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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릭스>에 대해 알고 싶은 두 세가지 것들 ②

네오 2세 |2003.05.23 23:19
조회 338 |추천 1

<매트릭스>에 대해 알고 싶은 두 세가지 것들 ②

김정대(영화 칼럼니스트) 출처:http://www.nkino.com/

Q : 많은 분들이 궁금하게 여기는 부분입니다. 네버캐네자(이하 줄여서 ‘넵’으로 표기)의 승무원들은 일반 전화를 통해 매트릭스의 내부로 출입합니다. 왜 휴대폰이 아닌 일반전화여야 할까요?

말틴 : 감독들과의 인터뷰 및 각종 기사들의 내용들을 토대로 질문에 대한 해답을 유추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우선 모르피어스 일행들이 들고 다니는 휴대폰은 그들이 매트릭스와 현실 세계를 연결해주는 연결 통로로서 사용하고 있는 일반 전화(유선 전화)와는 근본적으로 개념이 틀린 것입니다. 일반 전화는 매트릭스의 일부분인 반면, 일행들이 소지하고 있는 휴대폰은 요원들의 권총처럼 이들이 매트릭스 안에 들어갈 때 자동적으로 지급되는 일종의 옵션과 같은 것이지요. 그들이 휴대폰을 들고 다니는 이유는 단 하나입니다. 이것을 통해 현실 세계(‘넵’ 안의)의 오퍼레이터와 교신을 하기 위해서죠. 자, 그럼 그들은 왜 휴대폰이 아닌 일반전화를 통해서만 매트릭스의 세계로 들락거릴 수 있을까요? 그 이유는 바로 매트릭스가 실제의 인간 사회의 ‘완벽한’ 반영이기 때문입니다. 무슨 말이냐 하면, 현실 세계의 휴대폰과 일반 전화는 기본적으로 데이터의 전송량과 속도면에서 대단히 큰 차이가 있습니다. - 물론 일반 전화가 훨씬 높죠. 매트릭스 안의 일반 전화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모르피어스 일행은 바로 이 특징을 이용하는 것이죠. 즉 그들은 전송률이 매우 높은 매트릭스 내의 일반 회선 프로그램을 해킹하여 이 루트를 통해 자신들의 의식을 주입시키거나 빼내는 것이지요. 단, 그들이 출입구로 사용하는 ‘하드 라인’은 아무데나 널려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 해킹작업은 대단히 까다로운 것이어서, 그들은 몇 군데의 하드 라인을 정해 놓고 그곳을 통해서만 출입을 하는 것이지요. 그 대표적인 곳이 영화 속에 등장하는 호텔의 303호실의 유선 전화입니다. 물론 AI는 끊임없이 이들이 사용하는 하드 라인을 찾아 끊어버리려고 시도하고 있습니다. 그나저나 영화 속에서 줄기차게 등장하는 노키아 휴대폰은 블록버스터 영화 속의 PPL 광고의 위력을 다시 한번 실감하게 해줍니다. 매트릭스가 공개된 후 도대체 네오가 쓰던 휴대폰이 어떤 것이냐는 문의가 전 세계적으로 빗발쳤다고 합니다!

Q : 네오가 지각하여 직장 상사에게 꾸중을 듣는 장면에서 유리창을 닦고 있던 두 사람이 감독들이라던데 맞습니까?

