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미야. 아빠다.
밥 잘먹고 잠도 잘 자고 있겠지?
아미 너가 꼭 이 편지를 볼것 같아서 아빠가 오늘은 너에게 편지를 쓰기로했다.
아미야, 너가 우리 딸이되어 같이 살게된 것이 벌써 10년이 다 되었구나.
세월은 참 빠르기도하다. 그지.
근데 이 나쁜 기집애야, 너를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잃어버리고 난뒤부터 오늘까지 일주일 동안 엄마 아빠는
거의 밥도 먹지 못하고, 잠도 제데로 자지 못했고, 너를 찾아서 애간장을 태우면서 이렇게 너를 찾아 헤메고
있는 것을 너가 아는지 모르겠다. 정말로 나쁜 기집애,-
그날부터 오늘까지 엄마 아빠가 흘린 눈물이 얼마 만큼 되는지 너가 알기나 하겠니?
너와 연관된 장소, 너와 연관된 자리, 너와 연관된 행위, 너와 연관된 생각이 있는 곳에선 언제나 눈물은 자동 이란다.
가슴이 미어지는 우리 가족들 고통의 크기를 너는 아마 모를거야.
너의 자리가 우리 가족들 가슴 속에서 이렇게 큰 것일줄은 미쳐 몰랐었구나 .
아미야, 너가 앞을 보지 못하는 장애아 이기 때문에 엄마 아빠는 더 가슴이 찢어 진단다.
너가 건강하고 씩씩한 아이 였으면 어쩜 이렇게 안타깝게 애타게 찾아 나서지 않았을 지도 몰라.
왈가닥이 또또 , 털보 슈나우저도 너 스트레스 받을까봐 오로지 너만을 위해서 미련없이 엄마가 남에게 주어 버린 사실을 너가 너무 잘 알고 있지 않니? 아미야
아미야 너의 눈을 고쳐볼려고 엄마 아빠가 서울 대학 병원에 3 개월이나 다니면서 애를 썼던것, 너도 기억 하겠지?
집에서만도 일곱가지 약을 매 30분 마다 시간표 데로 시간 맞춰서 넣어면서, 너의 눈을 치료 해야했던 엄마의 정성도 너는 아마 잘 알고 있을거야. 안타깝게 그런 노력 들도 빛을 보지 못하고, 결국 너는 실명을 하고 말았지만......
그러나 아미야, 너는 워낙 영리 했기 때문에 최근 우리가 같이 생활 하는덴 별 지장이 없었지 않았니 그치?
오빠들 방, 거실 ,부엌, 베란다, 화장실 다 구분해서 잘도 찾아 다녔고, 응가 할때엔 옥상에도 곧잘 올라가곤 했었지 .
외출할땐 아빠 잠바 속에만 있으면 만사 오케이 였으니까, 그래서 눈은 안보이면서도 넌 외출 하는걸 제일로 좋아 했었지. 얌체 같은 기집애......
아미야 최근엔 우리 참 많은 곳을 헤집고 다녔었다 그지? 전국 방방곡곡 제주도 까지 너가 안가본데가 어디에 있니?
근데 아빠는 이젠 아무데도 갈수가 없단다. 가는데 마다 너의 흔적들 때문에 너 없이는 괴로워서 차마 갈수가 없다.
그렇게 자주 가던 하림각도, 횡성 숯가마도 너 없이는 이제 가기가 싫구나. 근데 아빠의 큰 걱정거리는 엄마가 그렇게 좋아하던 석모도, 보문사를 이젠 더 이상 갈수가 없을것 같다는 것이야.
외포리 선착장 입구에 들어 서기만 하면 너는 어느새 귀신같이 알아 차리고 빨리 배를 타고 갈매기들 밥 주러 가자고 난리를 피우곤 했었지. 아빠가 갈매기 떼들에 새우깡 밥을 던져 주면 아빠 품에 안긴 너가 제일로 신나하며 좋아 했었지않니...
가슴이 미어지는 고통은 집안 곳곳에도 지천으로 늘려 있다.
아빠가 작은오빠 방에서 밤 늦도록 컴퓨터를 하고 있을땐 안방에서 엄마가, 아미야, 엄마랑 먼저 자자고 그렇게 애원하고 불러도 들은척도 하지않고 끝까지 고집스럽게 아빠 발밑을 지키고 앉았다가, 컴퓨터 끄는 소리가 날라치면 번개같이 일어나면서 꼬리를 흔들며 깡충깡충 좋아 하던 너.
늦은밤 안방으로 건너 가서 아빠 팔을 베고서야 비로소 편안하게 잠자리에 들던 너 아니였니? 또 아빠가 잠이 들고난 연후에라야 살그머니 아빠 팔을 빠져나가서는 아빠 발치아래에 한자락 이불을 깔고 곤히 잠이 들던 너였지.
