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죽림칠현'의 의미는 무엇인가?
단순히 속세를 등지고 유유자적하며 풍류를 일삼는 자들에 대한 의미부여인가?
이러한 암묵적 정의에 또 다른 의구와 새로운 발견을 하게끔 하는 책이 바로 "죽림칠현: 빼어난 속물들"이다. 역자가 옮긴이 서문에서 언급했듯이, 이책은 1,700여 년 전 죽림칠현의 행적과 글을 통해 그들이 난세를 해쳐 가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특히 위, 촉, 오 시기 정치적 혼란 상황에서 죽림칠현이 그 시대를 어떻게 풍미했는지에 대해 저자는 역사적 접근을 통해 이해하고자 한다. 다량의 글문과 몇 개의 그림의 인용은 책의 이해를 좀더 사실감 있게 받아들이는 데에 도움을 준다.
조검민. 짜오지엔민의 글을 읽은 후 느낀 감상은 2003년도의 출판된 도나미 마모루의 "풍도의 길"과의 비교가 용이하다는 점일 것이다. 풍도는 당 말기에 태어나 살았던 인물로서 오대십국의 파란한 시국에 꾸준한 활동을 했는데 그는 격정의 시대 속에서 정치에 적극적으로 가담함으로써 민중을 이해하고자 했다는 명분을 갖는다. 이와는 반대로 '죽림칠현'은 자신의 올곧은 사상과 다짐들을 그들의 세계 속에서 투영시키는 것에 게을리 하지 않는 모습으로 줄곧 등장하는데, 특히 "죽림칠현: 빼어난 속물들"에선 그들이 세상과 함께 가지 못함을 사마씨 정권과의 대응을 통해 더욱 극적으로 서술된다. 하지만 이 책은 하나의 감춰진 의미 읽어내기에 그 묘미가 있다.
'그러나, 죽림칠현은 은둔하지 않았다. 아니 그들은 은둔하지 않기 위해 은둔했다.'
"명성을 얻은 후 은자의 삶은 거의 예외 없이 다음과 같은 궤적을 따라가게 된다. 한차례 벼슬을 하고나면 조정에서 정치관계가 한층 더 깊어지고, 한차례 은둔을 하고 나면 명성이 더욱 커진다." 이 글은 짜오지엔민의 글의 일부로서 "죽림칠현: 빼어난 속물들"을 이해하는 주요 골자일 것이다. 과연 그들이 진짜 죽림에 간 까닭은 무엇인가? 저자는 자신의 물음에 힘차게 뛰어들어간다.
당신은 드러난 세계(현세)에 자신의 몸을 던져 바꾸길 노력할 것인가, 아니면 아직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곧 드러나게 될 세계를 위해 자신의 입장과 마음을 닦을 것인가? 매번 눈뜨면 마주하게 되는 우리가 직면한 세상에 대한 자기 물음과 여운을 갖게 하는 책으로서 당신이 앞서 질문의 전,후자에 상황에서 고민하게 된다면 한번은 꼭 접해봐야 할 책임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