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혼자 산다.
하지만 경제적 여유 때문에 (학생이 무슨 돈이 있으랴)
집 한채를 혼자 차지하고 살지 못하고 방한칸을 얻어산다.
내가 살고 있는 집은 약 20평 남짓되는 곳으로 방이 세개인 곳이다.
나의 방 건너에는 할머니가 한 분 사시고, 내 방과 붙어 있는 바로 옆 공간에 40대 부부가 산다.
내 방엔 책장 하나, 책상 하나, 화장대 , 옷걸이, 컴퓨터, 이불 등이 두사람 누우면 꽉 찰 공간을 둘러
싸고 있다.
나는 주로 아침에 나가서 저녁에 들어오기 때문에 건너방 할머니나 옆방의 40대 부부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 못한다.
그리고 대개 저녁 때의 공동공간 (티비가 있는 곳)은 40대 부부의 전용공간이 돼버리기 때문에
곧잘 내방은 잠만 자는 방이 되어 버리곤 한다.
밥과 반찬은 냉장고에 있고, 나는 언제든지 꺼내 먹을 수 있어서 이 곳에서의 규칙적인 식사시간과는 별도로 식사 또한 거의 혼자 한다.
이정도면 완벽히 독립적인 공간을 누리는 것일 것이다.
물론 공동공간이 있어서 (즉 화장실이나 부엌이 내 방에 딸려 있는 것은 아니니까)어쩌다 할머니와
화장실이 겹친다든지, 술먹고 들어온 40대 아저씨의 술주정에 발목잡히는 날에는 조금 피곤하다.
하지만 이러한 위험부담을 감수하고, (40대부부는 가끔 나에게 잔소리도 한다.) 이 곳에 있는 이유는
이 각박한 시절에 바로 보증금도 월세도 내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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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의 잔소리와 (돈벌어올 것, 공부할 것) 약간의 시끄러움을 감수하면서 나는 오늘도 독립 생활을
누린다..
그리고 이것은 20년간 형제가 없어 혼자 방을 가졌던 나의 형편 덕분이며, 사춘기를 지나 오춘기에 접어들어 부모와 별로 말하길 즐기지 않는 고집불통 나이기에 가능한 것이다.
...
하지만 나 정말 아주 오래전 부터 진짜 독립을 꿈꾸었다. 정말 나만의 공간에서 나의 취향대로 집을
꾸미고, 나의 개 혹은 고양이를 키울 수 있다면!
그러나 치열한 현실은 -청소와, 빨래, 돈과 지독한 외로움-지금 이 곳이 나의 독립 공간이며, 옆방
40대 부부와 건너 할머니가 나를 조용하게 지켜봐주고 있음을 상기시키며 다소 조그마한-부부의 잔소리,
화장실의 불편함-불평만을 나에게 허락한다.
어쩌랴!
현실 앞에 무릎꿇은 20대!
하지만 꿈은 이루어진다.
씨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