말틴 : 그렇지 않습니다. 그냥 육안으로 보아도 그 두 사람은 감독들하고는 체격이 틀리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이상하게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알고 있더군요. 심지어 IMDB에도 그 두 사람이 감독이라고 나와있어요) 이 두 사람은 영화 속의 스턴트 액션을 담당했던 사람들입니다. 이들은 단순히 까메오로 이 장면에 출연한 것이 아닙니다. 이 장면은 스튜디오의 세트에서 촬영된 것이 아니라 호주에 있는 실제 고층 빌딩 내부에서 촬영된 것입니다. 고층 빌딩의 창문을 밖에서 닦는다는 것은 대단히 위험한 역일 수밖에 없었기에 이들을 특별히 고용한 것이지요. 이 영화의 대부분의 장면은 호주의 시드니에서 촬영되었는데, 관객들이 그것을 눈치채지 못하도록 제작진은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요. 예를 들자면 이런 것이죠. 영화 속에 등장하는 고층 건물 안에서는 커다란 창문을 통해 시드니의 명물인 오페라 하우스가 훤히 보였기 때문에, 그것을 가리기 위해 영화 사상 최대의 배경 그림 막을 건물 밖에 세워서 창 밖에 비치는 광경을 전혀 다른 것으로 바꿔버렸습니다. 우리가 영화 속에서 본 ‘매트릭스 내부의 광경’은 이렇게 완벽하게 조작된 것이랍니다. 그러나 제작진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몇몇 장면들 때문에 우리는 쉽게 영화 속의 배경이 미국이 아닌 호주임을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그 유명한 로비 총격씬 다음에 네오와 트리니티가 타게 되는 엘리베이터 버튼 앞에는 다음과 같은 문구가 써있습니다. (그것도 클로즈 업으로) “DO NOT OPERATE ‘LIFT’ IN CASE OF FIRE" 제작진은 미쳐 ‘LIFT'(호주식의 엘리베이터) 라는 글자를 ’elevator'로 바꾸는 것까지는 생각하지 못했나 봐요. 하지만 미국 관객들이 보기에 이것은 분명히 어색한 것이지요. 이 영화가 대부분 호주에서 촬영되었다는 사실은 특히 스미스 요원 역을 맡았던 휴고 위빙에게 반가운 일이었을 것입니다. 대부분의 젊은 시절을 호주에서 보낸 그에게 이곳은 고향과도 같은 곳이었죠. 헐리우드의 다른 영화였다면 문제가 될 수도 있었던 그의 호주식 억양은 오히려 이 영화에서는 그의 강점이 되었습니다. 무뚝뚝하고 높낮이가 일정한 기계 같은 차가운 말투에 독특한 그의 호주식 억양까지 결합하니 컴퓨터가 창조해 낸 살인 기계로서는 더할 나위 없는 훌륭한 목소리가 되어 버린 것이지요.

Q : 요원들과 관련하여 역시 많은 분들이 궁금하게 생각하는 점입니다. 초반부의 트리니티가 있던 303호 방으로 경찰들이 잠입하는 장면에서 왜 요원들이 경찰들의 몸 속으로 들어가지 않았을까요?

말틴 : 그 해답은 스미스 요원의 대사 속에 있습니다. “당신 부하들은 이미 죽었소! your men are already dead!" 그의 말대로 요원들이 도착했을 때는 이미 303호 방으로 투입된 경찰들이 트리니티에게 당한 후였습니다. 영화는 극적인 효과를 높이기 위하여 시간의 순서를 무시하고 이 두 장면으로 교차 편집하여 보여준 것뿐이지요.

Q : 역시 많은 분들이 질문하신 부분입니다. 네오가 ‘고치’에서 깨어나서는 장면에서 기계족의 정찰 로봇(일명 ‘스퀴디’)은 왜 네오를 죽이지 않았을까요?

말틴 : 그럴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지요. 가끔 네오처럼 매트릭스에서 깨어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끔찍한 현실 세계를 자신의 눈으로 직접 보고 무시무시한 공포감에 휩싸이게 되지요. 매트릭스라는 근사한 가상 세계를 거부한 이들은 이제 기계족들에게는 더 이상 효용가치가 없는 존재들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네오처럼 매트릭스와의 연결을 강제로 해제당하고 하수관(정확히는 폐수관)을 통해 ‘몸을 액화시키는’ 기계로 보내지게 되지요. 이들은 평생 온 몸의 근육을 써보지 못했기 때문에 깨어나는 순간부터 몸이 액화되어 죽음을 당할 때까지 아무런 힘을 쓸 수가 없습니다. 따라서 스퀴디가 굳이 이들의 목을 자를 필요는 없었던 것이지요. 다만 네오의 경우는 이전 장면에서 먹은 빨간 약(위치 추척 프로그램)덕분에 모르피어스 일행에 의해 구조될 수 있었던 것이지요. 그런데 이런 것 혹시 생각해 보셨나요? 매트릭스에 연결되어 있는 인간들은 대부분 실제의 자기의 모습을 (평생동안) 보지도 못했습니다. 그럼 매트릭스 안에 투영되는 외모는 그들 자신의 모습이 아니라 기계가 임으로 만든 모습일까요? 매트릭스의 ‘이론’에 따르면 그렇지 않습니다. 매트릭스 속의 외모는 인간 자신의 실제 모습의 ‘잠재적’ 발현이기 때문에 실제의 외모와 완벽하게 일치한다는 것이지요. 헌데 많은 분들이 간과하신 재미있는 부분이 하나 있습니다. 잠에서 막 깨어난 현실세계의 네오의 귀에 처음부터 귀걸이용 구멍이 뚫려있다는 것은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요? :)

