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스물다섯... 저보다 두살 어린 남자가 있습니다.
제 전남자친구죠.
우린 3년 전쯤 서로의 사랑이 되었습니다.
그땐 어리기도 했고, 둘다 처음해보는 사랑이라 정신을 차릴수 없었습니다.
한두번쯤 사랑하고 이별해봤다면 그러지 않았을꺼예요.
우린 자신의 미래를 다 걸고 사랑했습니다.
서로를 위해서라면 뭐든 했으니까요.
저는 학교가 서울이라 자취하면서 학교를 다니고 있었구요.
그 친구는 집과 학교 모두 부산이라 통학하고 있었습니다.
거리가 멀다보니 연애하기엔 많이 속상했습니다.
전화통화나 주말에 한번씩 만나는것만으로는 부족했죠.
저희는 부모님께 말씀드려 그친구는 군대가기 전 한 학기를 휴학하고 서울에서 저와 같이 지내게 됐습니다.
저는 학교를 다니고 그 친구는 조그만 아르바이트를 하며 동거를 시작했어요.
양쪽 부모님들께선 원래 아시는 사이였고 서로의 자식들까지 예뻐해주셔서 저희의 철없는 행동을 크게 나무라시진 않았습니다.
사실 부모님들께선 저희를 결혼까지 시킬 생각이셨고...
그렇게 한학기를 아웅다웅 사랑하면서 보냈습니다.
그리고 그해 겨울 저는 우리 사랑의 결실을 갖게 됐습니다.
때가 좀 이른감이 있어서 우선은 부모님들과 상의 했습니다.
부모님들과 할아버지할머니까지 모두 모이셔서 상의 했는데, 어차피 결혼할 사이니 낳으면 졸업할때까지 어머님께서 봐주시겠다고 했지만, 아직 직업도 없는 학생이고 해야할 일도 있고 어린나이라는 생각에 병원은 제가 가겠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우리 불쌍한 아가는 사진 몇장으로만 남았습니다.
그리고 그 친구는 신체상 큰 문제는 아니었지만 공익판정을 받은 상태라 그 다음 학기에 훈련소로 들어갔습니다.
근무지는 주소를 서울로 옮겨논 상태라 집 근처에서 근무할수 있구요.
이것 역시 양쪽 부모님들과 상의하고 결정한 일입니다.
그친구가 한달후 훈련소에서 나왔을때 쯤 저는 나름대로 바쁜 학교 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졸업도 가까왔고 시험 준비도 해야했고 이전 처럼 다 내버려 두고 사랑만 하진 않았습니다.
우리가 지난 1년 동안 사랑한 것 처럼 전 그친구에게 해주지 못했습니다.
이제 미래를 조금씩 계획해야 할때였으니까요.
정말 사랑했지만 표현은 조금 소흘해 졌던거 저도 인정합니다.
그런 제 모습에 섭섭해 했던걸까요?
답답해하며 친구들과 술마시는 일이 잦았고 짜증도 많아졌습니다.
이때라도 조금 더 신경써줬어야 했는데 제가 그러질 못했네요.
그친구는 제가 도서관에서 돌아오는 12시까지 아르바이트를 하게됐고, 서로 바빠져 대화를 나누기 힘들어졌습니다.
집에 들어오면 서로 피곤했고, 대화할 시간은 적었고, 서로의 힘든 얘기는 각자가 해결해야 했습니다.
이기적인 저는 저의 힘든 상황을 이해하고 얘기나눠 주지 못하는 그 친구가 미웠고, 그 친구는 자기의 힘든 얘기는 들으려하지 않는 저를 속상해 했습니다.
감정의 골은 계속 깊어졌고 사소한 일에서 큰 일까지 우리에게 일어나는 많은 일에 서로 힘들었고 다시 1년 후 그 친구와 헤어지게 됐습니다.
서로에게 사랑이 식어서 헤어진건 아니였고 서로 힘드니까 편하게 생각할 시간을 갖자는 의미의 헤어짐이였습니다.
그 친구는 저의 집에서 5분 거리에 집을 하나 얻었고, 저희는 편하게 지냈습니다.
조금이라도 떨어져 지내면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것만 같았는데 아니였나 봅니다.
아침저녁으로 일하는 그 친구는 잠이 모자랄 정도로 바쁜 생활을 하게 됐고, 시험준비로 한해를 휴학하게 된 저는 오히려 남는 시간들이 외로움으로 바뀌었습니다.
이젠 입장이 바뀌어 여전히 절 사랑하는건 알지만 바쁘고 내 얘기 들어주지 못하는 그 친구가 서운했습니다.
그 친구는 바쁜 일들에 묻혀 제 답답함은 소홀하게 생각했겠죠.
전 시험과 학교 미래라는 같은 문제를 가진 제 친구와 이야기하고 공부할 시간이 더 많아졌습니다.
제 친구가 남자였고, 저에게 호감을 가졌고, 다정했던게 문제였습니다.
우리의 사랑하고 좋았던 날들이 생각났고, 아기도 생각났고, 날위해 포기한 그 친구의 많은 것들이 생각났고, 아직도 날 사랑하는 그의 마음이 생각났지만 조금씩 변해가는 제 마음을 어떻게 할 수 없었습니다.
결국 순간의 따스함에 돌이킬 수 없는 결정을 했습니다.
그 돌이킬 수 없는 결정이 잘못됐다는건 얼마지나지 않아 알게 됐습니다.
우리의 완전한 헤어짐이 저에겐 너무 힘들게 되어버렸습니다.
새로운 남자친구에게 참 미안합니다.
그 앞에서 한참을 울기만 했습니다.
저와 그친구와의 이야기를 모두 아는 남자친구는 힘들어하는 저를 토닥여주면서 얼마나 가슴이 찟어질지 압니다.
그래서 헤어지자는 얘기를 해보지만 헤어지지 않겠다는 사람입니다.
저와 제 남자친구의 가슴앓이는 이렇게 벌써 1년째입니다.
참 어리고, 어리석고, 나쁘고, 나약한 저입니다.
마구 쓰고보니 길어진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