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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이야기 #Prologue(완)

Ren。 |2007.06.13 16:11
조회 280 |추천 0

첫 모의고사 점수가 100이었습니다. 정확히 1/4.

 

100점맞았다고 어머니께 전화로 자랑했다는 이야기는 개그 이상으로 안들릴것 같아서 깊히 하지는 않겠습니다만, 2년 이상의 공백은 좀 크더군요. 학교진도고 뭐고. 이미 공부와는 담을 쌓고 살았던 저로써는 별수 없이 당연한 점수였었던 거죠.

 

일단 술부터 끊었습니다.

친구들에게 공부한다고 문자 보내니까, 미친새끼라는 답문만 왔어도 - 어쨋거나 주위에는 다 말해 두고 술자리는 가지 않으려고 노력했습니다.

 

실제로 술 중독자가 아니긴 하지만, 술자리 분위기를 좋아하는 저로써는 술을 안마시는게 꽤 커다란 데미지가 되더군요. 그대신 카페인과 타우린의 섭취량을 늘리기 시작했습니다.

 

때문에, 제 고3시절은 삼등분으로 압축이 되겠습니다.

타우린, 니코틴, 카페인.

 

오랜시간 경찰시험을 준비해 오신 아버지께 공부하는 방법좀 가르쳐 달라고 진지하게 무릅꿇고 여쭈었습니다.

 

"왜 공부냐."

"할라고 합니다."

"할수 있냐."

"안되도 할겁니다."

"해라 그럼."

 

 

....방법을 물어봤는데 하라고 답변주신 우리 아버님 사랑합니다. 네이버지식인보다 더 도움이 많이 되네요.

 

하긴 저말이 정답이기도 했습니다. 의지가 중요하다는 말, 아버지의 짧은 말에 다 담겨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잠을 줄이기 시작했습니다. 3월까지는 머리에 안들어와도 책상머리에 앉아있는 습관을 들였습니다. 한시간 공부하면 꼭 담배 한대 피거나, 박카스 마시거나, 커피한잔은 꼭 마셨습니다.

 

...덕분에 몸이 이꼬라지군하.

 

그리고 나서, 구체적으로 계획을 생각했습니다.

숫자에 워낙 약한 저로써는 어쩔수 없이 하나를 포기한다면 수학을 포기하기로 마음먹었고,

어렸을적부터 책은 워낙 읽어왔기때문에, 언어를 주공략 과목으로 삼았습니다. 베이스로는 영어를 깔았고 사탐과탐은 그냥 외우기로 생각 했습니다.

 

공부방식은, 무조건 문제집 풀기.

 

하루에 한권푼다는 목표로 문제집을 풀기 시작했습니다.

근데, 말이 한권이지 처음에는 -_- 시바 이건 뭐 어떻게 하래는 건지.

 

한번 풀고나니 틀린게 2/3쯤 되더군요. 틀린것만 다시 풉니다.

또 틀린게 나옵니다. 새대가리 인가봅니다.

또풉니다. 안나올때까지 틀린것 계속 풉니다.

 

한 열댓번 반복하면 틀린것 한번 주기로 돌아서 다 풉니다.

이지랄로 하다보니 5일에 한권정도 풉니다.

 

다섯권 풀고나니, 감이 잡히기 시작했습니다.

이번엔 고전시가와 비문학을 중점적으로 하기 시작했습니다.

 

어느덧, 언어 점수가 100점대 전후로 오르락 내리락 하기 시작했습니다.

듣기에서 실수가 없다면, 꽤나 안정적이게 나올것 같습니다.

비문학을 위주로 각종 교과서에 나오는 지문들을 다 외우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영어를 시작했습니다.

아는게 하이자네정도..

 

암담했습니다.

학원 영어샘이 너는 아는게 쥐뿔도 없으니 나만믿고 따라오랍니다.

따라갔습니다.

 

능률에서 나온 버케블러리라는 단어집에 나온걸 다 외우랍니다.

하루에 72단어씩 외었습니다.

다음달엔 144단어.

그다음날엔 216단어.

이런식으로1440단어를 다외웁니다.

한번 도는데 한달 반정도 걸립니다.

 

하다보니 미치겠습니다.

근데 계속 하랍니다.

 

계속 했습니다.-_-

한권 띄고나니까.

직독직해는 어느정도 되는것 같습니다.


다음으로, 듣기만 죽어라고 했습니다.
너는 아는게 쥐뿔도 없으니까 키워드만 들으랍니다.
그게 내맘대로 되냐고 따졌습니다.
닥치고 들으랍니다.

들었습니다.
들어도 모르겠습니다.
그냥 닥치고 들었습니다.
듣다보니 조금 알것도 같았습니다.

유형별로 문제를 보여주고 이런 유형에선 이런 지시어나 단어들이 키워드라고 알려줍니다.
외웠습니다.

....새대가리인가봅니다.

 

 

수학은 아예 포기했습니다.

사탐/과탐은 죽어라고 외웠습니다.

 

 

안될것 같았는데, 언어가 110을 돌파했습니다.

