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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소설 [나는 퇴마사다!] - 허락받지 못한 자 (1부)

원 일 |2007.02.02 11:23
조회 593 |추천 0

허락받지 못한 자(1부)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다.

벌써 8월이 한참이나 지났음에도

더위는 좀처럼 물러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지금 시간은 오후3시.

나는 시원한 에어컨 바람에 의지하며

오후 4시에 상담을 받으러 오겠다는 예약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 실례합니다. 여기가 환단..........”


-“ 네~ 맞습니다. 어서 들어오세요.”


30대 후반으로 보이는 한 남자가 조심스럽게 안으로 들어왔다.

나는 그에게 자리에 앉기를 권했지만

남자는 사무실 안을 두리번거리며 한참을 서성였다.

아마도 사무실 분위기가 익숙하지 않아서인 것 같았다.

 

잠시 후.........


“ 저........ 실례지만 여기서 뭐 물어보거나 하면 돈이 많이 드나요? ”


-“ 예?........ 돈이요?..........”


“ 제가 좀 형편이 어려워서..........”


-“ 하하하......... 알았으니까 일단 좀 자리에 앉으세요.”


“ 아~ 아닙니다! 혹시 비싸면 그냥 나가려고요.”


-“ 그냥 가신다고요?........

    물론 저희 연구원이 비용을 비싸게 받는 곳은 아니지만.........

    그래도 그렇게 금액이 궁금하셨으면

    애초에 예약하실 때 가격을 물어보시지 그러셨어요? ”


“ 예약이요?........ 전 예약 같은 건 안했는데..........”


-“ 예???.......... 어제 예약하셨던 김 병훈 씨가 아니세요? ”


“ 아닙니다. 저는 이 상일 이라고 합니다.”


-“ 허허........ 이거 죄송합니다.

    저는 어제 예약을 하고 찾아오신 분인 줄 알고 그만..........”


“ 아~ 그럼 여기는 예약을 하고 와야 하는 곳인가요? ”


-“ 예. 물론 그렇기는 한데.........

    일단 이렇게 들어오셨으니 앉아서 차나 한잔 하세요.”


남자는 조금 머뭇거리다가 슬며시 소파에 앉았다.

그리고 잠시 후 내가 차를 내 오자

감사하다는 인사말과 함께 차를 마시기 시작했다.


“ 죄송합니다만 질문 좀 드려도 괜찮을까요? ”


-“ 네. 괜찮다마다요. 궁금하신 게 있으시면 말씀 해 보세요.”


“ 저....... 혹시 귀신 때문에 사람이 아플 수도 있나요? ”


-“ 그럼요! 그럴 수도 있죠. 그런데 누가 아프신가요? ”


“ 제 동생이 좀.........”


-“ 어디가 어떻게 아프신데요? ”


“ 한 보름 전쯤인가.........

  동생이 새로 집을 사서 이사를 하고서는 집들이를 했어요.

  그리고 그날 밤부터 갑자가 고열이 시작되면서........

  지금 병원에 입원중인데 하루에도 몇 번씩

  열이 40도를 넘어가면서 온 몸에 심한 경련이 일어나고........

  그러다가 결국 엊그제부터는 의식이 없는 상태까지 왔습니다.”


-“ 의사들은 뭐라고 하나요? ”


“ 담당 의사가 그러는데 도무지 원인을 찾을 수가 없다고 하네요.”


-“ 그럼 불명열(不名熱)이겠군요.

    병원에서 이런저런 검사를 다 해봐도

    그 원인을 알 수 없는 열병을 불명열이라고 하죠.”


“ 예. 맞아요! 불명열이라고 그러더군요! ”


-“ 이사를 했다........

    그리고 집들이를 한 날부터 열병이 생겼다?.........

    그렇다면 혹시 령(靈)이..........”


순간 나는 그 열병의 원인을 짐작 할 수 있었다.


“ 령(靈)이라고 하시면......... 귀신 말씀인가요? ”


-“ 예. 그렇습니다. 귀신이요! ”


“ 그럼 이제 어떻게 해야 하나요? ”


-“ 일단 확실한 건 제가 직접 확인을 해 본 후에야

    말씀을 드릴 수 있습니다.

