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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 짚신짝에도 짝이 있다고?? (34)

백설공주를... |2003.05.05 00:52
조회 1,904 |추천 0

기아에 퀭해진 눈을 들어 아침이 왔음을 확인했다.....아마도 오늘 아침이 내 삶의 마지막 아침이

 

될 거라는 불행한 상상과 함께........한강에서 마지막으로 먹은 삼겹살도 몸밖으로 모두  배출해 냈다..

 

오랫동안 내 몸에서 같이 자랐던 기생충 넘들도 시체가 되어 변과 함께 빠져 나왔으리라..

 

다른 날 같으면 아침밥 안 먹는다 하면 밥 주걱으로 귀 싸다구 왕복으로 맞겠지만...

 

오늘은 먹기 싫음 먹지 말라고 하신다.......내 죽음의 일등공신은

 

누가 뭐라해도 장미,엄뉘,압쮜..이렇게 셋이다...나머지 찌끄레기들은 조연쯤 될것이다.........

 

어머니..아버지...두분 모두 나가셨다... 이 텅빈 공간에서 내 마지막을 장식 해야 하나 보다......

 

쇼파에 디비졌다....백수가 된 날부터 거진 매일 빠짐 없이 봤던 '아침마당'도 마지막으로 봐줬다....

 

' 이상벽 아저씨.....그리구 이금희 아줌마..그 동안 고마웠어요...앞으로도 수고하세요...'

 

그렇게 아침마당과도 작별의 인사를 나누었다.....그렇게 모두와 인사를 하고 죽으려고

 

쇼파에서 눈을 감았다...눈을 감았다고 죽진 않겠지만...-_-;;;;;;;

 

이렇게 죽으려하니 너무 아쉬운 생각이 들었다...나의 죽음을 누군가에겐 알려야겠단 생각에....

 

컴퓨터를 켰다.....여기저기 인터넷싸이트를 뒤지며   나의 죽음을 알리려 했지만...나의 죽음따위에

 

관심 가져줄 누군가를 못 찾았기에...내 영혼의 보금자리인 베넷에 접속했다......

 

내가 애용하는 채널에 들어갔다...아무도 없다......혼자서 겜이나 해야겠다......

 

겁없는 넘이 들어왔다......채팅창엔 많은 말들이 올라온다..'no map!! manner game yo~~'

 

짧게 'sure...gG' 라 쳐줬다.....몇분 지나지도 않았는데...이넘 나와의 기싸움에서 밀렸는지..

 

' manner game ha ja me...18nom a!!! map..gae sae ggi' 다짜고짜 이 지랄 하는거다.......

 

배고픔때문에 별 생각은 없었지만...영타 300타인 내 손가락은 생각보다 빨리 자판을 뚜드리고 있었다..

 

' ya..jon man a.....ggo je...ji ga sap jil hae no cu sen.......na map um de..yang a chi ya.......'

 

자판을 뚜드리며 히죽이는 내 모습을 보며 아직 숨 쉬고 있는 나를 느낀다......

 

마지막으로 베틀넷과 이별 했다....베틀넷이여 안녕~~인터넷이여 굿 바이~~~~~

 

다시 쇼파에 디비졌다...온 몸에 신진대사가 마비된듯....온 몸이 오뉴월 엿가락 늘어지듯 늘어진다.....

 

이렇게 억울하게 총각귀신 되기엔 너무 아쉬운 생각이 든다.....이제는 더 못 버티겠단 생각이 든다..

 

오기로 이정도 굶었으면 무언의 시위는 충분히 했을거라 생각했다..

 

밥통을 열어 아침에 먹다 남은 밥을 한 대접 펐다......반찬도 꺼내놓지 않고 숟가락으로

 

물에 말은 밥을 꾸역꾸역 쳐 넣었다....한대접을 완샷했음에도 좀처럼 허기가 달래 지질 않는다....

 

냉장고를 쥐잡듯 샅샅이 뒤졌다....삼겹살을 발견했다..이왕 먹는거 목구녕에 기름칠도 해줘야겠다...

 

이틀동안 굶은거 대박한끼로 모두 해결했다.....2kg은 먹은듯 한데..몸은 더 가벼워진듯...

 

지대로 방구 한방이면 하늘을 날듯하다...

 

'식후불흡연 이면, 사후지옥행 " 이라 했덩가??? 옛 성현들의 높으신 말씀을 기리며..나의 오랜 친구넘을

 

찾아봤으나 오린난지 오래전이었다......두문불출하고 호연지기를 키우려 생각하고 있었으나....

 

할수 없다...항상 곁에 두고 오래 보고 싶은 넘인데...빨리 뛰어야겠다....

 

이틀동안 세수도 안한 몰골로.....외출을 시도한다...프로스펙스 그 7년된 썩어 문드러진 추리링 바지에..

 

털모자...작년 월드컵때 한창 잆었던 목 느러난 붉은악마 빨간티..거기에 결정적 한방은 꺽어 신은 구두..