영어는 40~50에서 머물다가, 어느순간 60으로 차고 올랐습니다.

사탐/과탐은 항상 잘 나왔고

수학은 GG때렸습니다.

 

 


그리고 그래 겨울 마지막 모의고사에서 360이 나왔습니다. 수학이 시발 40입니다.
성대정도 무난히 합격한답니다. 모의고사 평가표로는.


그리고 수능.

교복입고 화장실에서 조낸 담배피면서, 매시간 박카스를 마시며 시험을 쳤습니다.
그런데, 나처럼 공부한다고 깝치던 친구놈이 x경열이라고 하나 있었는데.

이놈이 같은 교실에 앉아있다가 웃는얼굴로 이야기 겁니다.

"야 ㅋㅋ 야 니 앞에 두번째 앉은 새끼 봐써?"
"어? 어.. 몰라. 머리긴애?"
"어 재수생같은놈."
"나 그새끼꺼 언어 거의 배껴써.ㅋㅋ"
"그래?ㅋㅋㅋ"

근데, 그 재수생 필나는 분.
수학3분만에 업드려서 주무십니다.ㅋㅋㅋ

그놈 언어 65점 나오고 지 점수보다 낮다고 칭얼 대더군요.
자업자득.


하여간 수능을 쳤는데, 개운하진 않았고.
집에서 조용히 잤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뉴스에선 난이도 개판이라고 난리가 났습니다.
맞춰보니 언어는 한개 틀리고.
수학은..26..
사탐 과탐 외국어..그럭저럭..

 

재수할 생각으로, 과천에 있는 모 대성기숙학원에 들어갔습니다.
공부를 해보니 재미있더군요.


그주 토요일,
담임찾아갔습니다.

머, 돈이 별로 없어서 델몬트 기프트셋 하나 사서
집으로 무작정 쳐들어 갔습니다.

애들만 있습니다.
"얘들아 아버님 계시니?"
"아빠 똥싸."
"어 그래 -_-"

화장실에서 나오시는 선생님 봤는데.
아뭐.

눈물이 울컥 났습니다.
그냥, 암말도 못하고 선생님 손 붙잡고 조낸 울었습니다.
계속 가지고 계셨다는 사표  그자리에서 찢어서 먹어버리고.
모 하여간 암말도 못하고, 참 그래 울었습니다.

미운놈 떡하나 더준다고 밥사주신답니다.
사양하는척 얻어먹었습니다. 아구찜 정말 맛있었습니다.

 

그리고 나서,
기숙학원에 들어갔습니다.
가본분 있는지 모르겠는데.

정말 딴짓은 아무것도 못할 환경이 멋지게 조성되어있습니다.
....걍 조낸 공부만 하고 있었습니다.


10일쯤 지난날,

한창 열심히 낙서를 하고 있는데, 누가 들어와서 날 부릅니다.

"163번"

"예 163번."

"추가 합격 붙었단다. 나와라."

"네?"

 

자리에서 일어섰는데,
사방에서 박수를 칩니다.
영문도 모르면서 기립박수를 받으면서 나왔습니다.

음.

나중에 안사실이지만.
이곳에 있는 대부분은 서울대나, 혹은 과학쪽 상위 학교를 들어가기 위해 공부하는 사람이 대부분인데
뭐 거의 추가 합격은 안나는 것이 대부분이랍니다.
그래서 누가 추가 합격 났다고 하면 다들 재수 삼수하시는 분들 진심으로 축하해 준다고 그러더군요.

 


근데..대체 내가 어딜 원서를 넣었대는거야 O<-<


담임이 어머님과 상의해서 언어특기자 전형에 넣었다는 걸 뒤늦게 알았고,
어쩌고 저쩌다 보니, 논술에 붙고 , 면접을 봤는데 면접교수와 싸워서 안붙을 줄 알았는데 붙었습니다.


때문에 생전 팔자에도 없는 대학이라는 곳에도 와보게 되었구요.
서울에서 대학을 다닌다는게 설레고,
게다가 - 고등학교때 SKY들어간 애들은 정말 뭔가 있어보이고 그래서 기대를 많이 했습니다.


근데,

세상사는거 별거 없습니다.
다른곳과 똑같이 깝치는 애들 조금있고
괜찮을 애들 조금있고, 다 생판 남.
지성인이고 뭐고, 똑같은 사람들.

 

약간의 실망과 더블어, 사람에 대해 실망하고.
다 비슷하다는걸 안뒤로,

음악활동하는 동아리를 제외하고 학교사람들과의 관계에 흥미를 잃었습니다.


자연히, 아는 친구들이 적으니 학점이 잘나옵니다.
술도 잘 안마시고, 그러다가 군대에 갔습니다.

 

생각해보니 대학생활도 찐따였군요.

 

하여간, 꽤나 간추린 프롤로그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별재미도 없고 시작데기 없는 댓글 길게 봐주셔셔 감사합니다.

 

 

본편에서는 별난 알바를 하는 렌이 겪었던 일들에대해서  써보겠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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