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년도, 신입생때 전 MT를 가서 그녀를 처음 만났습니다.
그녀는 저보다 한 학번이 높은 학번의 여자였고,
친한 친구 두명과 셋이서 함께 다녔습니다.
과생활은 거의 하지 않았기에, 학교를 입학하고 한달쯤 지난뒤에
처음 봤을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처음 본 그녀에게는
무언가 알 수 없는 "끌림" 이라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4월1일 만우절날, 그녀에게 조심스레 내 맘을 전달했었죠.
그녀는 처음엔 만우절 장난인 줄 알다가, 나중에서야
진심을 알고는
" 아직은 잘 모르겠어.. 나도 니가 지금 좋아. 근대 지금은
지금 이대로가 좋아. 만약 내가 널 많이 좋아하게 되면,
그땐 내가 먼저 너에게 다가갈께.."
라는 말을 해주었죠. 완전히 차인것도, 완전히 승락한것도
아닌 상황으로 제 고백은 끝이나 버렸죠.
그 후로 우린 마치 연인처럼 매일을 연락을 하고 지냈습니다.
그해 여름, 그녀는 미국 산타바바라로 학교에서 지원해주는
지원금을 받고 교환학생으로 가버렸습니다.
방학기간동안 딱 한달정도의 기간이었지만,
그 동안에 그녀가 내게 얼마나 큰 존재인지,
내가 얼마나 많이 그녀에게 빠져들었는지 알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처음 그녀가 미국에 간다는 소식에, 당시 학비를 내 힘으로
벌어서 내보고 싶은 욕망에 공장에서 방학동안 일하고 있었던
저는 많은 고민을 하다가,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서,
영천이란 곳에서 부산 김해공항으로 기차를 타고 달려갔습니다.
다행히 그녀가 말한 출발 시간보다 1시간 정도 일찍 도착을 할 수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공항에서 전 그녀를 볼 수가 없었습니다.
느낄 수가 없었고, 볼 수가 없었습니다.
그렇게 허무하게 난 미국을 가는 그녀를 보내야 했습니다.
그녀가 산타바바라에 있는 동안 한번의 전화통화를 할 수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녀가 다시 한국으로 오는 날과 시간을 알게되었습니다.
이번엔 기필코 그녀를 마중가야겠다는 생각에 또 김해공항을 향해
달리고 또 달렸습니다.
그런데, 운명의 장난일까요 ? 전.. 그녀를 또 만나지 못했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왈칵 눈물이 나려했습니다.
너무나 내가 싫었습니다. 하늘도 싫었습니다.
그녀에게는 차마, 내가 두번이나 갔었다는 말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왠지 우리가 가까워질 수 없다는 암시를 하는 듯한 느낌이들었거든요..
2학기가 되었지만 그녀는 복학을 하지 않았습니다.
학비도 마련해야하고, 해야하는 일도 있다고 했습니다.
시간이 흘렀습니다. 중간중간 이상하게도 내가 그녀에게 연락을
하려고 할때마다 그때는 항상 먼저 연락이 왔었습니다.
잘지내느냐는, 머 그런 이야기들밖에 못했었지만..
그래서 더욱 그녀에게 희망을 가졌던것 같습니다.
무언가 통한듯 갑자기 걸려오는 전화때문에...
그렇게 오늘까지 흘러와버렸습니다. 먼저 와주겠다는 그녀는
지금까지 약속을 지키지 않았습니다. 기억을 못할꺼라는 생각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그녀와 몇일전에 거의 몇달만에 연락이 되었습니다.
그녀의 번호는 내게 없었습니다. 그녀를 잊어보려고 전화기에서
번호를 지워냈었거든요.
그런데, 눈으로 그 수신 번호를 보는 순간
머리가 누군지 아는게 아니라 심장이 누군지 알아보고
미친듯이 뛰는 것이었습니다.
심장이 너무 원망스러웠습니다.
그런데, 예전과는 달리 우린 너무 어색해져있었습니다.
그녀는, 내게 만들어준 추억을 모두 잊어버린것 같았습니다.
그녀는 내게 해준 말들을 다 잊어버린것 같습니다.
그녀때문에 아직도 버리지 못한 습관이 두가지가 있습니다.
불면증이 있던 그녀때문에 새벽 3시까지 전화를 붙잡고 있었기에,
새벽 3시까지는 잠이 오질 않구요,
그녀는 잘때 꼭 클래식 노래를 들어야 잠이 들었었기에,
전 아직도 알지도 못하는 클래식을 들으면서 잠이 듭니다.
그녀는 잊었을것 같지만, 전 아직 잊지 못하는 일들이 몇가지가 있습니다.
시험기간에 빈강의실에 주말에 둘이 앉아 과자등을 먹으며 장난도 치고 했던것과,
그녀와 She's라는 카페에서 밥을 먹으며 나누었던 이야기와
그녀가 그 카페명이 세겨진 조그만한 휴지에 써주었던 조금의 메시지..
다들 휴진줄 알지만, 내겐 편지지보다 소중한 그 종이를 지갑에 아직도 보관중인나를..
그녀가 일하던 편의점에 찾아가기 위해 전날부터 버스노선을 알아본 나를..
어떻게든 그녀를 웃게 하고 싶어 몇일동안 재미있는 이야기를 연습한 나를..
그녀가 보고싶어 1시간 거리를 30분만에 택시타고 가서 30분보고 돌아온 나를..
그녀때문에 과생활을 잠시 접고 그녀가 있는 동아리에 가입까지 해버린 나를,
동아리MT까지 따라가서 위때문에 쓰러진 그녀를 계속 옆에서 지켜본 나를..
지금은 괜찮겠지만 좋지 않던 위때문에 고생한 그녀를 기억하고 걱정중인 나를..
그녀는, 내가 이정도로 아파하는 걸 알기나 할까요?
그녀는 내가 얼마나 많은 걸 기억하는지 알까요?
아직도 그녀가 내게 혹시나 와주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갖고 사는 걸 알까요?
그녀때문에. 다른 사람을 만나지 못하는 걸 알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