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후 어버이날을 한번도 제대로 챙겨드려 본 적이 없다
난 외며느리이니 당연히 어버이날은 시댁에 가야하기 때문이다.
결혼 첫해에는 시댁에 살아서 더 엄두도 못내고...
그 이듬해에는 낮에 시댁 갔다가 저녁에 친정에 갔는데...
속을 박박 긁는 여동생과 싸우고 울면서 집에 왔다.
우리 둘 싸우는 모습에 엄마가 더 속상해 하시면 우는 모습을 뒤로하고...
마침 이번 어버이날은 휴일이길래, 남편한테 낮에는 시댁 갔다가 저녁엔 친정엘 가겠다고...
엄마한테 선물 드린다고 주문해 놓은 상품은 택배회사의 실수로 잘못 배달되서 9일이나 되야 온다구...
어떻게 빈손으로 가냐구 주말에 가잔다...
난 꼭 오늘 가구 싶었는데...
그냥 남편은 내가 몸이 안 좋으니 시댁에도 가지말고 집에서 쉬라지만...
(주말에 미리 가서 선물도 드리고, 용돈도 드렸지만...)
엎어지면 코 닿을데 살면서 어버이날 얼굴도 안 비치면
또 섭섭해 하실까봐 부득불 나서려고 하는데...
TV에서 특집극을 하더라...신구가 나오는 드라마였는데...
엄마 죽고 자식들이 서로 아버지를 모시지 않으려고 하는 내용이였다...
안그래도 오늘 엄마가 뭘 하나 걱정되서 전화했더니...
하나 있는 여동생은 저녁에 약속 있어 외출한단다...
그럼 울 엄만? 빈집에 어버이날 혼자 있나?
언니한테 전화했더니, 애가 아파서 주말에 시부모님이 오시고 오늘은 아무데도 안 간다고 하더라...
괜히 속상해서... 울면서 엄마 불러다가 저녁이라도 좀 같이 먹으라고 부탁하는데...
어찌나 눈물이 나던지...
우리집은 친정에서 멀어서 직장 다니는 엄마는 시간이 없어서, 결혼하고 딱 두 번 와보셨다...
맘 같아선 내가 모셔다 식사라도 차려드리고 싶구만...
마음은 아닌데... 결혼하고 나니 어떻게 잘 해드리고 싶어서 상황이 허락하지 않을 데가 많다.
이제 여동생까지 시집가고 나면...
울엄마는 혼자 살게 될텐데...어쩌나?
다들 장남 아님 외아들에게 시집을 가서 모시고 살고 싶어도 상황이 여의치가 않다.
울엄마는 외로움을 많이 타는데...
농담처럼 신랑한테 나중에 시부모님이랑 친정엄마 모두 우리가 모시고 살면 안될까 했더니...
한 100평짜리 집을 사야겠단다...
로또 복권이라도 당첨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