Q : 아마도 위의 질문과 관련된 부분인 듯 합니다. 영화의 첫 장면에서 트리니티와 사이퍼가 통화를 합니다. 그때 사이퍼는 ‘우리는 그를 죽일지도 몰라(We're gonna kill him)'이라고 말합니다. 이것은 무슨 뜻일까요?

말틴 : 그 해답은 후에 모르피어스의 설명을 통해 제시됩니다. 인간이 매트릭스에서 깨어나 처음 현실 세계를 접하는 충격이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큰 것이기 때문에 일정한 나이가 지난 사람은 이것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죽음에 이르기까지 합니다. 결국, 가능성이 있는 인간들을 매트릭스에서 해방시키는 일 자체가 인간 반란군들에게는 큰 모험인 셈이지요. 여기에 덧붙여, 이 대화에서 우리는 사이퍼가 네오가 ‘그 - 구원자’라는 것을 의심하고 있다는 것도 읽을 수 있지요. 네오가 정말 ‘그’라면 매트릭스에서 해방되었다고 해서 죽을 리는 없을테니까요.

Q : 다시 ‘하드 라인’과 관련된 질문입니다. 사이퍼가 스미스 요원과 만나 음모를 꾸미는 장면입니다. 당시 오퍼레이터가 없었던 것은 분명한데, 사이퍼는 어떻게 매트릭스 안으로 잠입했으며, 또한 어떻게 빠져 나왔을까요?

말틴 : 여기에 대한 해답은 그 바로 전 장면에 있습니다. 무언가 열심히 작업을 하고 있던 사이퍼의 등뒤로 네오가 다가와 말을 걸자 사이퍼는 깜짝 놀라며 자신의 앞에 있던 모니터를 황급히 꺼버립니다. 즉, 그때 그는 매트릭스 안에 들어가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었던 것이지요. 말하자면 ‘자동 의식 전송 시스템’을 가동시키고 있던 것이었지요. 이들에게 오퍼레이터가 있어야 하는 이유는, 그들이 필요로 하는 시기에 AI의 눈을 피해 하드 라인을 통해 그들을 현실 세계로 다시 불러오기 위해서입니다. 사이퍼의 경우는 스미스 요원과 만나기 위해 매트릭스 안으로 들어간 것이었기 때문에 AI의 감시망을 걱정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그는 하드 라인을 통해 일정 시간이 지나면 자신의 의식을 다시 현실 세계로 다운 로드 시킬 수 있도록 일종의 ‘타이밍’ 프로그램을 가동시켰던 것이지요.

Q : 영화 속 설정에 따르면 ‘자이온’은 지구의 중심부 가까운 곳에 위치하는 인간들의 도시입니다. 그런 곳에 과연 도시를 만들 수 있을까요?

말틴 : 이 설정은 어처구니없을 정도로 비과학적인 것이지요. 당연히 불가능합니다! 그들이 말하는 ‘지구 중심부 가까운 곳’이 어느 정도 깊이를 말하는 것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습니다만, 맨틀 가까운 부분은 아니라는 것은 확실하지요. 그렇다면 그곳은 엄청난 고열과 압력이 있는 부분인데 아무리 과학 기술이 발달했다고 하더라도 이런 곳에 인간의 도시를 건설한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 없이 불가능한 일입니다. 영화 속의 현실 세계는 지금부터 고작 200여년 후의 미래일 뿐입니다. 이 기간동안 지구의 내부가 냉각되어 버렸다는 것도 생각할 수 없지요. 워쇼스키 형제는 무슨 생각으로 이런 무모한 설정을 했을까요? 두 편의 매트릭스 후속편에는 ‘자이온’에 대한 보다 자세한 설명이 제공된다고 합니다. 과연 이 말도 안되는(!) 곳이 어떤 식으로 그려질 지 관심을 지켜보도록 하지요.

