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언제나 네이트 톡을 봐오기만 했지만 글쓰는건 처음인 20세의 학생입니다.
오늘 아침 건대입구로 가는 3220 버스에서 생겼던 일입니다.
저는 새벽에 교회를 갔다가 집에 가기위해 답십리에서 3220 번 버스를 타고
부모님과 함께 집에 가고있었습니다
거의 반은 졸면서 몇시간 뒤에 나갈 아르바이트 생각하며
썩 좋지않은 마음상태로 궁시렁궁시렁 대며 버스를 타고가고 있었는데
화양리를 지나 건대입구역 정거장에 도착할때즈음
한 할머니가 건대입구역 정거장에서 내리려고 하시는데
중학생으로 보이는 학생들 세명이 내리시는 할머니를 제지하면서 (?)
(저도 반쯤 졸다가 일어난 상황이라 제 눈에는 이렇게 보였습니다)
이 역이 아니고 다음 역에서 내려야 건대입구역에 갈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그 다음역은 분명히 건대입구역으로 갈 수 있는 정거장에서
한참 벗어난 곳이거든요
하지만 이미 버스는 다음 역으로 출발했고
버스는 건대입구 사거리에서 신호를 기다리며 멈춰있었고
그제서야 그 학생들은 자신들이 할머니에게 잘못 알려드린 걸 알았나봅니다.
할머니는 기사님께 제발 내려달라고 사정을 하시고
기사님은 왜 그러니까 학생들 잘 알지도 못하는애들한테 길을 물어봤냐고
기사님은 기사님대로 속상하신지 약간 화를 내시더라고요
그런데 건대 사거리, 거기 굉장히 복잡한곳이거든요
그냥 내려줄만한 길이 아니라서 기사님은 여기 위험하다고 안되신다고
그렇게 계속 할머니와 기사님의 말이 이어졌습니다.
그런데 그 학생들은 이 다음역이 맞다고. 여기서 직진해서 신호등을 건너셔도
건대입구로 갈 수 있다고 그렇게 우기는거 아닙니까 -_-
(그 학생들, 나중에 같이 내릴때 보니까 건대입구 롯데시네마에
영화보러 가던 거 같던데 지리를 그렇게 몰랐던걸까요 -_-;)
버스는 좌회전을 해서 건대역과 점점 멀어졌습니다.
기사님은 할머니 저쪽 신호등 건너셔서 반대편에서 버스 타고 가시면 된다고
하셨지만 할머니는 돈이 없어서 그렇게 못하신다고
그리고 다음 정거장에 도착할때쯤에 하도 답답한 저는
엄마에게 돈 천원만 달라고 하려고 엄마를 쳐다보려고 하는데
엄마도 답답하셨는지 저한테 저 할머니 데려다드리라고 말을 하더라고요
그래서 냉큼 돈을 받아서 할머니 모시고 신호등 건너서
건대역까지 모셔다드렸습니다.
버스 타고 가시면 편하고 빠르시다고 계속 얘기를 들었는데
아까 일때문에 불안하셨는지 한사코 버스는 안타겠다고
딱 보기에도 연세도 많으시고 몸도 불편하신 거 같았는데
건대까지 걸어가신다고 그러시더라고요
정말 돈이라도 있었으면 택시라도 태워드리는건데..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그래서 건대역에서 동대문 가신다고 하시면서 표 끊고 들어가시는데
갑자기 동대문쪽이 아니라 잠실쪽으로 가려고 하셔서 ;
할머니 할머니! 부르면서 안절부절 하고 있었는데
(건대역 참 시끄럽죠. 제 목소리따위는 안들립니다 -_ㅠ)
매표소 직원아저씨가 문 (그 직원들 왔다갔다 하시는 미는 철창같은a)
밀고 어서 갔다오라고 하시더라고요. 정말 감사했습니다
그래서 할머니 지하철 역 계단위까지 모셔다드리고
지하철 오는거 보고 태워서 보내드렸습니다.
어찌나 계속 고맙다고 하시는지, 그 소리에 눈물이 핑 돌더라고요
그런데 집에 오는길에 참 화가 나더라고요.
그 학생들 지리를 잘 알지를 못하면 본인들이 버스 운전기사님께
한번 물어보던가, 아니면 할머니가 물어보게 놔두지
왜 내리시려는 할머니를 제제를 합니까?
그리고 그 다음 정거장에 도착할때까지 그 학생들
단 한마디도 할머니께 '할머니 죄송합니다' 이 한마디 안하더군요.
아 정말 답답해서.. 한마디 소리라도 질러주고 싶었으나
할머니 모셔다드리는게 더 시급한 거 같아서
그 학생들 저랑 할머니 힐긋힐긋 쳐다보면서 가는거
무시하고 그냥 갔습니다.
나이가 어려서 그런건가요? 왜 그리들 막말로 개념이 없는지
몸이 편한 사람이면 한 정거장따위는 별 일 아니겠지만
연세가 있으시고 몸이 불편하신 할머니께는 한 정거장이 얼마나 길겠습니까
저랑 같이 걸으실때도 숨이 차신지 더듬더듬 말하시면서
계속 학생 이제 집에가- 집에가- 이러시는데.. 아 정말 눈물납디다.
제발 그 학생들은 이 글 보고 반성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할머니, 어디사시는 누구신지도 모르지만 부디 건강하세요.
건대입구역에서 문 열어주신 매표소 직원분도 너무 감사합니다.