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먼 옛날, 에덴동산엔 귀여운 동물들이 몹시 즐겁게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사자는 다람쥐와 "보리,쌀" 놀이를 했고 호랑이와 양
은 마주앉아 "제로" 놀이를 즐기곤 했었습니다.
"깔깔깔~"
웃음소리가 에덴동산을 떠날 겨를이 없었답니다.
헌데, 에덴동산의 북쪽끝에 위치한 평거지라는 어두운 땅이 있었
는데 누구든 거기에 발을 들여놓으면 입과 행동이 몹시 거칠어진
다는 전설이 있었습니다.
어느 화창한 오후였습니다. 햇살이 따스하게 내려쬐고 있습니다.
저 멀리서 포동포동 살이 귀엽게 찐 토끼 한마리가 뭐가 그렇게
좋은지 "깔깔깔" 웃으며 깡총깡총 뛰어오고 있습니다.
"토끼야 어딜 가니?"
마침 푸른풀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던 곰이 물었습니다.
"응~ 햇님과 나들이 가~ 깔깔깔~"
"깔깔깔~"
토끼는 신났습니다.
그러던중, 너무 신나서 깡총깡총 뛰다가 자신도 모르게 어느덧
평거지에 들어와 있는게 아니겠습니까!!
자신의 발 밑 어두운색의 풀을 보자 토끼는 소스라치게 놀랐습니다.
"이런 신발것, 어쩌다가 여기까지왔지? 허..성기같은...될대로 되라지"
토끼의 얼굴엔 미소가 사라졌습니다. 깡총깡총 뛰어다니던 토끼는 이제
털속에 손을 깊숙히 찔러넣고 침을 뱉으며 거만하게 뚜벅뚜벅 걸어다니
기 시작했습니다.
아까 푸른풀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던 곰이 뚜벅뚜벅 걸어오는 토끼에게
화사하게 묻습니다.
"토끼야 어딜 가니?"
"...보면 몰라 이 미련해빠진 곰신발새끼야! 집에 가잖아 지금!"
"....."
곰은 영문도 모른채 두려워서 부르르 떨었습니다.
"왜 그러니 토끼야?"
"하.. 신발놈, 덩치는 성기나게 커가지고 하는짓이 고작 풀이랑 대화하는
거냐. 다람쥐도 잡아먹고 사슴도 좀 잡아먹고 사자호랑이와 맞짱도 뜨고
그래봐 이 신발놈아!"
".....(글썽)"
토끼는 "병신새끼" 하며 뒤도 돌아보지않고 터벅터벅 걸어 사라져갔습니다.
이후, 에덴동산엔 토끼의 거친행동과 말 때문에 온통 아수라장이 되었습니다.
-매맞은 다람쥐, 양식을 도둑맞은 두더지, 강간당한 사슴, 사기당한 거북... -
토끼의 행각은 날이 갈수록 심해졌습니다.
이에, 에덴동산에선 긴급회의가 열렸습니다.
"토끼가 아무래도 평거지에 들어갔다 온것 같아 흑...어쩌면 좋지?
저 불쌍한 토끼를 구제할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꽃사슴이 눈물을 글썽이며 진심으로 걱정했습니다.
하지만 아무도 선뜻 방법을 제시하고 나서는 동물이 없었습니다.
모두들 눈물만 삼키고 있을뿐이었습니다.
그때 마침 토끼가 회의장을 지나치던 중이었습니다.
"뭐하냐 성기밥들, 내 욕 하고 있었지?"
꽃사슴이 아장아장 걸어나가서 토끼를 감싸안으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아냐..우린 널 욕하지 않아. 우린 널 아직도 사랑한단다."
사슴의 품에 안겨있는 토끼의 손은 어느덧 사슴의 엉덩이를 더듬고 있었습니다.
"이년, 엉덩이 살이 보기좋게 물올랐군. 어때 나랑 습지에 가서 한판 뛸까?"
사슴은 소스라치게 놀라며 그자리에서 쓰러졌습니다.
"썅것, 내숭은..."
토끼는 징그럽게 웃더니 쓰러진 사슴을 마구 짓밟았습니다.
곁에서 지켜보던 사자와 호랑이는 두팔로 얼굴을 가린채 엎드려 펑펑 웁니다.
사슴을 마음껏 밟고난 토끼는 두려움에 떨고 있는 동물들에게 말했습니다.
"어떤새끼든 내 뒷다마 까다가 걸리면 이년처럼 될줄 알아."
토끼는 "낄낄" 웃으며 해가지는 서쪽으로 터벅터벅 걸어가 사라졌습니다.
그자리에 모인 동물들은 모두 울며 집으로 달아났습니다.
한편, 옛날부터 토끼를 사랑해오던 암토끼는 고민에 빠졌습니다.
'그는 지금 저렇게 행동하지만 외로움을 느끼고 있을꺼야. 아무도 그와 통하
는 사람이 없어 그는 어쩌면 자살을 결심할지도 몰라. 내가 곁에 있어줘야겠어'
암토끼는 비장한 결심을 했습니다. 바로.. 자신도 평거지 들어가기로 말입니다.
다음날, 암토끼는 아무도 모르게 깡총깡총 뛰어 평거지에 도착했습니다.
평거지를 바로 한발짝 앞에 두고 암토끼는 겁이 났습니다. 발을 살짝 놓으려다가
말기를 수십번이나 했습니다. 하지만 외로워하는 토끼를 생각하자 용기가 났습니
다. 암토끼는 과감히 평거지로 깡총뛰었습니다.
"이런씹활.. 별거 아니잖아 이거? 에이 성기같은 세상..."
암토끼는 우울하게 터벅터벅 걸어 에덴동산으로 향했습니다.
그녀가 떠난 평거지엔 방금 누군가의 눈에서 흐른듯한 맑은 눈물이 반짝이고
있었습니다.
어느덧 해가 서산에 걸렸습니다. 에덴동산엔 저녁노을이 곱게 비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해가 지는 서쪽 언덕위엔 두마리의 토끼가 터벅터벅 걸어가고 있습니다.
둘의 뒷모습엔 어두운 그림자가 점점 길어지고 있습니다.
이제 곧 밤이 되려나봅니다.
'이 시시하고 쪼잔한것들 사이에 있지말고 어디든 가자'
'이년, 화끈하네. 나도 그걸 바라고 있었지. 다만 혼자 가기 좀 그
래서 망설였는데..'
'좋아 떠나자. 저기 사람들이라는 동물이 사는 숲으로 가면 우리랑
성격이 잘 맞는 동물들이 산대. 그리로 가자 신발'
'그래 이 지긋지긋한 곳을 어서 떠나자 오늘밤.'
'좋아'
'낄낄'
'낄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