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결혼한지 4주째 접어드는 새댁입니다. ^^
어제가 1월의 마지막이었지요.
신랑이 친구들을 만나 술 한잔 하고 온다고 하더라구요.
몇시에 들어올꺼냐 했더니 2시랍니다 ㅡㅡ;
12시 30분에 들어와! 했더니 봐달라네요. 결혼하고 처음 모이는거라고요.
그래서 배팅했지요. ^^
"12시 30분 넘으면 10분에 만원!" 했더니
"어? 그럼 1시 10분에 2만원" 을 외치더군요. 잠시 헷갈렸나봐요. ㅋㅋ
좋다고 외칠 찰라 "수정!!! 1시 10분에 1만원~ " 하길래
"됐어! 1시 10분에 2만원 하자." 해서.
어렵게 어렵게 시간을 받아내곤 전화를 끊었어요.
즐겁게 놀고 조금 늦으면 저도 벌금 받고.뭐 괜찮지 않겠어요.?
그래서 1시까진 전화도 걸지않고 저도 편하게 기다렸는데.
1시가 넘어도 안 들어오는거예요. 그래서 핸폰을 걸었죠.
"10분에 2만원이 무섭지 않나보네?" 했더니 이미 많이 취했더군요.
그래도 1시 조금 넘겨서 들어올줄 알았는데.
1시 30분. 들어오지 않는겁니다. 슬슬 화가 나는거예요.
오기만 해봐라 문 안 열어줄꺼다! 맘 먹고 시계를 노려보는데.
2시에 문을 두드리더군요. 한 20분 안 열어줄 생각이었습니다.
20분....
...........
...........
시계를 보니.
4시 20분 ㅠ.ㅠ
침대에 앉아있다가 뒤로 살짝 누웠는데 그대로 잠들었던 모양입니다.
놀란 맘에 핸드폰을 걸었더니 현관문 밖에서 울리는 벨소리. ㅠ.ㅠ
급히 문을 열어 밖을 보니 차가운 복도에 주저앉아 있는거예요.
두시부터... 4시 20분까지. 그대로... ㅠ.ㅠ
"오빠~! 들어와~" 조심스레 말을 붙이니 고개를 드는데
이미 정신은 어디 가시고. 멍~~~~~ ㅡ,.ㅡ;;;
그래도 화난 척은 해야겠기에. "들어와! 안 들어오면 문 닫는다" 했더니.
일어서는데 이미 다리도 풀리고 저리고 하여간 절뚝이며 들어서는거예요. ㅠ.ㅠ
그러더니 작은방으로 쑥 들어가버리더군요.
화가 많이 났구나. 싶어.
신랑 후배의 여자친구에게 문자를 보냈습니다.
(많이 친하거든요. 이날도 저랑 같이 시간 때워줬구요.)
-큰일났다. 문 잠깐 안 열어준다는게 밤새 얼렸다 ㅠ.ㅠ 어떡하지?-
새벽이라 물론 답은 없더군요. ㅠ.ㅠ
조용하길래 들어갔더니 그대로 누워 잠이 들었더라구요.
입던 옷 그대로.
얼굴을 보니 입술도 새파랗고 얼굴도 엉망이고.
손도 꽁꽁 발도 꽁꽁. ㅠ.ㅠ
화도 안나고 이 기막힌 상황에 웃음밖에...ㅋㅋ
보일러 올리고 이불을 덮어주고 나왔지요.
결국 밤새 오바이트 하시고. 끙끙 앓고.
얼마나 미안한지 아침에 시원한 김치국을 끓여 내놨는데 몇 수저 못 뜨더라구요.
그래도..
늦은거니까.
미안하고 웃긴거 참고 물었습니다.
술을 얼마나 먹은거냐? 몇시에 들어온줄 아냐? 했더니.
집 앞에서 내린건 기억이 난데요. 근데 몇시에 들어왔냐고 되려 묻더군요.
아!!!! 잘됐다. 이때 기선을 잡아야겠다 싶어.
"현관문에서!! 집에 들어온건 4시 20분이다!" 했지요. ^^;;
당황하더군요. 다시 물었죠. "정말 기억이 안나?" 했더니.
모르겠답니다. 문도 두드린거 같은데...
나름 다양하게 화를 내는 척! 하고
잠깐 나갔다 들어왔더니.
신랑이 늦게와서 미안하다고 사과를 하더군요.
그러면서....."근데.. 나 두시에 들어온거 맞지? 자기가 문 안열어줘서 나 얼은거지?"
.................................................연락을 받았더군요. ㅋㅋ
문자를 보내놨더니 연결 연결 되어서.
"형~ 안 죽었어요?" 등등의 연락을 받은...
그때서야 기억이 난 모양입니다.
화를 내진 않더라구요. 늦은건 늦은거니까. ^^;;
다만 너무 아파했습니다. 다리에 쥐가 나서 하루종일 절룩거리고.
계속 오바이트 해서 속도 안 좋고.
어깨도 아프고. 여튼 온몸이 다 쑤시다고.
그러면서 하는 말.
"난 1시 50분에 왔을꺼야! 아니 한 40분? 자기가 잠들어서 문 안 열어줘서 늦은거잖아~"
"웃기지 마삼! 2시까진 제정신이었어!!! 12만원 내놔!"
아직 돈은 못 받았으나.
이번엔 그냥 봐줄까 해요.
저도 지은 죄가 있으니까요. ㅋㅋ
문 열고 신랑이 고개를 들었을 때의 그 멍한 표정..
콧물도 좀 흘렸던거 같구요.. 여튼. 그거만 생각하면 웃음이..
하마터면 진짜 위험할뻔햇지만..
한동안은 술 입에도 못 댈거 같답니다.
제가 옆에서 봐도 넘 넘 힘들어보였거든요. ^^;;
또 술 먹으면 잘꺼냐면서..
그럼 문 좀 다 잠그지 말라고.. 부탁하더만요.
그래서 "혼자 자는데 문 단속은 확실히 해야지! 알아서 해~" 하고 웃어줬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