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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와 태어나 처음으로 술한잔 했습니다.

불효자 |2007.03.19 11:33
조회 22,872 |추천 0

제 나이는 24살이구요..남자입니다

 

전 외동아들로써 가난한 어린시절에도 아버지 어머니께서는

하나밖에없는 아들 절대 기안죽이겠다며 장난감이고 옷이고 뭐든지 사주셨습니다.

저도 정말 남자치고 애교많은 아들이었구요

다른건 다 좋았는데 한가지 불만이있었다면...

저희 할아버지께서 의사십니다..

그래서 저보고 꼭 할아버지 뒤를이어 의사가 되야 한다고 귀에 못이밖히도록 들었고

어떤 사람이 넌 장래희망이뭐니 이러면 선택할 여유도없이 의사요.. 라고 말했던 저의

어린시절이었습니다..

그러던중 중3때 아버지에게 큰 용기를내어

아버지 전 의사가 되기싫습니다..

전 음악이 하고싶어요.. 대한민국 최고의 드러머가 돼고싶어요..

라고 얘기했고.. 그날 아버지에게 엄청 맞고 혼났습니다..

 

잠깐 저희 아버지에대해 말씀드리자면...

엄청난 부잣집 아들로 태어난 우리 아버지는..

11살때 할아버지꼐서 친구분에게 보증을 써주셨다가

친구분이 도망치신바람에

150평짜리 가옥집에서

3평짜리 단칸방 신세로 전락되고말았습니다..

그래서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큰아버지 작은아버지 고모 삼춘 이 대식구가..

할아버지 할머니 그리고 그당시 애기였던 삼춘 고모 는 누워자고

큰아버지께서는 가출하셔서 조폭의 길로 가시고

작은아버지와 저희 아버지는 쪼그려 앉아자거나

집앞 골목에서 담요 덮고 자는 생활을 했습니다..

저희 아버지꼐서는 11살때부터 나무를캐고 이것저것 일을배우고 하시느라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다 못나오셨구요..

18살떄는 권투선수를 하시면서 돈을 모았고

그돈으로 검정고시 공부를하셔서 중앙대를 졸업하시고

자수성가한 타입입니다..

할아버지꼐서는 공부를하셔서 의사자격증을 취득하셔서 의사가되신거구요

지금은 할아버지꼐선 돈을 많이 벌어 성공하셨고

저희 아버지는 일절 도움안받으시고 어느정도 살만한 형편이됩니다..

 

다시 본론으로 들어와서..

중3때 아버지에게 맞은이후로 아버지는 변하셨습니다..

저를 좀더 엄격하게 키우셨고

혼내는 일도 이유도 여러가지로.. 잦으셨습니다..

너 왜 친구들과 문자할때 맞춤법 제대로 안쓰냐!

너 왜 학교에서 영어를 3년이나 배워놓고 대화하나 못하느냐..!

너 왜 샤프로 글을쓰느냐?

컴터에 왜 게임을 그렇게 많이 깔아놨냐!

등등 말도안돼면 말도안돼는 이유로 절 혼내고

심지어는 골프채로 맞고 아버지 주먹으로도 맞고..

물론 제가 반항했기에 말대꾸 했기에 그렇게 맞았겠지요..

그러다 고1때 아버지와 제사이는 격에 달했고..

고1 고2 아버지와의 거의 매일 전쟁을 벌였습니다..

고2 말.. 드럼을 치던 저는 아르바이트와 용돈을 모아서

중고 드럼을 사게됐구 집에 가져와서 방음벽종이를 사서 하루종일 벽에 붙이고

완전 제방을 음악실로 만들었습니다 너무 뿌듯했죠..

어머니도 도와 주셨구요

근데 아버지 오시자마자 드럼을 갖다버리시고 방음벽 다 뜯어버렸습니다..

전 이성을잃고 아버지에게 대들고 결국 맞고 집을 나가서

친구 오토바이를 빌려서 몰다가

그만 사고가 났습니다.

큰사고였는데 운이좋게 전 별로 다치지않았습니다.

팔만 부러졌죠..

그 후로 아버지는 저에게 미안하다 ... 아버지가 정말 미안하다

나때문에 니가 이렇게 다치게됐구나.. 미안하다 아들아 ..

이제 니가 하고싶은음악 하게끔 뒤에서 아빠가 후원해주마..

 

하지만 오랫동안 닫힌 제 마음은 쉽게 열리지 않았고

아버지와 그후로 일절 대화를 하지않았습니다

아버지는 저와 대화를 하기위해 온갖 방법을 쓰셨고

전 그걸 알면서도 아버지를 더욱 피했습니다..

 

그렇게 22살이돼고 내가 나쁜놈인걸 깨닫고

아버지에게 대화를 시도하려했지만 아버지 앞에만 서면 말이안나와서

결국 못했습니다..

 

올 초였습니다..

