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전관 파동

두아이 엄마 |2007.05.30 23:13
조회 49 |추천 0

[여적] 전관(前官) 파동
[경향신문] 2007-05-29 18:26


이번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보복폭행 사건에서 가장 결정적인 피해자가 바로 경찰이다.
미적지근한 처리로 사건이 은폐되고 수사가 축소됐다는 사실이 드러나 홍영기 서울청장의 사퇴는

물론 수사 간부들도 검찰 수사를 피할 수 없게 됐다. 이택순 경찰청장에 대해서도 자진사퇴론이

분분할 만큼 조직 전체가 극도의 혼란에 빠져 있다. 검찰의 지휘를 벗어나겠다며 몇해씩이나

별러온 수사권 독립 문제도 당분간 말도 꺼내지 못할 처지가 되어 버렸다.

 

그런 배경에 전직 경찰 총수가 자리잡고 있다는 점은 아이러니컬하다.

한화그룹 고문을 맡고 있는 최기문 전 경찰청장이 사건을 잘 봐 달라며 수사 지휘라인에 있는

경찰 수뇌부에게 청탁을 넣었다가 벌어진 사태다. 사실은 그가 재벌기업에 취업한 것 자체가

그리 좋은 모양새는 아니었다. 자신이 몸담은 기업의 총수를 위해 경찰의 엄정한 수사 의지를

무디게 만들어 버린 것이 엄청난 후폭풍을 초래한 데서 분명히 확인되는 점이다.

스스로 일개 사건 브로커로 전락한 셈이다. 이로 인해 본인의 명예는 물론이고 경찰 조직 전체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혔다.

비단 이번 사건에 국한된 얘기만은 아니다. 웬만한 기업마다 고위 관료 및 검·판사 출신들이

구석구석에 포진해 있다. 직무를 통해 습득한 경험이나 지식을 기업과 사회를 위해 되돌린다는

취지 자체가 틀렸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런 경우는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대부분 저녁 술자리와 골프장을 오가며 회사의 로비 창구, 또는 바람막이 역할을 하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 관청과 기업을 이어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연줄이기도 하다.

그렇지 않아도 명문대학 총장을 지낸 분들이 청와대 비서실장이나 기업의 사외이사 직책을

기꺼이 떠맡고 있으며, 검찰총장 출신이 금배지를 노리고 지역구에 도전하는 모습이 당연하게

비쳐지는 것이 우리의 현주소다. 아직 한창 활동할 나이에 무작정 은퇴하라는 요구도 올바른

것은 아닐 것이다. 따지고 보면 너무 젊어서 출세하는 것이 문제다. 하긴, 전직 대통령들도

국민의 눈초리는 아랑곳없이 악다구니에 핏발을 세우는 요즘 세태가 아닌가. 재직 시에 나름대로

존경을 받던 우리의 전관들께서 세상의 먼지바람을 떨쳐버리고 초연히 지내는 모습을 바라는 것은

지나친 욕심일까.

추천수0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