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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만 먹었다고 어른 아닙니다...

불끈이 |2003.05.26 12:02
조회 1,383 |추천 0

여기 올라온 글을 모두 읽어 보지 않고 이런 글을 올린다는게 좀 신중하지 않은거

같긴 하지만.  동거가 좋네 나쁘네 하는 얘기를 하기 전에 동거란 것이 남의 나라

하는거, 거죽만 보고 따라 하면서 사회가 개방이 됬네, 시대가 달라졌네 어쩌네

하면서 어줍잖게 합리화 시킬 일이 아니라고 생각이 들어 몇마디 하고자 합니다.

 

저는 단순히 친구 이상이 아닌 동거의 상대는 그 상대가 남자가 되든 여자가

되든 별 상관 없다고 생각 합니다.  물론,  이때는 남녀 모두 이성적 판단과 행동을

할 수 있다는 좀 어려운 전제가 있고, 사람들이 색안경 쓰고 보는걸 감수 해 내야

하는 어려움이 있지만.   어쨌든, 저는 결혼할 상황이 안되서 어쩔 수 없이 동거를

시작하는 커플들을 보면 한편으로는 안스럽지만,   그냥 맘 맞아, 같이 살고 싶어

무작정 집 나와 "자유스럽게" 같이 사는걸 보면 참 하고싶은 말이 많아집니다.

 

제가 20대 초반에는 외국 사람들이 동거 하는거 보면서 얘네들은 참 겁도 없고

책임감도 없나 하는 고리타분한 생각을 한 적이 있었읍니다만,   나이가 들고, 그네들

사는걸 들여다 보니,  어쩌면 동거란게 그사람들에겐 어쩔 수 없는 살기위한 생존

수단이고,  한국에 일부 몰지각하고 무책임한 사람들의 합리화수단이 되기엔 너무

억울하단 생각이 들었읍니다.

 

아시는 분들은 잘 아실겁니다.  뉴욕같은 대도시를 제외 하면 대부분의 서양 사회라는게

무척 지루하고, 의외로 굉장히 가족 중심이란것을.   한국 처럼, 친구들끼이 몰려 다니면서

술마시고 떠드는 문화는 젊을때 잠깐이지 의외로 찾아보기 힘들다는걸.  친구집에 초대를

받아 가도 당연히 부부가 같이 오거나 커플이 같이 초대 되는게 상식이고, 혼자 초대된

사람이 있으면 그사람에게 맞는 상대를 한사람 더 초대 하는것이 초대하는 사람의 배려이고.

저녁은 당연히 가족과 함께 집에서 해야 하며, 주말은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야 하고.  

그러면서도 나이가 차면 당연히 부모로 부터 떨어져 나와 독립을 해야하고,  그렇게 독립한

젊은이들이 시간이 흐를수록 혼자 살아가는 것에 심하게 외로움을 느낀다는 것을.

 

저도,  일 때문에 외국에서 혼자 살면서, 내가 이러다 우울증 걸리거나 돌아 버리지 않을까

걱정이 되기도 했었고,  실제로,  5시면 모든 사람들이 모두 집으로 돌아가 시내 한 복판

대로에 누워 있어도 차 한대 안 지나가는 적막이 흐르는 도시에서,   아무도 없이 혼자

기나긴 저녁 또는 연휴를 집에서 홀로 보내야 한다는 현실이 어쩌면 정신병자와 우울증

환자가 많을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나이들어 당연히 부모로 부터 독립한 젊은이들은 맘이 맞는 같이 살 상대를 찾아 동거를

하면서 결혼도 계획을 하고, 때로는 다른 상대를 찾아 떠나기도 하고.   어찌보면 그들에

동거는 건강하게 사회에 살아남기 위한 생존 방식으로 자연 발생적으로 생긴것이지,  

사회가 개방적이라, 또는 책임감이 없어서 아무나 만나 살다가 헤어지는것이 아니란 겁니다.

 

한가지만 보고 전부를 판단 할 수는 없지만, 제가 본 서양인들의 동거는 그냥, 서로

눈 맞아서,  부모 반대를 무릅쓰고, 친구들 다 끊어 지면서 사랑 하나로 방얻고,

사고 치고, 후회하고, 헤어지고,  그런것이 아니란 말을 하고 싶습니다. 

 

여기 동거를 꿈꾸는,  혹은 동거를 하고 계신 분들.  나이만 먹었다고 어른, 아닌거

아시지요.   자신이 그만큼 성숙한지, 자신을 삶을 그만큼 책임 지 실 수 있는지 먼저

생각 해 보시기 바랍니다.   용기가 없으면 혼자 살지 못하지만,  그보다 더 큰 용기가

없으면 동거는 불가능 합니다.  여기 난 아냐라고 하는 분들 많겠지만,  너무 많은

젊은이 들이 동거를 쉽게 생각하고 결정 하는것 같습니다.

 

혹시 이 글이 노여우신 젊은이들도 있으리라 봅니다.    인생 좀더 산 선배의 충고라고

생각 하시고,  제발 신중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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