아미야 아빠는 알고 있단다. 그것이 아빠를위한 너의 배려 였다는것을....
아침에 눈을 뜰때마다 발치에 너가 없는것을 느끼는순간에는 참으로 견디기 힘든 괴로움이 밀물처럼 밀어 닥친다.
아빠도 새벽에 기도하러 거실로 나올땐, 너를 배려해서 너의 잠을 깨우지 않을려고 얼마나 조심스럽게 살그머니 빠져 나오곤 했는지 아니? 근데 너는 어느새 육감으로 알아 차리고 거실로 따라 나와서는 아빠의 기도방석에 비집고 올라와서 자리를 잡곤 했지.
아빠의 경 읽는 소리와 목탁소리를 들어면서 너는 세상 에서 제일 행복한 표정으로 금방 코를 골곤 했었지...
오늘 새벽에도 아빠는 우리 아미를 찾게 해달라고 관세음 보살님게 간절히 간절히 기도를 했다. 그런데 관세음 정근을 하면서 관세음 보살을 쉴세없이 불러야 하는데도 목이 너무 메이고 눈물이 앞을 가려서 도저히 관세음 보살을 불를수가 없었다.
그것은 내 기도 방석 옆에 너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란다.
아미야, 너는 지금 아마 아빠 보다도 더 반야심경, 다라니에 달달달 도사가 됬을거다. 그지? 일년여전,
아빠에게 찾아온 급작스런 실직.- 그 충격과 분노를 삭힐려고 허구헌날 집 옥상을 배회하며 반야심경, 대다라니를 독송할때는 그소리를 들어며 아빠 품속에서 너는 곤히 잠이들곤 했지.....관자재보살님 처럼 반야 바라밀다에 의지해서 일체의 고통바다를 건너라고 너가 얼마나 이 아빠에게 속삭여 주었니?
행심반야바라밀다시 조견오온개공 도 일체고액..... 도 일체고액......도 일체고액......도 일체고액.
아미야 지금 아빠는 정말 너가 너무너무 보고싶단다.
언제나 아빠하고는 단 1m 도 떨어져 있기를 거부했던 너.
장난삼아 아빠가 널 놀릴려고 벽 구석에 숨기라도 하면 금방 세상에서 제일 불안한 눈으로 고개를 쳐들고 목을 휘 저어면서 아빠 냄새를 찾아서 낑낑대며 이방 저방을 분주히 찾아 헤메다가 결국 아빠냄새를 찾아 내고서는 까무러 칠듯이 좋아하며 안도의 숨을 내 쉬곤 하던 너..... 아빠가 그런 장난을 칠때마다 엄마는 심한 신경질을 내면서 아빠를 핀잔 하곤 했지......
아미야 미안하다 보이지 않는 너의 눈의 장애를 아빠의 장난거리로 삼았던 일들을 진심으로 사과한다.
너를 찾으면 그런 못된 장난은 다시는 치지 않을 것을 약속하마.
연전에 아빠가 뇌졸중으로 쓰러져 사경을 헤메면서 수개월을 병원에서 중태일적에도 너는 아빠와 떨어져 있기를 거부했다고 했지...오직 현관 앞에만 쭈그리고 앉아 며칠을 잠도 자지않고 먹지도 않고 오직 아빠만 찾으면서 울부짖더라고 들었다. 결국 하는수없이 큰오빠가 병실에 데리고 와서 아빠 냄새를 맡게해준 다음에야 안심하고 차에서 밥먹고 곤히 잠이 들었다고 했지...
너를 잃어 버리고 난후 나를 제일로 괴롭히는건, 바로 이것이다. 아미야, 갑자기 너의주변에서 식구들의 모습은 사라져 버렸고 아닌 밤중에 홍두께 처럼 낯선 사람들 틈에서 어찌된 영문인지도 모르는체, 먹지도 않고, 보이지도 않는 눈을 껌뻑이며, 아빠 냄새를 찾아낼려고 왼종일을 고개를 쳐들고 목을 휘젖고 다닐것을 생각하면 아빠는 눈물이 나서 도저히 견딜수가 없단다.
그렇지만 아미야 힘내고 이를 악물고 견뎌 내야한다 . 아빠가 너를 찾으러 간다. 아빠는 너를 꼭 찾아 내고야 말거야.
먹어야한다. 그리고 잠도 꼭 자야한다. 그리고 너를 데리고간 아저씨들 말도 잘 들어야한다. 아빠가 갈때까지 기다려다오. 아미야. 아빠는 너를 잃어 버렸던 자리, 고속도로 휴게소에 너의 사진을 실어 걸어놓은 프랑카드를 지키러 또 출발을 한다. 건강 해야한다. 아미야
그럼 만날때까지 안녕............. 아빠가.....
018-271-0476.......016-476-2805
(심한 백내장으로 앞을 보지 못하는 불쌍한 흰색 마르티스 입니다. 보신분 연락 주시면 후사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