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이혼한 남편과 사는 여자(3)

이혼녀 |2003.04.05 13:49
조회 2,905 |추천 0

2001년 3월 31일 이혼을 했다

서울에 있는 법원에서 했는데 나는 지방에 살고 있다

근데

2번째 이혼이었다, 같은 남편과,

 

둘째 아이를 낳고 6개여월만에 처음 이혼을 했다

웃기게 그날이 결혼기념일인 4월 3일

지금도 남편은 첫 이혼일이 결혼기념일인줄 모른다.

첫번째 이혼의 사유는 외도.

 

난 키가 큰편이다.

처녀때는 이쁘지는 않았지만 밉상은 아니었고

결혼을 하고 애를 낳으니 몸이 조금 불어서 누가 봐도 부잣집 맏며느리감이었다

시집네 동네사람들도 눈까정 작은 내가 인사를 하면 어느 어른이든지 잘 받아주셨고

애들 할머니가 제일 싫어하는 말이 "아휴 이집 며느리 좋네! 인상도 좋고 성격도 시원시원하고!"

누군가 애들 할머니한테 이런말을 하면 그날 앓아 눕는다.

그소리 듣기 싫어서.

남편은 시집에서 제일 키가 크다 그렇다고 다른 남자들보다 큰 것두 아니고 중키다

나하고 남편과는 키 차이가 없다

남편이 제일 싫어하는 체형이 키 작고 뚱뚱한 여자. 왜   시집네 식구들은 애들 큰아빠까정

모두 내 가슴께 밖에 오지 않는다.

내키?171

 

근데 이인간이 외도를 했네

처음에는 몰랐다

결혼해서 아들도 낳았고-사실 첫 손주였다, 내아들이-사업도 조금씩 나아져가고 있었고-IMF때인데두

원래 늦게 다니기 때문에 그러려니 했는데

아침에 들어와선 말한마디 하지 않고 쉬다가 다시 나가기도 하고

술도 별루 마시지도 않고 새벽에 들어오기도 하고.

편했다

연애때 의처증기질까지 있던 사람이라서 차라리 좋았다

말도 나긋하고 해주고.

근데 어느날 여상을 나온 내게 학교의 구기종목을 묻고는 아니라고 하던데라고 했다

무슨 소리

우리학교 간부까지 한 내가 그걸 모른단 말인가?

누구한테 들었냐고 하니까 술집에서 아가씨들한테 들었다고 한다

그럴수 있겠지

 

일요일 아침에 들어오는 남편과 출산후 심하게 우울증을 앓는 내가 심하게 말다툼을 했고

몸조리가 채 한달도 되지않은 때-제왕절개까정 했는데-집을 뛰쳐나오게 됐다

츄리닝바지에 가디건 천원짜리 두어개와 동전 두어개

무작정 걸었고 슬펐다

아니 살기 싫었다

여자가 있는 것 같긴 하지만 난 절대 내눈과 내 귀로 보고 듣기전에는 믿지 않는다

혹 술에 취해 늦을때 회사친구들이 다른 아가씨와 같이 여관에 갔다고 해도 웃으며

대답했고 오늘 끝내주면 내일 나한테 팁 받아가라고 하세요라고 말할 만큼 여유도 있었다

그건 자신이 있어서가 아니라 생각하기 싫어서였다

그런데 정신을 팔면 나를 조금 편하게 해주니까

소주 몇 병을 사들고

바닷가에서 음료수와 섞어 천천히 마시고 물로 들어갔다가 낚시꾼들이 이상하게 생각해서

구하는 바람에 죽지도 못했다

밤 늦게 이야기를 들은 언니가 남편과 심하게 싸웠고 들어온 나를

하루동안 꼼짝없이 아이둘을 봐온 남편은 조금 누그러져 미역국도 끊여주고 며칠을 몸조리해줬다

 

그러구 얼마후 남편이 심하게 아프던 어느날

신경이 있는데로 곤두서서 아이를 한번도 땅에 내려놓지 못할 만큼 싸늘한 집안분위기를 만들어놓고

삐삐를 진동으로 해두곤 몰래몰래 확인하는게 이상해서

공중전화를 알만한 비밀번호를 몇번 갖다대서 음성메세지를 들으니 기암을 하겠다

"자기, 나 XX덴 왜 연락이 안돼? 보고싶어 아프다더니 얼마나 아픈거야? 걱정돼 죽겠네

사랑해. 전화 꼭 해"

......

