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결혼초에 겪었던 우울함이네요.
저는 원래 제가 먼저 연락해서 약속잡고 그랬어요. 모임도 주도하고, 각종 엠티며 야유회 계획도 주도적으로 추진했죠. 만나면 다 친구고... ㅎ. 그러다보니 주변에 친구 참 많아보인다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그. 런. 데. 정작 넓기는 엄청 넓은 인간관계가 그 깊이가 접시물 수준이라는걸 깨닫게 된게 결혼이었습니다. 결혼 직후까지도 연락 잘하고 지냈는데, 사는게 그렇게 쉽지가 않더라구요.
저는 전업주부라 집에 있었는데, 주변 사람들은 다 회사다니지요. (저는 결혼도 빨리했거든요^^) 신랑이 저녁에 퇴근하면 밖에 나가기도 눈치뵈고... 그나마 신랑은 주 야 근무를 바꿔하기에 신랑 밤샘 근무때 나가서 놀다 들어오곤 했지만, 그것도 한두번이지요...
다들 생활이 바빠지고 관계가 오래될수록 소원해지다보니 1년에 한번 얼굴 보기도 바빠지더군요. 게다가 제 성격이 불편한 사람하고는 앉아있기 힘들어서 그 사람이 나오는 정기모임에는 안갔어요. 그러다보니 보고싶은 사람은 일대일로 만나게되고.....
초기에는 다들 제 결혼생활을 신기해하면서 이것저것 물어봤지만, 이내 나이또래의 고민인 학점과 취업과 직장 스트레스로 화제를 옮기니 저는 말벙어리가 되었네요. 그러니 또 정기모임에 불참... ㅋ.
정말이지 매일밤을 술을 마시며 우울해하기도 했어요.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제가 연락을 한창하며 활발히 지낼때는 몰랐는데, 연락을 안했더니 아무도 연락이 없더라... 아, 나만 좋다고 쫓아다닌건가보다... 그런 여러가지 잡다한 생각들....
글쓴 님도 전업주부시지요? 아직 집안일이 손에 익지않아 별로 하는것도 없고, 집에 혼자 있으려니 우울하고, 맨날 고민하는건 신랑 밥 걱정뿐이고... ㅎ. 저는 그랬어요. 그러다보니 더 우울했고, 제가 혼자라는 사실이 이해가 안갔답니다....
그런데요, 뒤늦게 떠올라 연락했더니 다들 반가워해요. 그동안 결혼생활 너무 바쁘고 힘들어 연락도 잊었다 하면 다들 이해해줘요. 저는 그렇게 결혼식때 보고 난 사람들을 1년만에 다시 보기도 했어요.
집들이, 그거요. 한명 불러다 둘이 원없이 수다떨면 어때요? 꼭 신랑, 신부 끼워서 구색맞춰 한상 크게 차려놔야 묘미인가요? 저는 한명, 두명씩 여러번 불러다 열심히 연습한 요리들 하나씩 해줬어요. 간단한 스파게티하나에도 친구들은 기절해 놀라 뒤집어지며 신기해하는데, 굳이 고생해가며 이것저것 차려야 즐거움인가요?
그리고 저는 한동안 문화센터 다니면서 그 외로움을 떨쳐냈어요. 다들 저보다 띠동갑 이상인 아줌마들이었지만, 일주일에 한번만나 밥먹고 수다떨었어요. 한달에 한번씩은 답사 가는 프로그램이어서 다들 즐겁게 놀러다니기도 했구요. 이것저것 정보 듣는것도 꽤 되었답니다.
여기 게시판 들락날락 거리면서 답글 쓰는 즐거움으로 몇달을 보내기도 했었고, 요리 사이트에 미쳐서 낮동안 내내 별 시덥잖은 반찬 만들어놓고도 혼자 깔깔 댔답니다.
그때 제게 큰 도움을 준게 먼저 시집간 시누였는데요, 그런 이야기를 하더라구요. 자기 친구는 조리원에서 만난 친구가 베스트프렌드래요. 그래봐야 만난지 2년밖에 안되었는데도 서로 비슷한 시기에 애를 낳아서 그런가 공통 화제가 많다고 하더라구요.
님. "친구"의 의미는 변하지 않지만, 그래도 그때마다 어울리는 사람은 달라지기 마련이예요. 초등학교때 항상 같이 고무줄 하던 친구와 중학교에서도 매일 어울리는건 아니잖아요. 그 친구랑 대학도 같이 다니는게 당연하다 생각하세요? 직장 옮길때마다 함께 점심먹는 사람들이 바뀌는건 당연한거 아니겠어요?
지금은 초기라 적응 안되고 어려워서 그렇겠지만, 하나둘 나만의 취미를 기르다보면 그땐 또 혼자있는 시간이 즐겁답니다. 저는 한동안은 책사서 집에서 읽고, 서점가 시간보내고, 마트에 아이쇼핑을 3시간씩 다녀오기도 했었답니다.
그리고 친구가 없으면 어때요? 곧 아기 가지실 거잖아요. 제 친구 언니는 타지에서 친구하나 없었지만 뱃속의 아기와 대화하고 생각을 나누느라 시간가는 줄도 몰랐다 하더라구요.
우울해 마세요. 여기있는 모든 분들이 친구되어드릴께요.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