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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퍼 챠일드 #32

crux |2007.04.02 08:16
조회 111 |추천 0

 


#32.


 “보셨죠? 제가 전화 드리면 제 이름이 화면에 뜰 거예요.

  제 핸드폰에는 물론 윤 지희님의 이름이 뜨고요.”


 내 이름은 저장 번호가 몇 번일까?


 갑자기 우리 둘 사이에 아무 말이 없어진다.


 나보다 아이가 먼저 손을 올려 흔들어 보인다.


 “자, 이제 그만 가봐야 할 것 같네요. 오늘 나와 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안녕히 가세요.“


 “저기.........어떻게 돌아갈거죠?”


 “학교 쪽으로 가야해요. 거기 아르바이트하는 직장이

  있거든요.”


 “무얼 타고 갈 거예요?”


 “아., 좀 걸어가서 지하철을 타고 갈거예요.

  윤 지희님께서는 어떻게 가실거죠?“


 “나는 여기서 택시를 타고 갈 생각이예요.”


 “그럼 가시는 것 보고 갈께요.”


 나는 고개를 흔들었다.

 

“아니, 현민 군 먼저 가세요. 나는 현민 군이 가고

 나면 갈테니까.”


 내 입에서 단호한 음성이 흘러나오자 아이는 더

 말하지 않는다.

 

“그럼 저 먼저 가볼께요. 안녕히 가세요.”


아이는 고개를 꾸벅한다.

나도 그에 대한 답례로 가볍게 머리를 숙였다.


아이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성큼성큼 걸어간다.

나는 제자리에 서서 그 모습을 계속 지켜본다.


문득 아이가 걸음을 멈춘다.

고개를 돌려 나를 본다.


내가 자리에 서 있는 것을 보고 손을 한 번 흔든다.

나는 계속 움직이지 않고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아이는 다시 걸음을 옮긴다.


아이가 아주 작은 점이 되어갔다.

나는 가만히 응시한다.


주위의 바람이 낮게 날면서 내 발목을 스쳐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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