    우선 제가 그 동생 분을 만나 뵐 수 있을까요? ”


“ 예 그럼요! 지금 서울 ㅇㅇ병원에 입원중입니다.

  선생님이 가주신다고만 하시면 제가 당장 모시고 가겠습니다! ”


-“ 음....... 지금 당장은 곤란합니다.

    4시에 예약 손님이 오시거든요.

    그러니까......... 이따 한 6시쯤에 출발하죠.”


“ 예~ 잘 알겠습니다.

  그럼 제가 6시에 선생님을 모시러 다시 오겠습니다.”


남자는 내게 꾸벅 인사를 한 뒤 사무실을 나갔다.



- 서울 ㅇㅇ병원 -


워낙 큰 규모의 병원인지라

남자와 나는 주차장에서부터 한참을 걸어가서야

동생이 누워있는 중환자실에 도착을 했다.

그리고 중환자실 앞에서 남자의 제수씨로 보이는 한 여자가

나와 남자를 반갑게 맞이했다.


“ 아주버니께서 고생이 많으시네요.

  요즘 우리 형일 씨 때문에 회사일도 제대로 못 보시고.........”


-“ 제수씨!

    당연히 제가 해야 할 일을 하는 건데 무슨 고생은 고생이에요.

    저 놈이 제수씨한테는 사랑하는 남편이고 애들 아빠지만

    제게도 하나밖에 없는 동생입니다.

    그러니 다신 그런 말씀 하지 마세요.”


“ 그나저나 아주버니! 이제 어쩌면 좋아요~~ 흐흑.........”


-“ 아니 제수씨 왜 그러세요?  무슨 일이라도 있었어요? ”


“ 아까 의사 선생님께서 하실 말씀이 있으니 좀 보자고 하시기에

  진료실로 내려갔더니만..........”


-“ 왜요? 뭐라고 그러던가요? ”


“ 마음에 준비를 하라고........

  아마 오늘 밤을 넘기기가 힘들 것 같다고 하네요.”


-“ 뭐라고요?

    그럼 우리 형일이가 당장에 죽기라도 한다는 거예요? ”


“ 이 모든 게 다 꿈이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정말 꿈이라면 빨리 이 악몽에서 깨어나고 싶다고요! ”


-“ 에이~ 아니겠지! 분명 뭔가 잘못된 걸 거예요.

    혹시 의사가 다른 사람하고 착각을 일으켰다던가........”


“ 저도 처음엔 그렇게 생각했었어요.

  절대 아닐 거라고 뭔가 잘못 된 거라고........”


-“ 그렇죠! 당연히 뭔가 잘못된 거예요! ”

 

“ 의사 선생님한테 또 물어보고 또 다시 확인해 보고........

  그렇잖아도 방금 전에 어머님께 연락 드렸어요.

  의사 선생님이 늦기 전에 가족들 부르라고.........

  흐흑..........”


-“ 그럼 정말 우리 형일이가 죽는단 말이에요?

    물론 열이 좀 심하긴 했지만.........

    그래도 엊그제까지 멀쩡했던 애잖아요? ”


“ 아주버니~~ 흐흑.........

  전 이제 어떻게 살아요?

  우리 애들은 불쌍해서 어쩌고........ 흐흑.........”


-“ 아니에요! 절대 아닐 겁니다!

    우리 형일이 이대로 보낼 순 없어요.

    살려 볼게요. 아니 꼭 살려낼게요.”



이미 의사들이 더 이상의 진료를 포기를 한 것 같았다.

나는 이런 상황에 처해진 것이 매우 부담스러웠다.

그리고 역시 내가 예상했던 것처럼

두 사람은 내게 매달려 애원을 하기 시작했다.



“ 선생님! 제발 제 동생 좀 살려주세요.”


-“ 우선 이따가 동생 분을 뵙고 나서.........”



“ 선생님! 우리 애들 아빠 좀 어떻게 살려주세요. 흐흑..........”


-“ 알겠습니다. 우선 남편 분을 뵙고 나서..........”



계속되는 애원과 눈물.........

나는 점점 더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잠시 후 면회가 가능한 시간이 되어

나는 두 사람의 뒤를 따라 중환자실 안으로 들어갔다.



