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에서 시작해서 홍콩을 거쳐 지금은 전세계로 퍼지고 있는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SARS ...
지금 내가 있는 대만은 사스의 공포로 인해 사람들이 떨고 있다.
한국에 있는 친구를 통해 들은 대만은 현재 가장 위험한 국가로 되어 있다고 한다.
그도 그럴것이 아침마다 나오는 해외뉴스에 대만에 관한 뉴스가 계속 나온다는데
이러다가 영원히 타향살이 할까봐 두렵다.
불과 하루 사이에 환자가 늘게 되고 또한 사망자가 계속 티브이에서 나올때마다 사람들은 자연스레
옆에 앉아 있는 사람들을 의식하고 또한 의심하는 그러한 행태를 보인다.
감염자 중 반이 사망.....
그중에는 외국출입과 관계 없는 평범한 가정주부나 젊은 학생들도 포함되어 있다.
사스환자를 치료하던 간호사의 전염과 죽음. 의사의 죽음으로 인해 대부분의 의료진들이 히포크라테스
의 지팡이를 내려놓고 꼭꼭 숨어버리고 있다.
처음에는 나도 몰랐다. 이렇게까지 심각한 줄은 ....
마스크는 나이드신 노인분들이나 연약한 어린이들 여성들만 착용하는 줄로만 알았다.(이것 또한
선입견이겠지....)
하지만....
대만서 한국으로 귀국한 20대 한국인의 사스의심증상 발견과 대만에서 20대 청년들의 죽음으로 인해
나의 그러한 생각은 여지없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입증해 주었다.
집 이외에 건물에 들어갈때는 끊임없이 들이대는 체온 측정기와 공공장소에서는 필수가 되어버린
마스크 착용.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들의 표정에서는 죽음에 대한 공포가 서려 있었다. 상상해보라.
만원 2호선 지하철 안에서 모든 사람들이 마스크를 쓰고 있다고 하면.... 기분이 어떨까....
전염병으로 인해 백화점이 몇일동안 문을 닫고 마스크 없이는 공공수단을 이용할 수 없다고 하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나는 수술실에서 닥터들이 쓰고 있는 마스크를 착용한 채 멍하니 모니터를
바라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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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휴 잠팅아 늦겠다 늦겠어
"
"미안해 ㅜㅜ 자기가 먼저 가서 저녁 좀 사고 있어
"
" 알았어 얼른 챙기고 나와
"
나는 거의 매일 그녀를 회사까지 바래다준다.
우리집에서 회사까지는 걸어서 5분. 우리집에서 그녀집까지는 한시간. 그녀집에서 회사까지 한시간.....
주위에서는 대단한 정성이라 하지만 난 그 시간 만이라도 그녀를 볼 수 있어서 좋다. 그 이외에 시간은
서로 시간대가 안 맞기 때문에 마주치기란 힘들기 때문이다.
" 저기 이거 하고 저거 하고 주세여 "
" %($)$(#@%*$(# "
가끔 난 다른 사람들 말을 못 알아들을때가 많다. 그래서 물건을 살때 한마디 이상 나오면 긴장을 한다.
특히 음식을 살때 말이다. 어떤 분들은 대만어로 하는 분들도 있으니 오죽 하겠는가....
겨우 음식을 샀다.
여러가지 야채와 두부 탕과 함께 나온 그 음식은 그녀를 만나기 전에는 꿈에도 못 먹어볼 음식이었다.
지금이야 뭐 맛있게 잘 먹지만 말이다.
이 음식은 우리 그녀가 회사에 출근해서 먹을 저녁인 것이다. 나는 그런거라도 하나 사는데
보람을 느끼는 사람이다. 단순하지
?
저쪽에서 나의 그녀가 헐레 벌떡 뛰어 오고 있었다. 나는 그녀의 손을 잡고 역으로 뛰기 시작했다.
" 아휴 이게 뭐야 밥을 이렇게 많이 사면 어떡해
"
할.... 내가 처음 사보는 거라 이거 저것 고르다가 한 봉지를 만들어 버렸다. 무려 5인분 정도의 양을 ![]()
" 너 바부야 " ![]()
가까스레 표를 사고 플렛폼으로 들어서는 순간 전철이 도착했다.
이 전철을 놓치면 택시를 타야해
우리가 들어선 전철 안...을씨년스럽게시리 사람이 한명도 없었다...
" 사람이 아무도 없다. 사스때문인가 ?
"
" 그렇지 괜히 나다니다가 사스 걸리면 어떻해 ?
"
" 근데 자기는 나 데리러 매일 나다니자나. 그러다가 사스 걸리면 어떡해 ?
"
" 음.... 그럼 내가 자기 곁을 떠나서 조용히 생을 마감하지뭐
"
" 안돼 !! 내 곁을 절대로 떠나면 안돼
"
" 그럼 내가 사스 걸리면 내 옆에서 있어줄꺼니 신혜야 ?
"
" 응 내가 있어줄께 꼭 있어줄꺼야....
"
(
내 표정 )
" 제관씨는 내가 아프고 건강하지 않고 그러면 어떡할껀데 ?
"
" 그럼 도망쳐야지
"
" 잉 왜 그래 미워 잉 ~
"
" 그니까 아프지마 아플꺼라는 생각도 하지말구 항상 건강해야지. 만일 니가 어쩔수 없이 그런 상황이
생기면 내가 항상 니 곁에서 너를 지켜줄께 걱정마
"
(
신혜표정 )
" 아 그러고 보니 자기 마스크 왜 안 썼어 ?
"
" 맞아 까 먹고 안 갔고 왔어 ....
"
" 그러다가 사스 걸리면 난 어떡하라구
"
" 미안해 신혜야
"
" 그럼......나도 마스크 안쓸꺼야...." 하면서 그녀는 마스크를 벗었다.
" 헉 왜 안돼 얼른 써
"
" 싫어 살아도 같이 살고 죽어도 같이 죽어. 나만 살자고 이런거 하긴 싫어....
"
그녀의 이쁜 마음....
철없는 생각이라고 할지도 모르겠지만 그 배려심에 난 너무 감동해 버렸다.
" 그럼 자기야 우리 둘이 같이 사는 방법이 있어
"
" 뭔데 ?
"
" 응 이거야 " 하면서 나는 그녀의 입술위에 내 입술을 가져갔다.
그녀의 마스크가 되어진 나의 입술.....조용히 그녀가 눈을 감았다.
" 우리 사스같은건 무서워 하지 말자. 우리가 무서워 할건 서로에 대한 신뢰가
없어지는 걸꺼야....신혜야
"
어둠을 뚫고 달리는 사람없는 전철 안에서 그렇게 우리는
긴시간의 입 맞춤을 하면서 서로에 대해 한 걸음 더 다가가고 있었다.
사스보다 무서운
사랑
이라는 열병을 앓으면서.........
다음날
에이취 ! ![]()
에허
사스가 아니라 그녀가 걸렸던 콧물감기에 걸렸다. 훌쩍.....커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