일 던져주고 월요일에 보자는 광고주들이 많아서
월화수목금금금으로 일주일을 삽니다...
제 변명을 이렇게 길게 늘어놓네요...
어쨋든 감사합니다...그리고 더욱더 아이들과 가정에 충실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고요
거듭 감사드립니다......꾸벅
==================================================================
밤 12시가 넘은 지금 시각...
2시간쯤 전에 집에 있는 와이프한테 '오늘도 밤샘이야' 한마디를 툭 내뱉어 놓고선
지금까지 컴퓨터 앞에서 설기현이 어떻네...맨유가 어떻네만 연이어 검색하고있다.
일!!!!!
일을 해야한다는 강박관념은 머리속에 남아있지만...
쉽게 인터넷 세상을 떠나기가 힘들다.
'당신은 집이 싫어?'
와이프가 언젠가 내게 흘기는 눈초리로 물어본 말.
과연 나는 집이 싫은가?
.
초등학교 때 어느날 -아마 일요일이었던거 같다.
어머니가 시골에 무슨 일인가로 가시게 되고, 집에는 나와 동생들 그리고 아버지만 있게 되었다.
각자 자기 방에서 꼼짝않고 TV소리도 들리지 않던 적막한 집안...
아버지조차 그 적막함을 이기긴 힘드셨나보다.
"우리 낙성대나 갖다 올까?"
아버지의 말씀에 단 한번도 거스른적 없었던 우리 남매는 서둘러 외출준비를 해야만했다.
낙성대...
집에서 걸어서 15분 거리에 있던 공원이다. 별로 볼 것도 놀 것도 없는 그저그런
조그만 공원...
아버지는 벌써 채비를 다하시고선 언제나 처럼 우리의 5m앞에서 앞장서 가셨다.
아버지의 뒷모습...
언제나 우리남매는 아버지의 뒷모습만 보면서 나들이를 했었다.
숫기가 없는 것인지...애교가 없는 것인지...
우리 남매는 아버지에게 한마디 말도 붙이질 못했다.
목이 말라도, 힘이 들어도...
그렇게 아버지의 뒤모습은 우리에겐 무언의 장벽이었고
우리는 그런 아버지의 모습에 무엇인지 모를 불안감을 느껴야했었다.
그렇게 나는 아버지를 아버지의 뒷모습을 혐오하면서 커오게 된 것이다.
나는 정말 따스하고 자상한 아버지가 되야겠다는 다짐과 함께...
언제나 늦은 야근과 밤샘작업으로 아이들에게 아버지의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나의 현실...
미국의 어느 광고가 생각이 난다.
아버지의 얼굴 대신 전화기를 그려놓았던 어느 아이의 그림이 메인 비쥬얼이었던
(아마 컴퓨터나 제록스 광고였던 것 같은...)
나도 우리 아이들에게 바로 그런 전화기같은 아버지이지 않을까,
아님 나의 아버지처럼 뒷모습만 보여주는 그런 아버지이지 않을까...
그 옛날 다짐과 함께 나의 아버지의 뒷모습이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