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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침체기에 웬 집값 담합ㆍ개명 바람

ro |2007.05.21 10:56
조회 1,356 |추천 0

시장 침체기에 웬 집값 담합ㆍ개명 바람

인천 등 일부 단지에서 다시 기승

집값 담합과 아파트 이름 개명(改名) 바람은 보통 가격 상승기에 나타나는 현상 가운데 하나다.

시장 침체기나 가격 하락기에는 좀처럼 나타나지 않거나 바람의 강도가 약해지게 마련이다.

아파트 값 담합 행위 등은 가격을 끌어올리기 위한 것으로,

시장 침체기나 가격 조정기에는 그 같은 행위가 아무런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시장 침체기였던 올 1분기엔 아파트 값 담합 행위가 크게 줄었다.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집값 담합 행위로 적발된 단지는 8곳에 불과하다.

지난해 4분기에는 35곳이 담합 단지로 적발됐다.

하루 평균 신고 건수도 1월 1.5건, 2월 0.7건, 3월 0.4건 등으로 갈수록 줄고 있다.

건교부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에 비해 올 들어 3월까지 가격 담합 행위가 준 것은

시장 위축과 함께 담합 효과가 별로 없다는 인식이 확산된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집값 담합 단지는 8주 동안 실거래 가격이 건교부 홈페이지에 공개되고,

시세정보 제공업체의 시세정보 제공도 중단되는 제재를 받는다.

 

다시 고개 드는 집값 담합

 

그런데 최근 들어 집값 담합 행위가 일부 지역 단지를 중심으로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인천 남구 주안동 현대홈타운 정문에는 ‘우리 재산 우리가 지킵시다!

매매가 평당 900만원 이상’이라고 적힌 노란색 바탕 현수막이 걸려 있다.

이 아파트는 지난달 건설교통부에 의해 집값 담합 사실이 적발된 곳이다.

하지만 아파트 부근에서 영업하는 부동산 중개업자들은

“적발 이후에도 달라진 게 하나도 없다”고 전했다.

아파트부녀회, 입주자대표회의 등에 소속된 주민들은 지난 3월부터 아파트가 자신들이 정한

‘기준가’ 이하로 거래되는 것을 막기 위해 주변 중개업소를 돌며 게시물 교체를 요구하기도 한다.

현지 부동산 중개업계에 따르면 이 아파트 평당 실거래가는 600만~700만원 선이다.

인천 부평구 십정동 신동아아파트 입주민들의 가격담합 행위는 더 심하다.

아파트 ‘발전위원회’는 지난 달 인근 부동산중개업소에

매월 말 매매계약서 사본을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자신들이 정한 매매 하한가와 상한가 기준 준수 여부를 감시하기 위해서다.

또 발전위원회는 이 아파트 1690가구에 A4 크기의 문서를 보내

주민들에게 ‘매도의뢰시 아파트발전위원회와 협의’,

‘인근 5개 부동산에서만 거래’, ‘매도희망가격은 끝까지 고수할 것’ 등을 요구했다.

서울 강북권 일부 단지에서도 집값 담합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가격 담합은 인터넷 카페 등을 통해 조직적으로 이뤄지기도 한다.

온라인 카페에는 특정 단지의 현 시세와 적정 매매가를 비교하면서

‘현 시세가 저평가된 만큼 평당 OOOO만원까지 올라야 한다’는 내용의 글들이 넘쳐나고 있다.

노원구 상계동 한 공인중개사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올 들어서도 집값이 계속 오르다가

최근 주춤하자 ‘강남을 따라잡으려면 한참 남았는데, 여기서 꺾이면 영원히 못 따라잡는다’며

호가 끌어올리기를 부추기는 아파트 주민과 네티즌들의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고 털어놨다.

 

아파트 이름도 바꿔, 바꿔

 

아파트 값을 높이기 위해 아파트 이름을 바꾸려는 단지도 늘고 있다.

서울 중랑구 신내동 성원아파트 주민들은 아파트 이름을 ‘성원 쌍떼빌’로 바꾸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도색작업도 마다하지 않는다. 새 아파트 이름에 부합하는

외벽 도색과 조경 공사 등을 갖춰야 명칭 변경이 가능하다고 판단한 때문이다.

지난해 8월말 입주한 인천 남동구 논현동 논현주공뜨란채 8단지와 11단지 입주자대표회의는

최근 대한주택공사 인천지역본부에 아파트 브랜드 명칭 변경 및 사용 승인을 요청했다.

이들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는 주공이 2005년 처음 선보인 브랜드인 ‘휴먼시아’에 대한

사용 승인을 받아 정식으로 명칭 변경 신청을 낼 계획이다.

건축물대장과 등기부등본상 기록된 ‘뜨란채’란 이름을 ‘휴먼시아’로 바꾸기 위해서다.

인천 부평구 십정동 동암 신동아 아파트 일부 주민들도 ‘파밀리에’로 아파트 이름을 바꾸려 하고 있다.

이들은 최근 신동아건설 측에 개명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인근 부동산일번지공인 관계자는 “단순히 신동아 아파트보다는 신동아 파밀리에가

더 새롭고 세련된 느낌을 준다”며 “아파트 명칭 변경은 집값과 연관된 문제이기 때문에

입주민들의 관심이 높은 것 같다”고 말했다.

유엔알 박상언 사장은 “아파트 개명 움직임 등은 집값을 끌어올리려는 꼼수로 볼 수 있다”며

“그 같은 행위의 기저에는 집값이 바닥을 치고 상승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강하게 깔려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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