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이라는걸 처음 마셔보았다.
하지만 도대체 이 독한거에 사람들은 왜 그렇게도 열광하는지 모르겠다.
소주 양주 맥주....모두다 독하기는 마찬가지다...
눈하나 깜짝하지 않고 빈소주잔을 털어버리는 미선이가 신기하기까지 했다.
나는 그 한잔에도 온몸이 파르를 떨리고 심장 박동수가 빨라지고 있는데...
" 야...한수현~ 넌 그만 마셔...취했다..."
그런 나를 말리며 술잔을 뺏는 수한이다.
" 아니야...더 마실꺼야...마실수 있어...너희들은 다 잘 마시는데...뭘..."
" 얌마...넌 처음이잖아~ 그만 마셔..."
" 괜찮아...괜찮아...마실꺼야..."
" 지후야 좀 말려봐~ 애...꼴에 또 술주정까지 한다..."
그제서야 내가 들고 있는 술잔을 뺏더니 대신 자신의 입으로 가져가버리는 녀석이다.
아무렇지 않게 술을 다 밀어넣고 한쪽눈을 찡그리더니 다시 웃는 녀석이다.
" 누나...힘들면 그만 마셔...얼굴 많이 빨개졌어..."
" 아니야...괜찮아...나...우욱...."
어쩔수 없다는듯 고개를 저으며 나를 일으켜 세우는 수한이를 지후는 말없이 눈짓을 하더니 내 팔을 잡고 화장실로 나를 부축했다.
그리고는 내 등을 토닥거리며 오바이트를 유도하고 있었다.
그렇게 한참을 등을 토닥거리자 무언가 위에서 올라오는듯 했지만 쓴물만 올라올 뿐이었다.
그러고 보니까...오늘 먹은게 술 말고는 별로 없는듯...그렇구나 내가 오늘 뭘 먹지를 못했구나..
그건 나보다 녀석이 먼저 눈치챈 모양이다.
" 좀 먹고 다니지...이럴줄 알았어...한수현 돌아봐봐...."
녀석은 찬물에 수건을 담궈서 적당히 물기를 빼고는 내 얼굴을 조목조목 닦아주었다..
" 내가...할께....세수하면 되는데..."
" 그냥 있어...내가 해줄께...눈이 참 이쁘다..."
" 응? "
" 우리...사귈까?? "
" 응? "
" 우리 사귀자! "
분명 사귀자고 그런다...하지만 난 지금 머리가 너무 어지럽다...나를 잡고 내 얼굴을 다 닦고 날 바라보는 녀석의 그윽한 시선이 시야에서 희미하게 비춰질때쯤 난 녀석의 품안으로 그대로 쓰러져 버린것 같다...너무나 편안한 녀석의 품....잠이 와서...나...너무 졸려서 잠깐만 니 품에 기대어 잘께...
녀석은 그대로 자신의 가슴안으로 들어와버리는 나를 안아주었다.
그렇게 한참을 잠이 들었던것 같다...내가 눈을 떴을때 녀석은 두손이 내 손을 잡고 잠들어 있었고
녀석이 깨지 않게 조심스럽게 밖으로 나왔을때는 미선이와 수한이는 그대로 뻗어서 잠들어 있었다.
도대체 둘이 얼마나 마신건지 여기저기 술병이 뒹굴어 있었다.
나는 동생에 이마를 조심스럽게 쓸어주었다. 듬직한 내 동생....이불을 끌어다 수한이와 미선이에게 덮어주고 조심스럽게 방안을 치우기 시작했다.
그리고 차가운 욕실에서 몸을 최대한 웅크리고 잠들어 있는 녀석에게로 갔다.
내겐 너무나 과분한 녀석이기에....보는것 조차...가슴이 벅찬다.
아무래도 여기에 더 있다가는 감기라도 걸릴듯 싶어...녀석에 어깨를 살며시 흔들었다.
" 안에서 자..."
눈쌀을 찌푸리며 눈을 뜨는 녀석은 날 보자 웃음을 보였다.
정말 눈부실만큼 녀석의 미소는 날 벅차게 한다.
" 니가 안아주라..."
" 응? "
" 그럼 안추울것 같아...안아줘! "
"................"
나는 아무말없이 그냥 두팔을 벌려 녀석을 안아주었다.
녀석의 말랐지만 근육으로 탄탄한 상의가 품안으로 들어왔다.
내 품으로 들어온 녀석은 너무나 여린듯하게 느껴졌다.
" 아....따뜻하다...너무...따듯해..."
" 니가....너 따뜻해..."
" 조금만 이러고 있자..."
그렇게 몇분을 말없이 안고 있다가 고개를 들어 나를 보는 녀석을 나도 용기를 내어 바라보았다.
" 우와...대단한 발전이네...나를 똑바로 보고..."
" ............."
" 근데...심장 뛰는 소리가 너무 크게 들린다..."
장난스럽게 내 왼쪽 가슴에 귀를 대고 심장소리를 듣는 녀석이다.
" 그만해...."
" 난 기분 좋은데...내것도 들어봐..."
녀석은 내 손을 자신의 가슴에 올려놓고 눈을 감는다....
눈을 감은 녀석의 얼굴이 바로 눈앞에서 날 유혹하고 있었다.
나처럼 빠르게 뛰고 있는 녀석이 심장이 내 앞에서 나를 부르고 있는것 같았다.
내 손위에 녀석의 따뜻한 손이 감싸쥐고 있었고 난 그만 녀석에 입술에 내 입술을 자석에 이끌리듯 자연스럽게 포개고 말았다.
내가 먼저...아마 녀석도 조금은 놀랐는지...내 손을 잡고 있는 손에 힘이 들어갔다.
왠일인지 부끄럽지 않았다...아니...나도 모르게... 오히려 내가 더 적극적이었던것 같다.
내 입술이 열리고 조심스럽게 밀려오는 녀석을 나는 부드럽게 받아들였다.
키스라는거....마음이 깊어질수록 더...깊어지는거구나...부끄러운게 아니구나...
" 오늘은 내가 기절할것 같은데...."
장난스럽게 웃으며 내 이마에 입을 맞추고는 나를 안아주는 녀석을 정말 좋아해도 괜찮을런지...
" 우리...사귀자! 나...너 많이 좋아해...한수현...나한테 소중한 사람이 되어줘! "
난....말없이 고개만 끄덕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