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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지마.

눈물꽃 |2003.04.14 17:27
조회 661 |추천 0

고3내내 같은 반이었다.
워낙 왈가닥이 저와 그 녀석은 죽이 잘맞았었다. .
둘이 사귀냐? 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쥐고 패고 아웅다웅도 많이 했던 그 녀석과는
별의 별 일이 많았다.


녀석은 늘 한달치 차비를 아버지께 선불로 받아서
나에게 맡겨놓고쓰곤 하고(그걸 다 가지고 있으면 술퍼마시게 된다고)
교실에서 새우잠을 잘테면 꼭 내옆에와서 잠을 자곤 했다(덩치가 커서 자기가 감춰진다고;;)
세상을 일찍 떠난 엄마를 그리워해서 학부형 총회때 우리엄마를 보고
대뜸 "장모님"이라고 외치던 녀석.

 

 

그녀석 겉으로는 생양아치의 절정을 달리던 놈이지만,
누구보다도 꿈이 있고 계획이 있는 놈이란거 나는 다 알고 있었다.

실고생 3년, 그녀석 갑자기 말도 없이 취업을 나갔다.
그리고는 일한지 몇달 안돼 제법 되는 돈을 모았다고 나에게 자랑을 하더라.
그러던 그녀석이 갑자기 병원에 실려갔다.
폐가 안좋아져 죽기직전이었는데 겨우 살아났단다.
모아둔돈 다 썼다며 웃으며 말하는 그자식이 너무 슬퍼서 나 혼자 울었다.

그리고 녀석은 또 훌쩍 군대에 가버렸다.
공수부대에 지원했는데 떨어지고 해병대 하사관으로 들어갈거라며
꼭 면회오랜다-


그랬는데..그랬는데 녀석훈련소에 들어가서 몇주안돼
그 폐수술을 했던게 또 재발한거다
그러게 술좀 작작 퍼마시라고 난리를 떨며 안죽은게 다행이라고
헛소리나 해대고 그러는 나를 너는 그냥 웃으며 넘겨버리고.


4월에 훈련 마친다며 낳을 때까지 있어야 하다던 병원을 단 며칠만에 퇴원해버리고는
결국 훈련퇴소 2주전에 그녀석은 온몸이 만신창이가 되어 다시 병원에 입원해버렸다.
폐가 쪼그라들어 산소호흡기를 하루종일 꼽고 침대에 누워있어야 한다는 그녀석.


너를 많이 좋아하는 것 같아.
그러니까...그러니까....
제발 아프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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