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3학년 올라가면서, 우열반이 남모르게 정해진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습니다.
뭐..보니 비슷한 레벨의 친구들.
그리고 15반까지의 반에서 뒤의 세반은 그렇게 몰려있었습니다.
그리고 담임, 김 X 수 선생님.
언어영역지도의 대가라고 하여 자기 스스로 언샘이라고 부르는,
이분이 처음들어왔을때 이랬습니다.
"이놈 색히들. 팔씨름 자신있는 사람 나와봐."
마침 다음교시에 당구장을 갈지 피씨방을 갈지에 대한 미묘한 고민에 머리아프던 나는 담임을 기선제압하겠다는 굳의 의지로 나갔으나,
시박, 팔잡았을때 느껴오던 그 은은한 떨림과 강인한 하박, 그리고 옷위로 불거진 삼두.. 뭔가 이상하다는걸 안순간
3.5초만에 제압당하고 나서 손목을 삐끗하고는 짜증나서 양호실에서 잤습니다.
근데 이사람이 내 인생의 태클이 될줄은 상상도 안했던 것이었죠.
생긴것도 훤칠하고, 멋있는 분이셨는데 - 특히 빠따질이 일품이었습니다.
수업시간 째도 절대로 집에 전화 안하시는 젠틀맨이었고
대신, 다음날 아침에 빠따를 때렸습니다.
첫날은 두대.
그리고
그다음날은 네대.
그리고 그다음날이 여섯대가 아닌, 여덟대.
아니 2의 x승으로 때리실줄은 몰랐어열ㄷㄷㄷ
그러나 본인의 깡을 믿고, 버티다가 128대 맞던날.
솔직히, 말해서 아버님께 안맞아 본게 없이 수없이 맞고 살았던 저였지만.
64대를 풀스윙으로 빠따질 하시는 담임의 체력에 한번 놀랐고,
반기절 살태에서 업드려 있는 저에게 안일어나면 처음부터 다시 맞는다고 귓말 주시던 선생님의 친절함에 또한번 놀랐습니다.
맞다가 기절해 본건 처음이었습니다.
전기어댑터(전깃줄)로 맞아도 버텼던 내가 이깟 빠다에 쓰러지다니 -_-
때문에, 이제까지 학교에 출근이나마 하던 저의 삶에는 분기가 정해졌습니다.
학교를 나가느냐 아니면, 계속 맞고 사느냐.
나약한 저는, 아예 학교를 빠졌습니다.
....
그리고 집에 찾아오신 선생님과 부모님은 화려한 조우를 하셨더랬습니다.
"예 얘 담임선생되는 사람입니다."
"아 예 선생님, 얘가 뭐 사고쳤나요? 요즘에는 통 전화가 안와서 잘 하나보다 했는데.."
"렌은 요즘 잘 지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담임으로서 봤을때 공부는 맞지 않는것 같다는 생각에 한번 찾아왔습니다."
대안학교니..뭐니..
어머님 우시고 아버지 표정은 굳는걸 보고.
두가지 생각을 했습니다.
나 오늘 죽었구나.
그리고,
김X수 시발색히.
그날따라 아버지는 말이 없었습니다.
일찌감치 방에 들어가 맞을 시간을 기다리고 있다가, 어렴풋이 잠들었는데
새벽에 베란다에서 담배를 피면서 떨어지는 이슬같은걸 보았습니다.
집을 나갔습니다.
친구들을 한껏 모아서.
운동장에서 대놓고 술을 마셨습니다.
기분도 성기같고.
술도 잘넘어가고,
다음날 일어났을땐, 친구집이었고
듣자하니 술먹고 담임차를 박살을 냈다는 말에 심장이 덜컥 했습니다.
참.. 이러다가,, 구속되는거 아냐?
그리고, 이틀간 학교를 빠졌고, 당시 조낸 유행하던 TTL국민폰에는 담임의 전화는 오지 않았습니다.
더블어 부모님 전화도 오지 않았고.
나는 술과 더블어 이틀을 지내다가,
학교로 찾아갔습니다.
"내가 뭘 그렇게 잘못을 했길래, 공부를 하면 안될 놈이라는겁니까?"
"넌 구제불능이야."
그의 차 유리창값을 물어주지 않은 나를 보며 그는 사람좋은 미소를 보여주었고
나는 어이가 없었습니다.
"내가 대학가면 어쩔겁니까?"
솔직히,
왕년에는 공부좀 했습니다.
몇개월이나마 과고진학할정도로 장래가촉진되는 사내였는데,
이렇게 쓰레기 취급 받는게 싫었습니다.
"넌 안되."
"가면 어쩔겁니까?"
"못가면 넌 어쩔건데?"
"뭐 해주면 되겠습니까?"
"난 너한테 바라는게 없어 난 니 담임이 아냐."
"나도 당신 학생 아니거든?"
"맘대로 해봐라 안되는건 안되."
"내가 만약에, 4년제 가면 당신 뭐할거냐고?"
교무실에서 악다구니를 쓰는 나를 보고 빙글빙글 웃던 영수선생님.
사표를 쓰시겠답니다.
나는 학교를 한번이라도 빠지면, 자퇴를 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어려운 시도가 시작되었지요.
내가 낚인줄도 모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