Q : 이 영화 속에 나온 총알들은 진짜 총알일까요? 슬로우 모션이나 클로즈 업 화면 때 유심히 보면 마치 진짜 총알처럼 보이던데요.

말틴 : 그렇지 않습니다. 영화 속에서는 실제 총알이 쓰이지 않았습니다. 예전에는 총이 발사될 때 총구에서 번쩍거리는 효과를 내기 위해 실제 공포탄이나 예광탄이 쓰이기도 했는데, 현재 헐리우드에서는 배우들의 안전을 위해 이런 실탄의 사용이 전면 금지되어 있습니다. 그 결정적 계기는 93년 <크로우>를 찍던 브랜던 리가 총기 사고로 사망한 사건이었지요. 하지만 이 영화에서 탄피가 쏟아지는 장면은 너무나 리얼하여 실제 총격장면을 방불케 할 정도입니다. 특히 탄피 떨어지는 소리는 정말 예술의 경지지요. 심지어 예전 제가 AV 시스템의 성능을 테스트할 때는 이 영화 DVD의 탄피 떨어지는 소리를 기준으로 기계들의 성능을 비교한 적이 있을 정도입니다.

Q : 이 영화 속의 ‘쿵푸’ 장면은 어떻게 보셨나요?

말틴 : 홍콩 영화 속의 현란한 쿵푸 액션은 예로부터 헐리우드의 동경의 대상이었습니다. 그간 많은 헐리우드 액션 영화에서 이러한 홍콩식 쿵푸 액션을 흉내내려는 시도가 있었습니다만, 대부분 실패로 끝나고 말았지요. 아무래도 ‘전통’이라는 것은 한 순간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닌가 봅니다. 뿐만 아니라 이상하게도 홍콩의 무술 스타들을 직접 캐스팅하여 만든 헐리우드 액션 영화들 속에서도 홍콩 영화에서 느껴지는 스피디한 박력은 찾아 볼 수가 없었습니다. 그나마 절대로 어색한 쿵푸 장면을 보여주어서는 안된다는 워쇼스키 형제의 쿵푸 액션에 대한 집착과 원화평 무술 감독의 비지땀으로 인해 이 영화의 쿵푸 장면은 이전의 엉성한 홍콩 영화 모방 헐리우드 액션 영화들의 그것과 비교하면 많이 자연스러워졌습니다. 배우들과 함께 근 4개월간 고생을 한 무술 감독 원화평에 대한 경의의 표시인지, 네오가 쿵푸를 학습하는 장면에서는 원화평 감독이 낳은 초기 걸작 ‘취권’에서의 성룡의 동작이 모니터를 통해 비치기도 합니다. 그러나 4개월의 지옥 훈련(?)만으로 이소룡이나 성룡이 만들어 질 수는 없는 법이지요. (특히 홍콩 영화를 많이 접하는 우리나라 관객들이 보기에는 어떻게 하더라도 이 서양스타들의 홍콩 무술 장면은 어색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감독들은 홍콩영화가 절대 따라 올 수 없는 헐리우드의 화려한 편집 기술과 특수 촬영에 승부를 걸었습니다. 주인공들의 액션 장면에 불릿-타임을 결합하니 이전의 헐리우드나 홍콩 영화에서 모두 볼 수 없었던 기가 막힌 장면이 연출되어 관객들을 환호하게 만든 것이지요. 이 영화의 액션장면 및 구성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영화라고 한다면 여러분들은 어떤 영화를 떠올리시겠습니까? 홍콩영화들을 제외하고 이 영화의 액션 쇼트에 아주 큰 영향을 미친 영화가 한편 있습니다. 바로 <모탈 컴뱃>입니다. 무슨 말인지는 <모탈 컴뱃>의 액션 씬의 구성과 이 영화의 그것을 비교해 보신 분들은 바로 아실겁니다.

Q : 불릿-타임이 무엇입니까?

말틴 : 여기에 대해선 아마도 할 말이 많을 듯 합니다. 다음 글에서 자세히 다루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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