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대동제(축제) 기간이라고 우리과 주점을 한다기에 모교에 갔습니다.
졸업하고 첫 방문이라 애같이 설레더군요.
대학시절의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면서 캠퍼스가 그리워진 나,
아침부터 서두르기 시작해서 칼퇴근하고 학교로 달려갔습니다.
만나기로 한 친구녀석들보다 좀 일찍 도착해 축제도 좀 구경할겸 학교를 한 바퀴 돌았습니다.
그런데 다들 주점 차리는 준비만 할 뿐, 뭐 아무것도 없더군요.
주점천막 말고는 물풍선의 잔해뿐..?
노천에선 유명 여가수의 낭만콘서튼지 뭔지가 열리고 있었는데,
거기에도 뭐 그닥 사람은 많지 않았고..
도대체 요즘 축제는 뭐하나 보려고 게시판에 붙은 프로그램 보니까
첫째날 가수 누구 오는 개막식,
둘째날 가수 누구누구 오는 응원제,
셋째날 가수 누구누구, 사회 어쩌구가 보는 동문의 밤...
....
축제가 아니고 무슨 이벤트업체 광고물 보는줄 알았슴다..
주점이 시작되고, 뭔가 분위기는 시끌벅적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저도 오랜만에 본 동기녀석들과 기분좋게 한 잔 하고 있었는데,
어디선가 들리는 싸움소리.
그래... 술 먹었으니 치고박고... 그럴 수도 있지 이해한다.
조금 있으니 여자 후배들 하나 둘씩 업혀가기 시작하고..
잔디밭 이 쪽에는 토하는 놈.. 저쪽에는 싸우는 놈들..
좀 분위기가 짜증나서 오래 마시지는 않고 동기들끼리 나가서 따로 한 잔 더 하기로 했습니다.
학교밖으로 나가는 길,
우리학교 도서관 가는 길은 좀 어둑어둑 하거든요. 산 속에 있기도 하고.
그래도 그 때 짜장면 시켜먹고 막걸리마시고 했던게 기억 나서 그 쪽길로 둘러가기로 했는데,
우리 지나갈 때마다 여기저기서 노란색, 빨간색 꽈티 입은 사람들이 어디론가 숨는 소리..
(무슨 의민지 아시겠죠.. 어두운 수풀 속... ㅉㅉ)
뭐 저 학교 다닐 때도 대학 축제 무너져간다 소리 많았습니다만,
이건 진짜 축제에 온건지 뭔지...
아, 그리고 짜증났던거 하나 더-
무슨 학교 안에 광고를 그렇게 많이 합니까?
번쩍거리는 주류광고 실은 오토바이가 수십대씩 열지어 돌아다니고,
여기 저기 세워진 광고부스에서 옷 야하게 입은 여자들이 학생들 불러대고..
학교 축제가 무슨 업체 판촉의 장이 돼버린 것 같더이다.
대학생 문화가 사라졌다는 비판이 제기되어온지 꽤 되었습니다.
대학생 문화의 궁극이라 할 수 있는 대학 축제도 그 한계를 벗어날 수 없나보군요.
그나마 저 때는 대동제 테마를 '추억' 으로 해서
노천 로라장(롤러스케이트장) 분위기로 꾸며서 롤러스케이트 타게 해주고,
저녁에는 추억의 DJ쇼도 하고 뭐 좀 있었던거 같은데.
이제 대학 축제에는 광고랑 가수, 술 난장판밖에 안 남은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