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26살이고 중소기업에 다니고 있습니다.
남친은 29살이고 대졸 초임 연봉 3700 받고 은행에 다니며 지금 일한지 1년 8개월 됐습니다.
저희는 대학 CC로 만났습니다.
남친이 외모가 준수하고 어른들께 예의도 바르고 대인관계가 좋아 제가 먼저 좋아했습니다.
저는 남친의 집안 사정을 몰랐고 겉만 보고 괜찮은 가정 환경에서 자랐으리라 생각했습니다.
지금 사귄지 2년 정도 됐습니다.
서로 직장이 안정되어 가고 있으니 결혼하자는 얘기가 오가고 있습니다.
막상 결혼 얘기가 오가니 서로의 집안에 관심이 가더군요.
저희 집은 부자는 아니지만 아버지께서 LG전자에서 오래 근무를 했기에 크게 먹고 사는 거엔 걱정이 없었습니다. 솔직히 살면서 돈 걱정은 안하고 자랐습니다.
그런데 남친은 아버지께서 사업에 실패하신 후 병으로 앓아 누우셨고 지금은 완쾌가 됐지만 사회 생활은 불가능 하다고 하십니다. (장애등급을 받았습니다)
어머니께서 생활을 책임지고 계시는데 수입이 그리 크지는 않고 두분이 먹고 살 정도만 번다고 하시네요.
남자친구는 부모님께서 학비를 대줄 수 없어 대학 내내 장학금을 받고 다녔고 용돈은 누나가 버는 돈의 절반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직장에 들어가자 마자 누나에게 진 빚을 갚아야 한다고 따로 돈을 모으더군요.
이런 집안 사정 얘기를 집에 했더니 부모님께서 난리가 났습니다.
니가 뭐가 부족해서 그런 애와 연애를 하냐?
결혼하면 고생 길이 눈에 훤하다 등등등...
특히 저희 어머니는 결산 반대를 외치셨습니다.
처음엔 남친도 나이에 비해 제법 벌고 저는 남친에 비해 연봉이 많지는 않지만 저도 벌면 되니깐
잘 살 수 있으리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점점 어머니 말씀처럼 상황이 돌아가는 것 같아 내 생각이 잘못됐다 싶기도 합니다.
얼마 전에 남자친구가 그럽니다.
" 우리 어머니 소원이 24평 아파트에 사는 것이 소원이래... 우린 젊으니깐 집이 없어도 상관없지만 우리 어머니는 아니잖아...우리 열심히 돈 모아서 우리 어머니 아파트 하나만 사드리면 안될까? " (참고로 남친네는 집이 없고 17평 전세에 살고 있습니다.)
예전에 어머니께 집안 얘기를 했을 때 엄마가 하신 말씀이
"실컷 키워놨더니 남의 집에 좋은 일 시키게 생겼네...두고 봐라, 너 그런 곳에 시집 가면 너 하고 싶은 건 하나도 못하고 돈만 모으다가 니 평생 다 간다 "
그러셨는데 남친이 하는 말이 꼭 그렇게 들립니다.
저는 둘이 모아 우리 둘 집 장만 하고 애기 낳고 그렇게 살면 잘 살 거라 생각했는데 이젠 남친네 부모님까지 책임져야 하는 거 같아 갑자기 가슴이 답답합니다.
그 말에 선뜻 대답을 못하니 남친은 저에게 넌 이기적이라고 합니다.
그렇다고 남친이 저희 집에 못하는 건 아닙니다.
이번 어버이날엔 집에는 아무것도 안보내드렸지만 저희 집엔 25만원짜리 분재를 보냈습니다.
저는 남친네 집에 아무것도 안보냈구요
" 내가 우리 집엔 아무것도 안보내고 너희 집엔 25만원 짜리 분재를 보냈으니 나도 미쳤지..."
부모님께 집 한채 사드리자는 말에 선뜻 대답을 못하는 저를 보고 남친은 이런 말을 하더군요.
남들은 자기네 부모님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이 장인, 장모님께도 잘한다고 그럽니다.
그런 면에선 부모님께 효도하고 싶어하는 남친이 나중에 우리 부모님께도 잘하겠지 싶지만,
앞으로 집부터 시작해 남친네 부모님 용돈까지 일일이 대줘야 할 거 생각하면 답답합니다.
제 친구들이 하나 둘 결혼을 하는데 다들 좋은 집 장만해서 둘이 알콩달콩 사는 거 보면 너무 부럽습니다.
저도 그렇게 살고 싶은데 남자친구 한명만 봤을 땐 너무 좋습니다. (저희 부모님도 남친 하나만 봤을 땐 크게 나무랄데 없는 애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부모님까지 제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게 너무 힘듭니다.(그러나 남친네 부모님이 욕심이 많고 그런 분들은 아닙니다. 저 예뻐해주시고 좋은 분들입니다.)
매일 부모님 집 사드리고 싶다. 차 사드리고 싶다. 누나 결혼할 땐 2천만원 줘야지...
이런 남친,,,
그러나 정작 우리 둘이 결혼할 자금은 한 푼도 마련해놓지 못하고 누나 갚을 돈만 모으고 있는 남친,,,전 너무 속상합니다.(제가 이기적인 건가요?)
또 저희 부모님은 제가 죽어도 남친이 좋다고 하니 그럼 결혼할 때 5천만원 정도는 보태준다고 하시네요.(전세 자금이라도 하시라구요)
저는 왜 저희 부모님이 이런 못난 딸을 둬서 결혼까지 책임을 져야 하는지 그것도 너무 속상합니다.
제가 평범한 남자만 만났어도 제가 버는 돈으로 부모님께 신세 안지고 충분히 혼수해갈 수 있는데
너무 속상합니다.
제가 이 남친과 계속 만나야 할까요?
정말 고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