“ 얘가 제 동생입니다. 아이고~~ 이 불쌍한 놈!

  드디어 제 집이 생겼다고 그렇게 좋아하더니만...........”


-“ 아직도 의식이 돌아오지 못한 상태군요.”


“ 예. 벌써 삼일 째 이러고 있습니다.

  그나저나 오늘밤을 넘기기가 힘들겠다니..........

  아이고~~~~ 이를 어쩌나. 우리 동생 불쌍해서 어쩌나........”


-“ 혹시 동생 분의 집이 여기서 멉니까? ”


“ 예. 조금........

  차로 한 시간 반 정도 걸립니다.

  그런데 집은 왜..........”


-“ 그럼 지금 당장 저랑 그리로 갑시다.

   시간이 얼마 없으니까 빨리 서둘러 출발해야 합니다! ”


“ 예. 알겠습니다.

  그럼 제수씨는 여기서 어머님을 기다리고 계세요. 

  제가 선생님 모시고 다녀올게요.”


-“ 아차! 우선 제 연구원부터 가야겠군요.

    연구원에서 몇 가지 챙겨가야 할 것들이 있어요.

    이런....... 이거 시간이 될까 모르겠네.

    자 어서 서둘러요. 빨리요!!! ”



나는 남자와 함께 서둘러 연구원으로 향했다.

그리고 몇 가지 필요한 것 들을 챙긴 후

다시 동생의 새로 산 집을 향해 병원을 나섰다.

어찌된 영문인지도 모른 채 운전을 하고 있는 남자는

연신 고개를 돌려 내 표정을 살피고 있었다.  


“ 선생님 무슨 방법이라도 있는 건가요? ”


-“ 일단 집으로 갑시다!

    일단 가서 확인을 해 보면 답이 나올 겁니다.”


“ 답이라고요?........”


-“ 예. 답이요!

    확인결과가 지금 제 예상과 딱 맞는다면 동생 분은 사는 거고

    아니면 저도 더 이상은 어찌할 도리가 없습니다.”


“ 선생님! 돈은 얼마가 들어도 좋으니까 우리 동생 좀 꼭 살려주세요.”


-“ 허허허.........

    아까 낮에는 형편이 어렵다면서

    비용이 많이 들면 그냥 나가겠다고 하지 않으셨나요?

    그런데 이제는 돈이 얼마가 들던지 상관없다고요? ”


“ 예 맞습니다. 제가 형편이 나쁜 것도 사실이고요.

  하지만 죽어가는 동생을 그냥 보고만 있을 수는 없지 않습니까?

  어떻게 빚을 내서라도 사람은 살리고 봐야죠! ”


-“ 그러게요....... 일단 사람은 살리고 봐야죠.



우리는 더 이상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입을 꾹 다문 채

동생이 새로 이사를 한 집으로 향했다.


그리고 한 시간이 조금 지나

차는 어느 한적한 지역의 작은 주택단지 안으로 들어갔다.


“ 여깁니다!

  여기가 이번에 우리 동생이 사서 이사를 온 집이에요.”


-“ 그럼 어서 안으로 들어갑시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어요! ”



우리는 차에서 내린 뒤 집 안으로 서둘러 걸음을 옮겼다.


역시 내 예상대로 집 대문 앞에서부터 느껴지는 강한 기운은

나를 점점 더 긴장하게 만들었다.


‘ 역시 강한 기운이군!  그렇다면..........’


대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자 작은 마당이 눈에 들어왔다.

밤이라 잘 보이지는 않았지만 언 듯 보기에도

나무와 꽃들이 조화롭게 잘 꾸며진 정원이었다.

그리고 조금 더 안으로 걸어 들어가자 현관문이 모습을 드러냈다.


“ 저........ 잠깐만요! 먼저 건물 밖을 한번 둘러봐야겠습니다.”


나는 앞서 걸어가고 있던 남자를 불러 세웠다.

일단 건물 바깥쪽부터 한번 둘러보고 싶어서였다.


이번엔 걸어가는 순서가 바뀌어

내가 앞장을 섰고 남자가 내 뒤를 따랐다.


그리고 막 건물의 옆쪽으로 돌아설 때였다.

나는 내 몸을 휘감아 도는 강한 령(靈)의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


2부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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