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나서 처음으로 톡에 글을 써 봅니다.
(맨날 댓글만 달다가 이런 기회를 준 제 친구 **에게도 감사를)
백수 된 지 거의 3달이 되어 갑니다.
워낙 악덕기업에서 고혈을 빨아먹힌 터라
내상이 심해 밖에 나가기도 싫고 걍 방콕만 하게 되더군요.
그런 와중에 제게 힘이 되어준 네이트톡, 그리고 한 친구!
자기 전 11시 정도에 갑자기 말을 걸어선 엄청난 실화를 전해주고 갑니다.
말인즉슨 이것은 절대 소설이 아니란 거죠.
워낙 황당사건을 많이 겪은 친구라 직접 써도 톡이 될텐데
자긴 은둔거사(!!)가 좋다며 저에게 은근 압박을 가합니다.
어쨌든 없는 필력에 열심히 한 번 써 볼테니 잘 봐 주셔요.
올드보이 하면 워낙 명화라... 기억나는 장면도 많겠지만은
많은 분들이 낙지 장면을 기억하십니다.
오늘 사건도 낙지와 관련된 거거든요.
부산 동래구 사는 제 친구 터프게이(터프한 미칭게이)의 이야기,
이제 존칭이랑 제 추임새 빼고 리얼한 말투로 전달 드립니다.
ㄱㄱ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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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내가 오늘 케이블 테레비에 '미녀들의 수다' 보는데
캐나다 가시나(루베이다)가 산낙지를 한 입에 씹어뿌데~
이빨에 다리 낀 거 찍 빼는데 진짜 엽기두만.
말이 나와서 말인데 내가 또 낙지하고 한 판 안 했나.
니 이거 아무한테도 말하면 안된데이.
지난 해 여름에 골목길 음침한 데 있는 쏘주집에를 갔더덩.
친구 한 놈하고 갔는데 왜 그... 산낙지 멍게 개불 안주있는 데 있잖아.
참 골목이라 그런지 사람 없더라.
내 친구랑 나랑 전세 내고 쌔주를 마시는데
날도 덥고 재미있는 것도 없고 하니 술만 먹고 엄청 취했지 뭐.
그러다 보니 주인 아줌마 친구분으로 보이는 사람 하나가 와서
거의 장사 포기하고 술 마셔뿌데.
살짝 맛이 갈 것 같아서 계산을 하고 나서는데
가게 앞에 수조가 떡 보이는 거라.
내가 반팔 입은 김에 슬쩍 돌아보니 아줌마도 이야기 하면서
술 묵는다고 정신 없고... 취한 김에 낙지 한마리를
뽀도독 뜯어서 꺼냈잖아.
친구놈도 술 취해서 말리지도 않고...
횡단보도 앞에서 친구 택시타고 가고 나는 파란불을 기다렸지.
옆에는 한 아가씨가 서 있더라고.
근데 이놈의 낙지가 내 손에 붙어서 꿈틀대는데
점점 아파오는 거라.
짜증이 확 나서 그놈 대가리를 물어 뜯었는데
무슨 공포영화도 아이고 먹물이 팍 튀더라고.
입가랑 손에 시꺼먼 물이 장난 아니었지.
난 모른척 했지만 그 아가씨 바~로 '꺄악'하고
샤우트 창법으로 외쳐주데. 머쓱하구로...
그 쪽 근처에 대형 마트가 하나 있어서
밤에도 사람들이 좀 많거든.
길을 건너서는 집에 갈라고 열심히 걸으니
낙지는 대가리 터진 채로 아직 붙어서 꿈틀대고
배가 살살 고픈기라.
보이는 편의점 들어가서 컵라면, 내가 젤 좋아하는 *뚜껑 고르고
먹물 안 묻은 왼손으로 살짝 계산을 했지.
가시나 윽시 몬생깄데...
내 입가에 먹물 묻은건 생각도 안 나고 가시나 얼굴 보고 있으니
나도 참 희한한 인간이제.
컵라면 따서 스프 붓고 낙지 퐁 던져넣고 끓는 물 부어 먹으니
맛이 상당히 시원하더라고... 연포탕 못지 않더만.
근데 생각해 보니 내 엽기행각이 편의점 CCTV에는 남았겠지?
그 편의점 아가씨는 또 얼마나 황당했겠노...
입에 시꺼먼 거 발라온 놈이 컵라면에 낙지 넣어서 먹는 꼴이.
그러곤 아무 일도 없었단 듯이 살았는데 말야...
이후 내가 동네 학원서 뭔 수업을 좀 들었는데
엘레베이터에서 어떤 여자랑 둘이 탔더니
그 여자가 날 뚫어지게 보는거야.
수업할 때부터 자꾸 쳐다보길래 관심있나 싶으면서
'가시나 진짜 못생겼네'라고 생각하고 살짝 생깠는데
담날인가? 편의점에 껌사러 갔다가 봉인된 기억이 되살아나는 거야.
날 뚫어지게 쳐다보던 그녀는 편의점 점원이었던 것...
내가 얼마나 인간같지 않게 보였을까.
오늘은 이까지만 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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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가 제 친구놈의 이야기 입니다.
대구서 같이 학교를 다니다가 제가 3학년때 편입을 하는 바람에
자주는 못 보지만 대소사가 있으면 연락도 하고,
기회가 되면 꼭꼭 보는 친구놈인데
술만 마시면 저 이상의 대형 사고가 나서 ㅋ
사실 부산 가기가 좀 겁납니다.
즐겁게 봐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