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히 해야할 일 끝내놓고 나니 시간이 나고..
문득 1년 전 이 계절에 보낸 사람이 생각나서 잠시 넋두리 하고 싶네요..
누구나 잊지 못할 사랑 한번쯤은 있죠...
2004년 봄.. 모임을 통해서 알게된 그 사람.
슬그머니 마음을 표시하던 그사람에게..
외모, 직업, 성격 어느것 하나 나랑 전혀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라 생각하며..
냉정하게 거절했으나..
변함없이 그 자리에 있어주는 그를 보며 사람을 좋아하는게 이렇게 서서히 스며드는 구나..
할 정도로 어느새 좋아하는 마음이 커져버렸죠.
그리고 2004년 여름부터... 작년 헤어지기 전까지..
500일정도 만났어요. 그런데 사실 처음부터 헤어짐을 예상하며 시작된 연애긴 했어요.
그 사람과 저는 여러 가지 환경에 있어서 차이가 너무 많이 났거든요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일을 그만두고..
6개월 가량 계속된 그 사람의 백수생활.. 너무나 가난한 그...
돈이 없어 만나자는 소리조차 못하던 그..
그래도 항상 웃음을 잃지 않고 서로 위해주고 이쁘게 사랑했어요.
그에 비하면 저는 대학원 공부까지 시켜주시며 .. 돈벌기보다는 자기 발전에 힘쓰시라는 두 부모님 아래에서 지금까지 돈걱정 없이 자라왔거든요.
그래도 사랑하는 마음으로 부모님께 말도 못한채 오랫동안 만나왔죠.
하지만 여러가지 말못할 상황들이 계속되다 보니..저도 점점 지치고.. 이별을 할 때가 왔나보다..
그러다가도 그 사람 없이는 안될꺼 같아 헤어지지도 못하구..
그 사람도 제가 어느순간 변하기 시작한걸 눈치챘는지
정말 잘해주기 시작하더라구요.
그 사람 작년 겨울에 취직했어요. 저는 그 때 그 사람이 기뻐하는걸 같이 기뻐해주며
이제는 이 사람 놓아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12월 30일.. 우리 500일 되던날.. 그 사람 첫월급턱 쏜다고 근사한 저녁식사하고.. 연극공연보고.. 그다지 비싼건 아니지만 이쁜 은목걸이 선물로 받고.. 저는 행복하기 보다는 불편하다는 생각만 들던 데이트를 끝내고..
삼일동안 연락을 하지 않다가.... 메신저로 헤어지자 했네요..
그 사람 붙잡지도 않네요. 아주 냉정하네요.
그 뒤로 연락이 없던 그 사람 술먹고 한번씩 연락왔어요..
내가 자기를 떠날 줄 예상하고 있었다고. 그래서 잡을수도 없었다고...
이따금씩 술만먹으면 전화가 오던 그..
제가 10월달부터 새로운 사랑을 시작했거든요....
그걸 알았는지.. 아니면 타이밍이 그렇게 절묘했는지...
그 이후로는 전혀 연락도 없네요..
지금 내옆에 이 사람 직업도 좋고.. 무엇보다 저희 부모님이 매우 좋아하십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저를 무척 아껴줍니다.
이 사람하고 있으면 편안합니다.
하지만 작년에 마음 아프게 보낸 그 사람에 대한 기억은..
정말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을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