무씬 소설도 아니고 드라마도 아니고

앞이 까맸다

몇번을 들었다

5년이나 지났는데 아직도 그 음성이나 내용을 잊지않을만큼 내 가슴에는 응어리가 있다

모르는 척 하고 수발을 했다

그 다음날도

그 다음날  회사도 못 갈만큼 아프더니 저녁에 볼일 있다고 나간다

나가고 난 뒤 삐삐음성을 확인하니 시내에서 만나기로 한 것였다

 

나중에 삐삐의 수신번호를 조회해서-그땐 대부분이 삐삐를 가지고 있었다, 요즈음처럼 핸폰이 많이

퍼져있지 않을때였다-그번호를 가지고 전화국에서 전화세가 밀린 것처럼 하면서 직원의 컴퓨터와

전화세 명세를 같이 받아 주소를 확인해서 집을 찾아갔다

그리고 항시 호출기를 확인하고 만나고 오는 날 저녁에 여자를 잡았다(?)

나이는 나보다 서너살 많고 돈도 좀 있고 애들도 있고 물론 남편도 있고

키도 나보다 작고.

자존심도 심하게 상하고 기분이 나쁜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더러웠다. 년놈이.

아이까지 들쳐 업고 좋은말 할때 따라오라고 하고

간통으로 고소한다고 으름장을 놨다

그여자는 더군다나 학교의 선배였다

내가 남편을 그만큼 사랑하지 않으니 머리채를 잡을 일은 없었다

조용히 얘기했다

니가 데리고 살아라.

내가 나이가 어리지만 같은 남자와 같이 잔 사람중에 내가 빠르니 형님뻘이 되지않겠냐고

그럴필요없다고 했다  단란주점에서 부킹해서 몇번 만나서 술 마신것 밖에 없다고 한다

내가 지 애들 한테 전화해서 다 알아봤는데도 거짓말이다

새끼들을 셋이나 두고 미장원간다고 저녁에 나가서 새벽에 들어오는 것이 술만 마신거니냐고

오늘 배나간 네 남편이 와있으니 담판을 짓자고 했더니 그 귀한 핸폰으로 전화를 해서

내남편더러 마누라 데려가란다.

집엘 택시타고 갔다

침울하게 분위기 잡고 있다 어떻게 알았냐고 물었다

병신.  눈치없는게 인간이냐고 그렇게 구박주더니..

난 확실한 증거 없으면 절대 까발리지 않는다. 그여자의 이름과 주소 전화번호까지 아는 내게

만난 일이면 몇 가지를 늘어놓으며 절대 만나지 않겠다고 한다

난 그러지 말라고 했다

좋으면 그여자하고 살라고

대신 나와 이혼하자고

그때까지 화를 내면 구석에 몰린 생쥐처럼 찍소리 못하던 나는 차근하고 분명하게 얘기했다

내허락을 맞고 만난 것이 아니니 내허락 맞고 헤어지는게 우습지 않냐고

그건 너희 둘 일이니까 그냥 알아서 하고 나가라고

능력있는 니가 나가서 새둥지 틀고 살고 이혼 해달라고

애들 양육비도 주고 아빠로서의 자존심도 세우주겠지만 더이상 나의 남편노릇은 하지 말라고 했다

그래서 6주년결혼 기념일에 이혼을 했다

 

금요일  밤마다 하는 드라마처럼 인자한 판사도 없었고-물론 합의이혼이라서 그렇겠지만-변호사나

상담사도 없었다

법원에서 만나 서류를 접수시키니까 오후에 오란다.

안나올줄 알았나부지

몇년을 집에서 애만 키우면 몸은 늘었고 능력은 없어 보이고 설마 했겠지 니가 뭐 먹고 살래?하며

정해진 시간에 차가운 나무의자에 많은 남자와 여자들이 싸움개들처럼 으르렁거리는 눈빛으로

서로를 쏘아보다가 판사가 부르면 앞으로 간다

본인들 맞습니까

합의했습니까

애들은 엄마가 키우기로 했습니까

한달내에 구청에 신고하면 남남이 됩니다

 

서류를 한장씩 나누어 준다

무슨무슨 법원에서 무슨 판사가 인정한 법률문서인 합의 이혼서

이것만 구청에 내면

그동안의 연애시절과 그동안의 수많은 싸움 그동안의 사랑했던 그 모든 밤들과 이야기들

그 모든 것들이 심지어 자식들마저 처량한 신세가 된다.

 

뒤도 돌아보지 않고 나왔다

차를 가지고 와서 몇번을 부르기에 모르는 척했고 집에다 전화해서-엄마랑 언니랑 사건을 알게되었고 애들을 보고 있었다-끝났다고 삐삐번호 바꿀 꺼라고 얘기하고 바꾸고 바닷가에서 소주한병사서 마시고

엉엉 울었다.

추천수0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