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실수요자 올 연말을 주목하라"
서울지역 일부 아파트 단지의 가격이 급락하면서
`집값이 대세 하락기에 진입했다`는 진단이 잇따르고 있다.
이용섭 건설교통부 장관은 지난 2일 "강남 불패신화는 이제 끝났다"며
"앞으로 집값 하락은 지속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도 같은 날 "주택시장은 긴 가격 하락의 터널을 지날 것"이라고 밝혀 관심을 끌었다.
그렇다면 집값은 언제까지, 얼마나 떨어질까. 매일경제신문은
주택전문가 긴급 좌담회를 열어 최근 주택시장 동향과 집값 전망을 점검했다.
전문가들은 "올 하반기까지는 약보합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대통령 선거 등 변수가 남아 있는 만큼 대세 하락이라고 단정하기는 곤란하다"고
조심스러운 의견을 밝혔다 . 하지만 모두 주택 실수요자라면 `연말을 주목하라`고 충고했다.
-정부가 `집값이 하락 안정세로 접어들었다`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는데.
▶김선덕 소장=올 들어 도입된 두 가지 대책이 주택시장 흐름을 바꿨다 .
첫째는 주택법 통과로 실시가 확정된 분양가 상한제고, 둘째가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강화다 .
지난 2~4월 집값 하락 폭이 심상치 않다 . 하락세가 확산되어 가는 단계인 것은 맞는 것 같다 .
이런 추세가 가을 이후까지 연장될 가능성이 있다.
지금까지 과도하게 수요자 선호가 높았던 지역이 빠지는 것 같다.
거품 붕괴, 대세 하락으로 보기는 어렵다 .
서울 강북 뉴타운과 용산 지역, 인천 일부 지역은 집값이 오르고 있다.
▶차형근 부장=공시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에 주택 보유자뿐만 아니라
수요자도 종합부동산세에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 .
특히 `1인 1건 대출`과 `처분 조건부 대출 상환`은 금융권의 화두다 .
집이 안 팔려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 집값 약보합세가 지속될수 있다고 본다 .
그러나 매물이 늘어나면서 집값이 폭락할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
강남지역 다주택 보유자에 대한 설문 결과를 보면 집을 처분하지 않겠다는 응답이 많았다 .
장기투자, 양도세 부담, 매도가격 불만족 때문에 처분하느니 보유하겠다는 비율이 압도적이었다.
-정부 정책의 변화를 기다리며 버티는 주택 소유자들이 많은데.
▶박재룡 수석연구원=연말 이전에 정부 정책이 바뀔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 .
집값 추이도 연말까지 지금 기조를 벗어날 가능성은 거의 없다 .
`대통령 선거`라는 변수가 있지만 참여정부 부동산 정책이 대부분 법제화됐기 때문에
정책 변경이 쉽지 않다 .
새 정권이 부동산 정책을 바꾸겠다는 마인드를 갖고 있어야 하고
국민 여론이 정책 변경의 명분을 인정해줘야 한다 .
다만 최근 집값 하락세가 정상적인 것이냐에 대해서는 논의가 필요하다 .
시장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는 불안한 상황이다.
▶김철수 대표=분양가 상한제, 분양원가 공개, DTI 적용 등에 따라 집값이 하락하고 있다 .
하지만 수급 불균형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소된 것은 아니다 .
인구구조와 소득 증가, 서울ㆍ수도권 주택 수요 등을 감안하면
오는 2015년까지 안정적인 집값 상승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
더군다나 부동산 투자를 대체할 수 있는 투자 수단이 없는 상태다.
-재건축 문제는 어떻게 풀어야 하나.
▶차 부장=이른바 `버블세븐` 지역의 재건축 아파트는 단기적으로 많이 올랐다 .
단기적인 조정은 당연하다.
재건축 수익률이 많이 떨어졌기 때문에 추진하기도 어려워진다 .
문제는 강남 고급 주택 수요를 채울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 시장 불안 요인이다.
▶김 대표=90년대만 해도 서울 인구가 분당ㆍ일산ㆍ평촌으로 갔지만 지금은 안 간다 .
인구 전ㆍ출입을 분석해 보면 지금은 서울 바깥으로 나가려는 인구가 많지 않다 .
앞으로는 계층별로 주택이 공급되어야 한다 .
어차피 강남ㆍ용산은 서민들이 살기에는 너무 비싼 지역이 됐다.
▶박 연구원=재건축의 주택 공급 순증효과가 적은 것은 사실이다 .
하지만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
소형평형 의무비율을 맞추려고 10평형짜리 네 채를 짓는 것보다
40평형 한 채를 짓는 게 더 효과적일 수 있다 .
시장에서 원하는 주택을 공급하는 게 중요하다 .
현행 재건축 억제정책이 지속된다면 재건축 대상 주택이 슬럼화할 수도 있다 .
그때는 정부가 재건축을 유도하기 위해 보조금을 줘야 할지도 모른다.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이 향후 집값에 미칠 영향은.
▶차 부장=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주택담보대출이 52조원이다 .
전체에서 24%에 달한다 .
대출을 연장할 때는 DTI를 적용해야 하기 때문에 소득이 적은 사람은 일부를 상환해야만 한다 .
시장에 관망세가 확산되면서 집이 팔리지 않기 때문에
처분 조건부 대출이 큰 문제가 될 것이다 .
은행에 따라 금리 적용 방식을 전환할 수 있는 제도가 있다 .
지금은 금리 상승기인 만큼 고정금리로 갈아타고
일정 기간 후 변동금리로 전환하는 방법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
▶박 연구원=이론상 금리는 경제성장률에 물가상승률을 합친 것이다 .
대출자는 경제가 좋아지면서 금리가 낮아지길 바라지만 불가능하다 .
새 정부도 DTI 규제의 큰 틀은 유지하는 게 바람직하다 .
금리 변동에 취약한 `한계 대출자`를 양산하면 곤란하다.
■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