 

앣설런트한 하모니다........나 말고 그 누구도 소화 해내기 힘든 컨셉이다.........

 

사냥에 성공해 배불리 먹은 숫사자의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한손에 담배 다섯갑을 들고 집으로 오고있

 

 다...'빠앙~~~`'       '아..씨파...누가 빵빵거리구 지럴이야????'    이빠이 좌로밀착 했다.....

 

  '빠앙~` 번쩍번쩍!!'     ' 에구..저게 미쳤나..눈까지 껌뻑거리구 지롤이눼..' 정지해 더 이빠시 좌로밀착

 

가만히 봤더니 장미뇬이다....눈물나게 반가웠다.....달려가 장미뇬 품에 안기고 싶지만.... 

 

이별을 고하러 온 기집애한테 알량한 동정심을 유발할수 없었기에 목에 깁쓰한 자세로 앞만 보며

 

걸었다.뒤에선 강아지보다 느린 속도로 날 조롱하듯 장미차가 따라오고 있다...

 

애써 외면하고 집으로 들어갔다.담배에 불을 붙이고 담배 한모금에 만가지 생각씩 하고 있다...

 

'띵동~`' 올것이 오고야 말았다...떠날거라면 말없이 떠나주지 마지막을 정리하러 온 듯한 장미뇬이

 

너무나도 원망스러웠다...."문 열렸으니까 들어와..!!"

 

장미 : 우리 상섭이 어제부터 아무것도 안 먹었다면서???????

 

나 : 누가 그러는데?????(차마 쫌 전에 밥 먹었단 소리는 못하겠다...)

 

장미 : 아버지한테 얘기 다 들었어.....누가 우리 상섭이 기분 나쁘게 만들었누???

 

나 : 훔....-_-;;;;;;(그걸 말이라고 씹어대냐/???)

 

장미 : 내가 상섭이 전복죽 해줄려고 장 봐왔어...쫌만 기다리구 있어....

 

나 : 필요 없어...배 안고파..(정말 배 한개도 안 고픈데...)

 

장미 : 아구아구~` 우리 똥강아쥐 아직도 기분 덜 풀린거야???????

 

나 : 풀리고 자시고 할 기분이 어딨어..?? 기분 나쁘지도 않았어....

 

장미 : 토욜날은 내가 괜한 짜증부려서 미안했어.........기분 풀어...

 

나 : 기분 나쁜거 없다구....

 

장미 : 근데 밥은 왜 굶은거야??????속상하믄 원래 굶어/????

 

나 : 토욜날 막걸리 먹은게 이상해서..어제 하루종일 설사했어.....그래서 아무것도 안 먹은거야....

 

장미 : 에~~거짓말.....우리 똥깡아진 거짓말도 잘 해여.......

 

나 : 나 지금 너랑 농담 따먹기 할 기분 아니거든....필요 없으니까 집에 가줄래?????

 

     혼자 있고 싶거든.....

 

장미 : 상섭아~~앙~~미안하다구 사과했잖아...이제 그만 기분 풀어........

 

         내가 맛있는 전복죽 해줄테니까....이거 먹구 기운좀 차려...눈이 쑥 들어갔잖아.......

 

나 : (풀리지 않을것 같았던 내 기분이다...그런데...그런데.....) 장먀...나 진짜 배 안고파....

 

장미 : 뭐 먹었어????아무것도 안 먹었담서....얼마나 걱정되셨음 아버지가 나한테 전화를 다하셨겠냐/?

 

         뭣좀 먹구 정신좀 차려..바보야..배고프니까 기분 더 우울해지지...

 

밥 먹은지 1시간도 안되었는데.......장미뇬..조그만 상에 죽사발을 들고 내방으로 들어왔다....

 

장미 : 상섭아 이것좀 먹어봐....

 

나 : 먹기 싫다니까 자꾸 왜 그래????

 

장미 : 그래두 쫌 먹어야지.....이거 먹구 기분도 쫌 풀구....우리 쇼핑가자...내가 우리 똥강아지

 

        예쁜 옷 사줄께.....알쮜??

 

나 : 됐어...안 먹고 싶으니까.배고프면 니나 먹어....

 

장미 : 그러지 말구...아~~해봐////////////////

 

나 : (언젠가 치과에서 봤던 그 초딩꼬마의 모습처럼....이를 악물고있다 )나...전복죽 알레르기 있어..

 

장미 : 그럼 다른걸루 끓여올까??????뭐 먹구 싶은데???

 

나 : 아훔..ㅡㅡ;; 됐어...장미가 해준거니까 먹어볼께.....

 

 

배는 디지게 불렀지만...팅길만큼 팅겼고..할만큼 했다.......이틀에 걸친 단식시체놀이가 어느정도

 

성과를 거둔모양이다.....흡족하게 전복죽 두사발을 먹고야 집에서 나왔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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