호주로 이민가신 삼촌이 놀러오셨고

삼촌은 나이가 많지않으시고 말씀하시는것도 세대차이를 못느껴서

그냥 형형 하면서 친하게 지냅니다

삼촌이 오셨다는소리에

전 친구들과 놀다가 밤 12시쯤 집에 갔습니다

다 주무시고계셨고 삼촌만 제방에서 절 기다리시더라구요

그러면서 저에게 담배를 한대 주시더니

마음이 아프다고 하십니다..

 

"왜요 삼춘 무슨일있어요?"

"아니.. 니 아버지 왜저렇게 늙으셨냐...?

예전엔 그렇게 무섭고 동생들 다그치면서

카리스마도 있으셨는데 ... 아버지 머리는 검은색이 안보이네 이제 "

"나이가 먹었으니까 그렇죠 삼촌은 참 ㅋㅋ"

"니 아버지 왜케 또 작아지셨냐.... 참 동생으로써 마음이아프다

니 아버지 이제 다 늙었다"

"..........................................."

 

전 항상 같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아버지머리에 흰머리가 늘었는지

주름이 많이 느셨는지 전혀 몰랐습니다..

아버지를 본지가 언제인지도 모르겠고

같이 밥을 먹은지가 언제인지도 모르겠더라구요..

삼촌이 가신후 아버지를 몰래 봤는데...

아버지 뒷모습에 외로움이란 단어가 생각나더라구요

쓸쓸함.. 외로움....

 

갑자기 눈물이 나올려고 했습니다..

태어나서 눈물흘린적이 한손으로 꼽을정돈데..

 

전 바로 나가서 소주를 2병사왔고...

아버지에게 용기를 내어 말했습니다..

 

"아빠~ 아들이랑 술한잔 할까!?"

"아들......... "

"아빠~ 피곤하면 그냥 안마셔도돼구...."

"아냐~ 아빠 술먹고싶었어!! 아들 아빠가 라면끓여올게 국물을 안주삼자~"

"아냐 아빠 내가 끓일께"

"아니야 아빠가 라면끓일게 "

"아냐 아빠....내가할게....."

"아냐 아들... 편하게있어....."

"아빠....................."

"응? "

"죄송해요........."

 

전 그만 울고말았습니다..

아버지와 술을하면서 많은 대화는없었습니다..

하지만 보이지않는 대화를 했고

마음의 벽을 무너뜨리는 계기가됐구요..

이제 아버지꼐 말도많이하고 효도할겁니다

아버지와 요즘 매일같이 안부 문자를 주고받는데

너무 행복하네요

아버지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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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까지만해도 조회수 100도 안넘던 제 글이..

지금 접속해서보니 톡이돼어있네요 ..

신기하기도하고..

리플들을 하나하나 다 읽어봤는데..

제 글의 공감해주신분들께 정말 감사하구요..

리플중 좋은 말씀 , 조언 등 감사하게 받아들일게요

아직도 아버지앞에서 말을할때는.. 어리버리하고.. 수줍게 말하지만

그래도 예전보단 점점 좋아졌고 또 좋아지고있어요

그리고 답답한게 아빠라고 부를때도있고 아버지라고 부를때도있고 .. 하하;;ㅋㅋ

어쩔땐 억양도 웃기게 나와서 가끔 혼자 웃곤해요

전 지금 드럼을 치지않아요

드럼을 쳐서 실용음악과에 진학해서 1학년을 다녔고

군대를 다녀왔구요

공익출신이라 집에서 출퇴근했어요

참.. 누구나 그럴테지만

어릴땐 모르잖아요

부모님이 자식에게 하시는 말씀은 부모가 자식으로써도 있지만

인생을 먼저 경험한 선배입장인 부모님께서

자식에게 조언해주시는 부분을.. 어릴땐 괜히 반항하고 듣지않고 ..ㅋㅋ

하지만 누구나 또 그러잖아요

나이가 들면서, 살면서 어릴때 듣던 말의 의미를 깨닫고

또, 왜 부모님이 그때 그렇게 말씀하셨는지 깨닫게돼고

자신이 느꼈을때 알게됐을때 정신 차리는것 같네요

누가 옆에서 아무리 뭐라해도 자기가 깨닫기전엔 느껴도 100% 정신 못차리잖아요

전 지금 아버지가 바라는 의사공부는 하고있지않지만

보건대학을 다니면서 의사 근처에라도 가기위해 노력하고있습니다.

드럼은 , 또 제가 사랑했던 음악은 취미로, 또 어딜가도 자랑할수있는

저의 특기로 삼고 살고있습니다^^

뭐랄까.. 역시 음악은 즐겨야 즐거운거잖아요

음악을 직업으로 택하려니 참 힘들더라구요 .. 하하

아무튼,, 제 글 읽어주신분들 모두 감사드리구요

앞으로 열심히 효도하며 살겠습니다^^

행복하세요

 

  아저씨, 만원 그 한 장에 나는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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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수0
베플ㅜㅜ|2007.03.19 11:43
결국 끝에서 울게 하네..
베플이새끼...|2007.03.20 10:46
눈에서 눈물나게 하네...잘했다....
베플대린|2007.03.20 10:05
친구랑은 맨날 밤새술퍼먹어도 아버지랑은 맥주한잔하기가 너무 힘들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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