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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촐한 추모문...

임혜리 |2007.03.05 03:31
조회 104 |추천 0

이름 : 오타쿠

저의 삶과 같은 오타쿠가 사망했습니다...

부디 기도해주시고 명복 빌어주세요..너무나 고통스럽군요

저는 약 2주 전 명동에서 아가토끼를 샀습니다... 너무나 개구지고 귀여운 아가였어요

저렇게 잘 놀고 잘 먹으며 항상 뒷다리를 껑충껑충 튀기며 잘도 걸어다녔습니다......

하지만 이제 이세상 사람이 아닌 오타쿠..

생전에 말 한 마디 해보지 못하고 안타깝게 떠난 것이 너무도 분통하고 참담합니다

눈물이 마르지가 않아요

저는 살인자나 다름이 없어요

요즘 계속 살이 쪘는데도 개의치않고 돼지처럼 냉장고를 하루에 몇 번씩 열고 닫으며

식충이처럼 뭔가를 마구마구 먹어댔습니다.. 하지만 오타쿠를 어제 오후부터

지금 이시각까지 물과 배춧잎 한 장을 안줬어요...뭔가에 홀렸는지

까먹었습니다........ 정말 죽고싶군요

자기는 입에 계속 달고 살면서 아가에게 식량을 안주고 너무 후회회고 제 자신이 미워요..

우리 오타쿠는 어쩐지 생전에 몇시간 전에... 제가 컴퓨터를 하고 있을 때예

저의 발을 마구마구 핥았습니다..

저는 밥 안준 걸 망각한 채 그냥 귀여워서 껴안아주고 철없이 그랬습니다.. 미쳤어요

오타쿠가 밥 달라고 절규하듯 핥았던 속도 몰랐던 거예요

저 어떡해요

그러고 오타쿠는 정말 사랑스러운 뢰빗 중에 뢰빗이였습니다..

사망 시각 추정..새벽 1시쯤.....

갑자기 밥 안 준 게 생각나서 배춧잎을 주러 갔습니다..

처음엔 슬프다기 보다 너무나 놀래서 말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웃으면서 어떡해......무서워....했습니다...미친 아이처럼

하지만 지금은 너무너무 오타쿠가 그립고 미안하고 보고 싶습니다

봉지에 들어있는 오타쿠 아직은 아무런 장례도 치르지 않아

볼 수는 있지만 차마...볼 수가 없습니다...

오타쿠는 제가 죽기 전까지 절대 잊지 못할 아이예요..

사랑하는 내아들 오타쿠야

하늘나라 가서 나에게 복수를 하던지..부디 씩씩하고 말할 수 있는 생명체로 다시 태어나

영혼만이라도 내옆에 따라다녀..

비가 추적추적 재수없게 내리는 이런 날 새벽에 너무도 외로운 길을

가야만 하는 오타쿠의 명복을 부디 빌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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