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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된지 한달보름...

완벽한한..... |2003.05.14 00:47
조회 966 |추천 0

나는 2대 독자다.

한 가문의 지파의 오래된 장손이다.

나는 4남매의 외아들이다.

홀어머니를 모시고 있다.

이상으로만 보아도 절대로 완벽한 혼자가 될 수 없는 몸이다.

나는 고딩이 시절부터 완벽한 자유를 꿈꾸어 왔다.

아마도 예견된 속박이 두려워 더욱 고독한 생활을 좋아했는지도 모르겠다.

결혼을 31살에 했으니 조금은 늦은 편... 아마 그 때 까지가 내가 누려온 가장 자유스러울 때가 아니었나 생각해 본다.

그러나 결혼을 한 후에는 엄청난 구속이 나를 따라 다녔다.

집사람을 사랑해 주랴, 어머님께 인사드리랴, 아이들 챙기랴.... 게다가 직장생활까지 성실히 하랴...

나는 고딩시절 항해사가 되고 싶었다. 아마도 속박받는 환경에서 탈출하고 싶었기 때문이리라.

물론 말을 제대로 꺼내기도 전에 한마디로 거부당했다.

문제는 결혼 이후에 생겨났다.

아무리 박봉이라도 대졸이니 중 이상은 가는 봉급자인데 매달 적자가 나는 것이었다.

그놈의 적자 때문에 장손 생활도 고향에서 제대로 행사해보지 못하고 접어야했고 고작 제사지내는 것으로 또 벌초하는 것으로 도리를 다했다고 위안하며 접어야했다.

그래도 마누라는 밖에 나가면 항상 집안이 그래서 적자를 낸다고 떠들고 다녔다.

결국 최근 이년동안 마누라는 8천만원의 빚을 지고 친정집으로 사라져버렸다.

그모든 돈을 살림하는데 썼다는 간단한 논리로 나를 대하다가 도저히 설명할 수 없자 도피해버린 것이다.

나는 단지 출처를 밝히라는 이야기와 거짓말을 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 추궁한 것 뿐인데...

밖에 나가서는 조금이라도 따지는 전화를 하면 먼저 끊어버리고... 내가 자신을 내쳤다고 뻔뻔하게 이야기한다.

다른 이를 만나는 낌새가 있어서 마누라가 집나가기 전에 공주처럼 대접해 주겠다며 요리도하고 청소도하고 별의별 수단을 다 썼는데도 결국 이렇게 되고 말았다.

아무튼 이야기하기 너무도 지겨운 수많은 사연들이 내 지난 얼마간의 세월 속에 녹아있다.

 

문제는 내가 그렇게도 원하는 자유가 왔는데 나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오로지 집나간 그인간이 지금 무얼하고 있는지 알아보는데 수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는 것이다.

또 그인간이 나에게 행하고 간 수많은 사연들 때문에 화가나서 분을 삭이지 못하고 매일 술을 마셔야만 잠을 이룰 수 있다.

이건 분명히 아닌 것을 안다. 그렇게 그 인간이 증오스러웠는데 막상 헤어지려하니 왜그리 애틋하던지... 보호본능을 이끌어내려고 무던히도 애를 썼건만 그인간은 그렇게 쉽게 집을 빠져나가버리고 말았다. 물론 그곳에서 자신을 연기하며 가련한 여인으로 남아있는 것도 안다.

여자가 어떻게 한달에 400만원 이상을 혼자서 쓸 수 있었을까가 도저히 이해가 되질 않는다.

참고로 가족들은 한달에 100만원 이하로 생활을 해왔다. 세금과 학원비를 보태면 150정도일까???

이건 집착일까?

사랑과 미움이 한마음속에서 서로 애증을 번갈아가면서 나타나고 그리움과 증오로 얼룩이져서 매일 술을 마셔야만 잠을 이룰 수 있다.

그토록 완벽한 고독을 완벽한 자유를 꿈꾸어왔건만 남아있는 아이들을 건사해야하고 계속 생활전선에서 마누라가 저지른 빚을 청산하는데 온갖 노력을 동원해야만한다.

그토록 굼꾸어온 독신생활이건만 전혀 독신같지도 않고 분노에 갖혀서 모든 여성들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 이 현실을 무엇이라해야하는가...?

오늘도 가장 완벽하지 못한 혼자만의 시간을 죽이며 이 글을 올리고 있다.

밤이 깊어지니 또 마누라에게 욕을 해대고 싶어진다.

내 어디가 부족해서 다른 이들과 놀아난 것이니?

하루속히 학창시절에 부르짓었던 그 행복한 자유를 찾아야겠다.

 

다음에 생각나면 또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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